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데스크 | 폭스바겐 보라 2.0 시승기 |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2-07-12 15:34:37

본문

한국 수입차 시장에 또 다른 시험 모델
골프의 세단 버전 보라가 상륙했다. 흔히들 ‘베이비 파사트’라고 이야기하지만 그것은 프론트의 이미지로 인한 것인 것 같다. 차 이름 보라는 지중해 북쪽 이탈리아지역의 아드리아 연안에서 부는 상쾌한 바람에서 따 온 것이다. 파사트도 무역풍이라는 의미이고 골프와 폴로 역시 바람이다. 과연 소형 세단 보라가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도 상쾌한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까?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Exterior

골프의 세단 버전은 베이스인 골프가 뒤쪽에 숫자만 바꾼 것과는 달리 이름 자체가 바뀌어왔다. 초대 골프의 세단은 제타(Jetta)였고 골프2는 제타2, 골프3는 벤토라는 이름으로 바뀌더니 골프Ⅳ의 세단 버전에는 보라라는 이름이 붙었다. 북미시장에서는 지금도 제타라고 불린다.
이 골프를 비롯한 제타, 파사트 등의 미국시장에서의 성공은 그야말로 눈부신 것인데 처음 디트로이트쇼를 통해 선 보였을 때 많은 사람들은 반신반의했었다. 대형차 위주의 미국시장에서 대중차 브랜드인 폭스바겐은 그만큼 낯설었던 것이다. 하지만 알레르기적인 반응을 보였던 디젤 엔진 사양까지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고 거기에 파에톤이라는 럭셔리 브랜드를 만들어 미국시장을 공격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폭스바겐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그래서인지 보라의 외형이 달라 보인다. 더 단단해 보이고 더 짜임새 있어 보인다. 많은 해치백의 3박스 버전이 균형을 이루지 못한 것과는 달리 보라는 그 차체로 뛰어난 균형감각을 갖추고 있다. 다시 말해 골프에다가 트렁크만 갖다 붙였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는 얘기이다. 골프를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실내로 들어가도 눈치를 채지 못할 것 같다.
부드러운 테일 엔드 윤곽을 이루기 위해 두개의 강판 시트에 새로운 레이져 테크닉을 적용해 접합 시켜 트렁크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것은 얼굴 부분의 처리로 인해 더욱 차별화가 강조된다. 프론트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주변의 디자인은 골프의 3박스라는 이미지보다는 파사트의 동생이라는 분위기를 의도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초대 트윈 헤드램프에서 타원형의 헤드램프로 바뀌어 트레이드 마크가 되어버린 골프의 이미지는 찾아볼 수 없다. 각진 헤드램프는 단단한 분위기를 만드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 물론 뒤쪽으로 가면 통상적인 처리로 인해 보라만의 독창성이 없는 것은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독일 본국에는 3박스 외에 왜건 보디의 보라 바리안트가 있지만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것은 세단 뿐이다.

Interior&Space

실용성을 중시하는 폭스바겐의 차만들기가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필요한 것이 필요한 곳에 배치되어 있고 기능적으로 사용하기 쉬운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그 주변은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좋은 구성을 하고 있다. 그것이 나쁘지는 않지만 호화로웠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특히 시승차는 검정색 시트와 트림이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더 들었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베이직 시트의 구성이 경쾌하고 캐주얼 해 좋은 느낌을 받았었다. 그렇다고 부족한 장비가 생각나지는 않는다. 계기판 가운데에 있는 온보드 컴퓨터와 골프와는 달리 크롬몰딩 처리를 한 클러스터가 스포츠 감각을 살리고 있다. 도어 트림도 골프와는 달리 손잡이 부분에 작은 변화를 주었다.
프론트 시트의 구조는 풀 버킷 타입으로 상체를 완벽하게 잡아준다. 크지 않은 차체를 자유로이 움직일 때 운전자에게 안정감을 주는데 이 시트의 역할은 아주 크다는 것을 시승 중 실감할 수 있었다.
가죽 시트는 전체적인 인상이 스포츠 주행용에 가깝다.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딱딱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우리 개념으로 본다면 분명 하드한 쪽이다. 이런 형태의 시트를 좋아하는 필자의 취향에는 딱이다. 패키징도 뛰어나고 앞좌석 공간의 넓이, 운전 용이성 등도 높은 수준을 보여 준다. 전동식이 아니라 일일이 손으로 조정하는 운전석 시트도 마음에 든다. 조정범위도 커 어떤 사람도 자신의 몸에 맞출 수 있는 구조다. 윈드 실드와 사이드 윈도우 등의 경사도 지나치지 않아 키가 큰 사람이 운전해도 프론트 글래스나 리어 시트 뒷부분의 시야 장애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6:4 분할 접이식의 뒷좌석도 앞좌석과 마찬가지로 뛰어난 패키징을 보이며 충분한 공간을 만들어 내고 있다. 세 사람이 타로 충분한 공간이다. 하지만 워낙에 넓이에 익숙한 한국시장의 오너들에게는 좁다는 인상을 줄 것 같다.
그리고 골프의 3박스 버전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큰 455리터 용량의 트렁크는 압권이다. 리어 휠 설계와 서스펜션으로 인한 방해도 받지 않고 아주 깊고 넓은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Driving Feeling

보라의 엔진 라인업은 골프 CLi/GLi와 같은 2리터 직렬 4기통 SOHC 엔진을 탑재한 보라와 2.3리터 V5 SOHC를 탑재한 보라 V5, 그리고 2.8리터 V6SOHC를 탑재한 4WD인 보라 4모션이 라인업되어 있다.
보라의 엔진 중 V5는 170ps/6200rpm의 최고출력과 22.4kgm/3300rpm의 최대토크를 발생하는 2.3리터 V5SOHC로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이지만 국내에는 수입되지 않아 아쉽다. 트랜스미션도 레버를 전후로 시프트할 수 있는 티프트로닉 기능을 가진 5단 AT가 있지만 이번에 수입된 보라 2.0에는 4단 AT만이 조합된다. 이 티프 트로닉 5단 AT는 시프트 레버를 횡방향으로 이동시켜 시퀀셜 시프트용의 게이트로 이동해야 하는 구조다.
사실 보라의 상륙 소식을 접하고 내심 V형 5기통 엔진을 기대 했었다. 보기 드문 실린더 배열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물론 그 엔진도 샤프한 회전상승이라든가 강력함을 추구하는 마니아들이 추구하는 엔진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배기량 2.3리터의 엔진으로서 필요 충분한 파워는 갖추고 있다. 진동도 충분히 억제되어 쾌적성을 중시하는 세단의 엔진으로서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엔진이다.
고속도로 노면 이음매인 요철을 타고 넘을 때 히프에 전달되는 충격이 생각보다는 적다. 아마 한국시장의 특성에 맞추어 서스펜션의 댐핑 스트로크를 더 늘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말랑말랑한 한국적 승차감보다는 하드한 쪽으로 치우쳐 있다. 보디 강성감은 숙성된 골프에서 느꼈던 것 그대로다.
통상적인 주행영역인 100km/h 주변의 속도로 주행할 때의 고속안정성은 높다. 그 상태에서 스로틀을 더 열어도 안정성에는 변화가 없다. 다만 소음에 대해 큰 비중을 우리나라 운전자들에게는 거슬릴 수도 있을 것 같다.
골프의 테일에 트렁크룸을 붙이고 무난한 2리터 사양의 엔진에 4단 AT를 조합한 보라는 우리 수입차 시장의 특성상 당장에 두드러진 반응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눈에 띠는 아름다움보다는 시간을 두고 그 가치를 음미할 수 있는 차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선택할만한 가치가 있는 차다.
다시 말해 보라는 독특한 캐릭터로서 자동차 마니아들을 유혹하는 스타일링은 아니다. 그보다는 진지하고 실질적인 것을 찾는 이들을 위한 모델이라는 얘기다.
자동차 본래의 임무에 충실하고 장거리 주행을 자주 하거나 한 모델을 오랫동안 타려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좋은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제원
전장×전폭×전고=4375×1735×1445mm/휠 베이스=2515mm/차량중량=1350kg/구동방식=FF/ 엔진 형식=직렬 4기통 SOHC/배기량=2.0 / 1984/최고출력=115ps/5200rpm/최대토크=170Nm/2400rpm/압축비=10.5 : 1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Gallery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