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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메르세데스-벤츠 ML 300 CDI 그랜드에디션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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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0-12-29 00:03:33

본문

메르세데스-벤츠의 ML 300 CDI는 승용차 같은 편안함과 탁월한 고속 안정성이 최대 장점이다. 장거리를 편하게 다닐 수 있고 때에 따라서는 오프로드 주행에도 대응할 수 있는 성격이 바로 ML이다. 가속력이 특별하진 않지만 벤츠의 혈통답게 꾸준히 속도를 끌어올린다. 방음 정도도 좋은 편이고 넉넉한 실내 공간까지 갖췄다. 화질이 떨어지는 내비게이션과 부족한 편의 장비는 흠이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메르세데스-벤츠의 SUV는 ML로 시작했다. 이전에도 G 바겐이 있긴 했지만 대중적인 성격의 SUV는 ML이 처음이다. 메르세데스는 ML을 시작으로 GL 클래스와 사이즈가 작은 GLK까지 내놓고 있으며 앞으로는 엔트리급 SUV도 나올 예정이다.

1997년에 데뷔한 ML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로서는 첫 번째 SUV이다. 라인업 확대로 전체 볼륨을 늘리겠다는 계획의 일환이며 수요가 많은 미국을 겨냥한 것도 특징이다. 생산도 미국에서 한다. ML은 1세대가 전 세계적으로 65만 대 가까이 팔려나가는 성공을 거두었지만 미국에서 생산되는 ML은 품질 문제가 곧잘 불거져 나왔던 아픈 과거도 있다.

2006년 데뷔한 2세대 ML은 구형의 컨셉트를 따르고 있지만 안팎으로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내용 면에서는 요즘 추세대로 프레임 대신 모노코크 섀시를 채용한 것이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이고, 파워트레인과 안전 장비도 완전히 일신됐다.

ML은 SUV의 판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시기에 나온 모델이다. ML 이후 프리미엄 브랜드의 SUV들도 다수가 출시돼 전체 볼륨이 커졌다는 의미도 있다. 지금은 거의 모든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라인업에 SUV를 포진시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SUV의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든다는 소리가 많지만 여전히 꾸준한 수요는 있다는 뜻이다.

ML은 2세대가 나오면서 벤츠의 미국 내 SUV 판매를 견인했고 지금도 꾸준한 판매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X5에는 다소 뒤처지고 있는 형편이다. 올해 누적 판매를 보면 X5에 비해 6천대 가량 적다. 주된 이유는 모델 업데이트가 늦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X5의 경우 풀 모델 체인지 이외에도 지속적으로 파워트레인을 업그레이드하고 있지만 ML은 그렇지 못하다.

ML은 3리터 디젤이 주력이다. ML에 올라가는 3리터 디젤은 두 가지 버전이 있는데 국내에는 190마력으로 디튠된 모델이 출시된다. 이번에 공개된 모델 역시 190마력 버전으로 그랜드 에디션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됐다. 공식 차명은 ‘ML 300 CDI 4매틱 블루이피션시 그랜드 에디션’이라는 긴 이름이다. 벤츠는 블루이피션시가 나오면서 이런 식으로 종종 차명이 길어지는 경우를 볼 수 있다.

EXTERIOR & INTERIOR

2세대 ML은 섀시가 모노코크로 바뀌면서 디자인도 달라졌다. 구형이 둥글둥글 했다면 2세대는 비교적 각을 살린 모습이다. 그랜드 에디션의 경우 AMG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장식적인 요소가 많아졌다고 볼 수 있다. LED 주간등이 추가된 것도 포인트이다.

뉴 ML의 전장×전폭×전고는 각각 4,780×1,911×1,815mm로, 구형에 비해 길이와 폭이 150mm, 71mm 늘어났다. 반면 전고는 5mm 낮아져 시각적으로도 한층 안정적이다. 뒤에서 바라볼 경우 낮게 주저앉은 범퍼의 모습이 SUV가 아닌 왜건 같은 느낌도 풍긴다. 전장을 늘리면서 휠베이스(2,915mm)도 95mm 확장했다. SUV로서는 짧은 프런트 오버행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타이어는 255/50R/19 사이즈의 콘티넨탈 크로스 콘택트가 달린다. SUV용 타이어로서는 스포티한 트레드 패턴을 갖고 있다. 벤츠는 비교적 휠을 작게 쓰는 브랜드지만 ML 그랜드 에디션에는 19인치를 채용하고 있다.

실내는 이전과 동일하다. 승용 감각이 물씬한 실내는 대단히 편안하고 안정적인 기분을 느끼게 하는 게 벤츠 세단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벤츠의 중형급 SUV과 가격을 생각한다면 실내 소재가 고급스럽다고는 할 수 없다.

정리가 잘 된 센터페시아는 사용하기 편한 디자인이며 기능을 파악하기도 쉽다. 실내의 흠이라면 내비게이션이다. 일단 내비게이션의 화질이 떨어지고 터치스크린이 아닌 리모컨으로 조작해야 한다. 리모컨 조작은 터치스크린보다 불편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아직도 후방 카메라에 가이드라인이 없다. 현행 초기 모델에도 없었는데 그동안 개선되지 않은 게 아쉽다. 2007년에 탔던 280 CDI에는 댐핑 조절이 있었는데 어느새 그것도 사라졌다.

그랜드 에디션에는 AMG 스포츠 스티어링 휠이 달린다. 이 스티어링 휠은 그립이 좋고 돌릴 때 손에 잘 감긴다. 기어 레버는 칼럼식으로 수동 조작은 스티어링 컬럼에 달린 시프트 패들로만 할 수 있다.

천연 가죽 시트는 착좌감이 상당히 좋고 몸도 잘 지지해 준다. 시트 포지션은 꽤 높게 느껴진다. 동급의 SUV에 비해 시트 포지션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시트 조작 버튼이 도어 트림이 아닌 시트 측면에 붙은 게 특징이다.

2열 공간은 충분하다. 가족용 자동차로서의 기능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공간이다. 2열에는 별도의 공조 장치와 열선 기능이 마련된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551리터 2열 시트를 폴딩하면 2050리터로 늘어난다.

POWERTRAIN & IMPRESSION

ML 300 CDI의 3리터 디젤은 벤츠 승용에 쓰이는 유닛과 동일하다. 2,987cc의 배기량을 비롯한 기본적인 하드웨어는 같지만 터빈의 사이즈를 줄여 출력을 190마력으로 낮췄다. 출력이 낮아지면서 최대 토크의 수치는 44.9kg.m으로 감소했지만 발생 시점은 1,400 rpm으로 낮아진 게 장점이다. 변속기는 7G-트로닉이 기본이다.

아이들링 시 엔진의 정숙성이나 진동의 억제 능력 자체는 상당히 좋다. 이런 장점 때문에 승용차 같은 느낌이 더욱 강조된다. 반면 배기 쪽에서 들려오는 ‘둥둥둥’ 소리는 다소 크게 들려 정차 시에는 신경이 쓰인다. 그리고 달릴 때는 스티어링 휠의 버튼으로 통해서도 진동이 전해진다. 아마 시승차의 상태가 좋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순발력은 평범하다. 0→100km/h 가속 시간이 9.8초니 빠른 순발력보다는 진득한 가속이 어울린다고 봐야겠다. 대신 벤츠답게 꾸준함은 있다. 초반의 느낌을 봐서는 곧 가속이 사그라들 거 같은데 그래도 꾸준하게 200km/h까지 속도가 올라간다. 물론 좀 긴 직선이 필요하긴 하다.

1~4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37, 61, 86, 124km/h로 저단의 기어비가 촘촘하게 배치돼 있다. 171km/h에서 6단으로 넘어가면 가속이 주춤해지긴 하지만 꾸준히 200km/h까지 속도가 올라간다. 이때의 회전수는 4천 rpm 내외로 제원상 최고 속도를 생각하면 7단은 항속용 기어라고 할 수 있다.

고속 주행에서는 역시 벤츠라는 말이 나온다. 출렁대면서도 완만한 코너를 최고에 가까운 속도로 잘도 돌아간다. 특별히 느끼는 심리적인 불안함이 없다. 다른 SUV로 같은 코스를 비슷한 속도로 달리면 이런 안정감이 안 나온다. 벤츠의 고속에서의 승차감과 안정감은 확실히 탁월하다. 그리고 운전하면서 편하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것도 장점이다.

다른 벤츠 승용차와 달리 7G-트로닉 변속기는 변속 충격이 없다. 저속 주행이나 정차 시 모드 변경에서도 충격이 최소화 돼 있다. ESP의 개입은 다른 벤츠보다 빠른 편이며 무거운 SUV니 이런 세팅이 맞기도 하다. 회전에 따른 특성은 거의 뉴트럴을 지향한다. ESP는 비교적 일찍 개입하지만 언더스티어를 효과적으로 제압해 코너 진입 이후의 동작에서도 빠른 몸놀림을 지원한다.

제동은 200km/h 부근에서 연달아 두 번을 했는데 두 번째에서는 약간의 페이드 현상이 나온다. 무거운 차체 중량을 생각하면 제동력도 나무랄데가 없다. 노즈 다이브가 크게 일어나긴 하지만 제동 시 좌우 밸런스도 훌륭하다.

ML 300 CDI는 운전이 정말 편하고 고속에서는 탁월한 안정성을 보인다. 특별히 빠르지는 않아도 운전자나 승객을 편안하게 해주는 능력은 확실하다. 반면 편의 장비 면에서는 다소의 아쉬움은 있다. 무겁긴 하지만 공인 연비도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새 파워트레인으로 업그레이드한다면 상품성은 더욱 좋아질 것이다.

주요제원 메르세데스 벤츠 ML 300 CDI 4매틱 블루이피션시 그랜드 에디션

크기
전장×전폭×전고 : 4780x1910x1815mm
휠베이스 : 2,915mm
트레드 앞/뒤 : 1,645/1,645mm
차량중량 : 2,185 kg
연료탱크 용량 : 95리터
트렁크용량 : 500~2,050리터

엔진
형식 : 2,987cc V6 DOHC 4 밸브
보어×스트로크 : 83.0×92.0 mm
압축비 : 17.7:1
최고출력 : 190마력/4,000rpm,
최대토크 : 44.9kg.m/1,400~2,800rpm
구동방식 : 4WD

트랜스미션
형식 : 7G-트로닉
기어비 : 4.377/2.859/1.921/1.368/1.000/0.820/0.728
최종감속비 : 3.45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더블 위시본/4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디스크(ABS)
스티어링 : 랙&피니언(파워)
타이어 앞/뒤 : 255/50R19

성능
0-100km/h 가속성능 : 9.8초
최고속도 : 205km/h
최소회전반경 : 5.8m
연비 : 9.3km/L
이산화탄소 배출량 : 290g/km

차량 가격
9,150만원(부가세 포함)

(작성일자 : 2010년 12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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