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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폭스바겐 골프 1.6 TDI 블루모션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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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1-01-14 00:4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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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골프 1.6 TDI 블루모션은 전적으로 연비를 위한 패키징이다. 연비를 우선적으로 고려한 1.6 디젤부터 값비싼 7단 DSG, 에너지 세이버 타이어 등이 그렇다. 거기다 스톱-스타트 기능도 있다. 연비는 당연히 빼어나게 좋고 동력 성능도 기대 이상이다. 105마력 같지 않다. 대신 실내가 썰렁한 것은 감수해야 한다. 자동주차 시스템을 제외한다면 볼 게 없다. 이 차를 사려면 자동차의 기본적인 성능과 연비를 우선 가치로 둬야 한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폭스바겐 골프 1.6 TDI 블루모션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일단 엔진이다. 그동안 2리터 이하 수입차는 손으로 꼽았다. 그런데 이번에 볼륨이 큰 폭스바겐이 1.6리터 엔진 차를 국내에 도입했다. 그것도 주력인 골프라서 다른 메이커보다는 비중 있게 받아들여진다. 폭스바겐 골프 1.6 TDI 블루모션을 계기로 저배기량의 수입차도 늘어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실 1.6리터라는 배기량 자체가 중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1.6리터가 대세이고 기준이 되기도 한다. 전반적으로 주력 배기량이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유럽도 평균 배기량이 2리터보다는 1.6리터에 훨씬 가깝고 중국은 1.6리터 이하에 세금 감면 혜택을 줬다. 그동안 2리터가 가장 만만한 배기량이었다면 앞으로는 1.6리터가 될 것이다. 레벨이 완전히 다르긴 하지만 WRC와 F1도 1.6리터로 변한다. 그런데 이것도 제조사들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명목이다. 이른바 월드 엔진으로 불리기도 한다.

또 다른 하나는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7단 DSG다. 인제 듀얼 클러치 모델이 많아졌지만 국내에 건식 클러치 방식의 DCT가 출시되는 건 폭스바겐 골프 1.6 TDI 블루모션이 처음이다. 전 세계적으로 봐도 건식 DCT에 7단은 폭스바겐만 갖고 있다. 포드나 르노도 최근 들어 건식 DCT를 내놓고 있지만 6단이다. 따라서 폭스바겐 골프 1.6 TDI 블루모션은 차의 급이나 엔진 출력에 맞지 않게 비싼 변속기를 달고 있는 셈이다. 변속기만 보면 사치스럽다.

그동안 나온 DCT는 다 습식 클러치를 사용했다. 건식은 습식 클러치보다 효율이 높지만 대응 토크가 낮아서 큰 엔진에 달지 못한다. 건식 DCT는 상대적으로 마진이 좋은 큰 차, 큰 엔진에 달아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다. 현재로서는 대응 토크가 25.0kg.m 내외이다. 골프 1.6 TDI 블루모션의 최대 토크를 보면 된다. 대응 토크를 높이면 작동이 거칠어진다. 밑에 얘기하겠지만 시승차의 7단 DSG도 기존 6단 DSG보다 조금 거칠다. 그럼 골프처럼 작은 차에 달면 되는데, 그렇게 되면 마진이 줄어든다. 간단히 생각해 건식 DCT는 작은 차에 달아야 하는 게 맞지만 비싸서 못 단다. 건식의 장점은 클러치 자체의 효율도 높지만 변속기의 무게도 줄어드는데 있다. 사용되는 오일의 양이 대폭 감소한다. 7단 DSG도 무게가 24kg 가볍다.

그리고 스톱-스타트가 있다. 국산과 수입을 막론하고 스톱-스타트 장착 모델은 폭스바겐 골프가 두 번째이다. 첫 타자는 포르쉐 파나메라인데 그들만의 차니까 실질적으로는 골프가 스타트를 끊었다고 할 수 있다. 7단 DCT과 맞물린 스톱-스타트도 처음이다. 폭스바겐에 따르면 스톱-스타트 적용에 따른 연비 개선 효과는 6%이다.

차명 뒤에 붙는 생소한 블루모션은 폭스바겐의 고연비 버전이다. 대다수의 메이커들이 고성능 버전을 갖고 있는 것처럼 고연비 모델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유럽은 없는 메이커가 (거의)없는데 블루모션이 그 시작이었다. 친환경하면 블루가 떠오르게 된 계기 중 하나가 블루모션과 벤츠의 블루텍이다. 그래서 시승차도 센스 있게 블루로 뽑았다.

외관 설명은 ‘골프’니까 생략하기로 하고 특별히 할 말도 없다. 타이어가 다르긴 하다. 195/65R/15 사이즈의 미쉐린 에너지 세이버다. 타이어부터 연비를 위한 구성이다. 트레드 웨어가 400이나 된다. 구름 저항이 적어서 잘 안 닳을 거다. 접지력은 떨어지겠지만 연비엔 좋다.

실내는 썰렁하다. 편의성을 쏙 빼고 (좋게 말하면)기본기에 충실했다고나 할까. 이 구성에 자동 주차 시스템이 있는 게 어색할 정도다. 내비가 없으니 모니터도 없고 선루프도 없다. 2.0 TDI처럼 운전대에도 버튼이 전혀 없다. 스포크 하단에 있는 크롬 장식도 뺐는데 시프트 패들이 있을리 만무하다. 그나마 있던 크롬 장식마저 없으니 운전대가 좀 없어 보이긴 하다. 당연히 크루즈 컨트롤도 없다. USB도 없고 AUX 단자만 있다. 겉으로 티는 안 나지만 실내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 7단 DSG 기어 레버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실내 소재가 그렇게 싸보이지 않는 것이다.

시트는 당연히 직물이다. 밝은 색이어서 그런지 2.0 TDI보다는 질감이 떨어져 보인다. 일반적인 폭스바겐 시트보다는 약간은 쿠션이 있는 편이다. 작동은 모두 수동이고 등받이 각도는 다이얼로 조정한다. 다이얼 조절 방식은 좀 더 세밀하게 각도를 맞출 수 있지만 한 번에 확 젖히기는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파워트레인은 105마력의 1.6 디젤 엔진과 7단 DSG로 조합된다. 1.6리터 배기량에 105마력이면 평균 이하의 출력이다. 1.6리터 디젤이면 못해도 110마력은 넘어야 한다. 물론 출력이 다는 아니다. 골프 2.0 TDI도 140마력이 뻥마력이라고 느낄 만큼 잘 나간다.

단순 무식하게 생각해 기통당 배기량이 줄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조용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2.0 TDI보다 소리가 크다. 방음재를 줄인 것 같다. 아이들링에서 디젤 특유의 소음이 아주 잘 들린다. 주행 시에도 바닥에서 올라오는 소음이 큰 편이다. 거기다 진동도 있다.

진동은 정지했다 움직이는 초기 기동에서 나타나는데 새 차로서는 많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원래 진동이 많은건지 시승차 문제인지 잘 판단은 서질 않는다. 이래서 시승은 먼저 할수록 유리하다. 7단 DSG는 저속에서 작동 시 소음이 있고 이것만 본다면 꼭 고성능 듀얼 클러치 차 같다. 포르쉐에서 이러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골프라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동력 성능은 105마력에 거는 기대 이상이다. 가속 동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105마력 디젤에 이 정도면 훌륭하다. 저속에서는 아주 가뿐히 움직인다. 익숙한 2.0 TDI의 감각을 잊는다면 1.6 TDI로도 만족하면서 탈 수 있다. 골프 1.6 TDI 블루모션의 가속력에 가장 근접하다고 느끼는 차는 140마력의 아반떼이다. 190km/h까지 올라가는 속도도 얼추 비슷하다. 구성이 비슷한 308 MCP와는 차이가 있다. 0→100km/h 가속 시간도 대략 1초 정도의 차이를 보인다.

5단으로 165km/h까지는 답답하지 않게 잘 나간다. 그러다 6단으로 넘어가면 아무래도 배기량의 열세가 나타난다. 6단부터는 서서히 속도계 바늘이 올라가고 평지에서는 190km/h이 간당간당하게 나온다. 물론 내리막에서는 200km/h도 넘기긴 한다. 최고 속도는 6단에서 나오고 7단은 항속용 기어이다. 7단으로 100km/h를 달리면 회전수는 1,900 rpm이다.

7단 DSG는 짝짝 붙는다. 일단 달리기 시작하면 소음은 안 들리고 아주 깔끔하게 변속을 해치운다. 시프트 패들이 없는 게 좀 아쉽다. 정차 시 변속 충격도 없다. 크리핑 현상은 꽤 강한 편이다. 약간 완만한 언덕에서도 스스로 올라갈 정도다. 초기 DSG에는 밀림 방지 기능이 없었다. 내리막의 작은 공간에서 주차하려다 애먹었던 기억이 있다. 인제 그런 걱정은 없다.

2.0 TDI에 비해 고속 주행 시 안정감은 조금 떨어지는 느낌이다. 타이어 탓인지 하체의 세팅이 바뀌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감각은 조금 다르다. 2.0 TDI는 비가 약간 내리는 상황에서도 아주 자세가 안정 됐는데 1.6 TDI 블루모션은 그 정도는 아니다. 브레이크 성능도 조금 못하다.

폭스바겐에 따르면 스톱-스타트 적용으로 연비는 6% 정도 개선된다. 정체가 잦은 도심 구간에서는 효과가 더 클 것이다. 다른 글에서도 밝혔지만 스톱-스타트 역시 배터리 성능이 중요하다. 정체 구간에 걸리면 배터리 소모가 빨라지기 때문에 스톱-스타트를 사용할 수 있는 시간도 줄어든다.

1.6 TDI 블루모션은 지금껏 타본 스톱-스타트 중 가장 사용 시간이 길다. 스톱-스타트는 씨드, 파나메라 터보, 미토를 타봤는데, 이중 파나메라 터보는 여름밤에 에어컨, 내비게이션, 헤드램프 켜고 30초를 넘겼다. 30초를 넘기니 배터리 방전을 고려해 다시 시동이 켜졌다. 가장 짧은 건 미토였다. 근데 1.6 TDI 블루모션은 신나게 달린 후 멈췄더니 2분 이상이나 재시동이 되지 않았다. 쓰레기 수거차가 차 빼달라고 하지 않았으면 더 오래 갔을 수도 있었다. 하필 한적한 곳의 쓰레기통 옆에 차를 세워서.

다시 시간을 재보기 위해 좀 달린 후 멈추니 스톱-스타트가 작동이 안 된다. 잠시 다른 일을 보고 저녁에 다시 시승을 했는데, 저녁 내내 스톱-스타트가 작동이 안 됐다. 배터리 충전이 부족한가 싶어서 열심히도 달렸는데도 안 된다. 스톱-스타트도 사용 못하는 기계치인 것인가 하고 잠시 고민했다. 분명히 낮에 사진 찍고 그럴 때는 성가실 정도로 작동이 잘 됐는데 말이다.

다음 날 아침에 이유를 알았다. 전날 저녁과 다음날 아침에도 작동이 안 됐던 이유는 공조장치의 온도를 가장 높게(HIGH) 설정했기 때문. 설마 이거 때문에 안 될까 하고 온도를 조금 내렸더니 바로 작동이 된다. 폭스바겐이 밝힌 스톱-스타트 작동 조건은 이렇다.

1 모든 도어, 후드 닫힘
2 스타트-스탑 기능 활성화 (센터 콘솔의 스타트-스탑 버튼 사용)
3 차량 완전 정지 (차량 속도 : 0km/h)
4 최소 3km/h 이상의 속도로 주행 이후 작동
5 도로 경사도 약 10% 미만 (브레이크 압력으로 경사도 판단)
6 이전 정지 후 최소 1.5초 이상 간격을 두고 정지한 경우
(스타터 모터 과부하 방지)
7 파크 어시스트 미사용
8 에어컨 세팅 온도와 실내 실제 온도 차이가 8oC이내
9 베터리 액 온도 -1oC 이상
10 에어컨 세팅이 “High” 또는 “Low”로 설정 되지 않음
11 실내 성애제거 (Defrost) 버튼 비활성화 (운전자 시야 확보)
12 DPF(Diesel Particle Filter) 재생(연소) 과정 비활성화 상태
13 재시동이 가능할 만큼 배터리가 충분히 충전되어 있는 경우
14 운전석 안전벨트 착용

그러니까 이중에서 10번 항목에 해당된다. 예습을 안 한 잘못이 있긴 한데 무슨 스톱-스타트 작동 조건이 이렇게나 많은지 모르겠다. 어쨌든 온도를 살짝 낮추니 작동 잘 됐다. 배터리가 어느 정도 충전 된 상태에서 멈추면(히터 1단만 튼 상태) 33, 34초씩 시동이 꺼져 있다. 혹시 반응이 느리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브레이크에서 발만 떼면 곧바로 시동이 걸린다. 냉간 상태에서 반응이 약간 느려지는 건 있다.

냉간 상태라고하니 생각나는건데 골프 1.6 TDI 블루모션은 다른 차보다 열이 늦게 받는다. 그러니까 수온계 온도가 대단히 천천히 올라온다. 차가 좀 밀리고 날씨가 춥긴(영하 5도) 했지만 30분 이상 주행했는데도 수온계 바늘이 90까지 오지 않는다. 따라서 통상적인 기준보다 뜨거운 바람도 좀 늦게 나온다.

연비 얘기는 두말하면 입 아픈데 일단 공인 연비가 21.9km/L이다. 근소하지만 308 MCP보다 좋다. 80km/h 정속 주행하면 30km/L이 넘고 110km/h 내외로 달려도 가뿐히 20km/L를 넘긴다. 1박2일 동안 기름 반도 못 쓰고 반납했다. 근데 훨씬 잘 달리고 기름은 조금 더 먹는 2.0 TDI가 더 끌린다. 어지간한 골프는 2.0 TDI의 벽을 넘기가 힘들어 보인다.

폭스바겐 골프 1.6 TDI 블루모션 주요제원

크기
전장×전폭×전고 : 4,200×1,785×1,480mm
휠베이스 : 2,578mm
트레드 앞/뒤 : 1,541/1,514mm
차체중량 : 1,239kg
최소회전반경 : ---m
트렁크 용량 : 350리터
연료탱크 용량 : 55리터

엔진
형식 : 1,598 직렬 4기통 터보 디젤
최고출력 : 105마력/4,400rpm
최대토크 : 25.5kg.m/1,500~2,500rpm
보어×스트로크 : 79.5×80.5mm
압축비: 16.5:1
구동방식 : 앞바퀴굴림

트랜스미션
형식 : 7단 듀얼 클러치
기어비 : 3.5/2.087/1.343/0.933/0.974/0.778/0.653
최종감속비 : 4.8/3.429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4링크
브레이크 : V.디스크/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
타이어 : 195/65R/15

성능
0-100km/h : 11.2초
최고속도 : 190km/h
연비: 21.9km/리터
CO2 배출량 : 122g/km

시판 가격 : 3,190만원(VAT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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