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데스크 | 현대 5세대 그랜저 HG300 거제 시승기 |

페이지 정보

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1-01-19 03:09:51

본문

5세대 그랜저는 현대의 최근 신차에서 보여줬던 기대치에 충분히 부합되는 상품성을 지녔다. 구형과 비교하는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질 정도다. 전반적인 성격은 컴포트이다. 파워트레인부터 하체의 세팅까지 시종일관 부드러움을 지향한다. 방음 대책이 탁월한 것은 가장 돋보이는 부분이다. 멈췄다가 다시 가속까지 하는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장착된 차종은 흔치 않다. 하체나 브레이크의 세팅이 고속 대응은 아니다.

글,사진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그 옛날의 그랜저는 전형적인 고급차의 모습이었다. 요즘 표현을 빌리자면 그야말로 에지 있는 모습. 각이 제대로 잡혔다고 해서 ‘각그랜저’라는 애칭으로도 불렸다. 그리고 정반대의 스타일로 나타났던 2세대 그랜저는 확실한 고급차이자 현대의 기함으로 자리매김해 성공의 기틀을 닦았다.

2세대 그랜저의 디자인은 좀 충격적이었다. 개인적으로 각그랜저보다 훨씬 멋졌고 보기에 따라서는 미래적인 스타일이었다. 이즈음부터 그랜저는 한국 고급차의 대표주자격으로 자리잡았던 것 같다.

그랜저는 1998년 나온 XG에서 큰 변화를 겪었다. 일단 차체가 커지지 않았다. 당시까지만 해도 신형은 무조건 구형보다 차체가 커지는 게 당연시 됐다. 하지만 XG는 차체 사이즈를 거의 그대로 유지하면서 차급의 변화를 꾀했다. 이름은 여전히 그랜저였지만 더 이상 현대의 기함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고급차라는 이미지는 여전했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그랜저는 국산차에 꽤 의미가 있는 모델이다. 기함으로 출발했는데 지금은 상위 차종으로 제네시스와 에쿠스 2개나 있다. 이것도 흔치 않은 경우다. 어쨌든 그랜저는 차급에 상관없이 잘 팔렸다. 아니 오히려 XG로 바뀌면서 전성시대를 맞았다. 그랜저 XG는 6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31만가 넘게 팔리면서 2세대보다 2배가 넘는 실적을 거뒀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팔린 그랜저도 XG다.

약 25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그랜저의 차급이 바뀐 것은 그만큼 현대의 위상이 높아졌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시간이 지났다고는 하지만 미쓰비시 라이센스 시절과 지금은 비교 자체가 안 된다. 젊은 사원은 체감이 잘 안 되겠지만 연배 있는 중역과 얘기를 해보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라고 얘기한다. 현대는 지금 폭스바겐과 함께 가장 잘 나가고 가장 유망한 자동차 메이커이다. 현대가 스스로 밝힌 라이징 스타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5세대 그랜저의 코드네임은 HG다. HG는 지금껏 나온 그랜저 중 가장 크고 가장 많은 기술이 담겼다. 신형이니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이 당연한 걸 못하는 메이커도 있다. 현대가 HG를 발표하면서 내세운 슬로건 다섯 번째 그랜저이자 첫 번째 그랜저이다. 이전부터 느낀 것이지만 현대는 점점 고객층을 낮추려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첫 번째라는 말을 꺼낸 것도 이런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실제로 신형 그랜저의 고객 타겟층도 40대 남성으로 낮아졌다.

EXTERIOR

사진에서 큰 기대를 안해서인지 그랜저는 실물이 훨씬 낫다. 사진보다는 덜 쏘나타스럽다. 사진에서는 쏘나타와 많이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실물로 대한 그랜저는 한결 중후하다. 크기나 디테일에서 쏘나타보다 큰 차라는 느낌이 확실하다.

물론 그동안 나온 그랜저 중에서는 가장 과감하다. 그랜저의 성격상 튀는 것 보다는 무난한 고급스러움이 주류를 이뤘는데 5세대는 현대의 새 패밀리 룩이 적용돼 스포티한 자세를 보여준다. 전면은 쏘나타와 같은 테마인데 각도에 따라서는 제네시스가 연상되기도 한다. 반면 어느 각도에서는 에쿠스가 보인다. 최근 현대 신차의 요소가 요모조모 섞여 있다.

독수리의 날개를 형상화 했다는 그릴은 단연 눈에 띈다. 크기도 크지만 위로 오르는 곡선이나 이어지는 보닛의 디자인이 평범하지 않다. 헤드램프가 펜더를 파고들면서 점점 위로 올라가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인가보다. 디테일 중에서는 툭 튀어나온 리어 펜더의 디자인에도 눈이 간다.

5세대는 드디어 전장이 4.9m를 넘겼다. 전장×전폭×전고는 각각 4,910×1,860×1,470mm, 휠베이스는 2,845mm로 전장과 전폭은 조금 늘은 대신 전고는 낮아졌다. 이 역시 최근의 신차와 비슷한 흐름이다. 전폭이 10mm 늘어난 것에 반해 트레드는 훨씬 넓어졌다. 늘어난 트레드 때문에 와이드한 스탠스가 나온다.

시승차인 HG300에는 245/45R/18 사이즈의 타이어가 달린다. 구형인 TG는 215/55R17이었다. 그랜저에 45시리즈의 타이어가 장착되는 것도 격세지감이다. 타이어는 한국타이어의 벤투스 S1 노블로 승차감과 정숙성을 고려한 디자인이다. 타이어의 선택부터 스포티와는 거리가 있다.

INTERIOR

실내 디자인 역시 외관처럼 기본적인 흐름을 같이 하고 있다. 쏘나타, 아반떼와 느낌은 같지만 좀 더 화려하고 기능은 많다. 대칭형 대시보드도 그릴처럼 날개가 펼쳐진 디자인이고 마무리나 소재에서 특별히 흠 잡을 만한 곳은 없다. 센터페시아의 인터페이스도 직관적이고 피아노 블랙 트림을 적용해 고급감을 살렸다.

센터페시아는 상단에 모니터가 있고 그 아래로 오디오와 공조장치가 배열된 디자인이다. 내비게이션이나 오디오 메뉴를 찾아들어가기가 쉽고 공조장치와 관련된 비주얼도 뛰어나다. 공조장치는 듀얼이 지원되고 하단의 작은 수납함에는 AUX와 USB 단자가 마련돼 있다.

볼보처럼 센터페시아 뒤의 공간을 활용한 디자인도 특징이다. 전반적으로 수납 공간은 넉넉한 편이어서 글로브박스나 센터 콘솔 박스의 용량도 넉넉하다. 선루프는 원터치로 덮개까지 열리고 덮개를 따로 조작하는 버튼도 마련된다.

시승차에는 현대 차에서는 보기 힘든 베이지색 가죽 시트가 적용됐다. 착좌감은 부드럽고 몸을 잡아주는 기능은 평범하다. 대신 시트에는 마사지 기능도 내장돼 있으며 방석 앞부분이 늘어나기도 한다. 방석 일부분이 별도로 분리되는 게 아니라 재규어처럼 방석 앞부분이 늘어나는 방식이지만 허벅지가 편한 건 분명하다. 벤츠를 닮은 시트 조절 스위치가 곡선 면에 위치한 것은 다소 감탄스럽다. 헤드레스트 조절 버튼은 장식이다. 전동으로 헤드레스트를 조절할 수 없다.

4스포크 디자인의 운전대에는 대단히 많은 버튼이 달려 있다. 오른쪽에는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왼쪽에는 오디오, 그리고 하단 스포크에는 핸즈프리와 음성 인식 버튼이 있다. 운전대에는 열선도 있고 조작도 전동식이 지원된다. 계기판에는 수퍼비전 클러스터를 적용해 시인성을 높였다. 가운데 액정에는 트립 컴퓨터와 정보와 ASCC의 작동 상황 등이 표시된다.

휠베이스가 늘어나면서 2열 공간도 더욱 넓어졌다. 2열의 무릎 공간은 그야말로 넉넉하다. 전고가 낮아서 헤드룸에 제한이 있을 것 같지만 앉아본 결과 큰 상관은 없다. 암레스트에는 시트 열선과 오디오 조작 버튼이 있다. 트렁크도 동급에서 가장 큰 수준이다.

POWERTRAIN & IMPRESSION

파워트레인은 3리터 V6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로 조합된다. 새로 개발된 3리터 엔진은 270마력, 31.6kg.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최고 출력과 최대 토크가 6,400, 5,300 rpm에서 나오는 고회전 지향의 엔진이다. 리터당 출력이 높으면 이렇게 될 수 밖에 없다. 어쨌든 요즘 현대 엔진의 ‘스펙’ 자체는 최고 수준이다. 인제 리터당 토크도 10.0kg.m을 당연한 듯이 넘긴다.

그랜저 HG300은 정숙성이 대단히 뛰어나다. 아이들링에서는 엔진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다. 방음 대책에 신경을 많이 쓴 티가 난다. 당연히 진동도 없다. 국내 소비자가 원하는 바를 정확히 알고 있다.

270마력이면 초반부터 날아 다닐 것만 같은 생각이 들긴 하는데 실제로는 그에 못 미친다. 물론 이전에 비해서는 수치와 실제 성능의 차기 많이 줄긴 했다. 하지만 토크감이 부족하다. 1.6톤이 되지 않는 무게에 270마력이면 이보다 더 잘 나가야 하는 기대가 있다. 생각해보니 4.9m가 넘는 전장의 차로서는 차체 중량이 가벼운 편이다.

정지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바닥까지 밟으면 순간적으로 타이어가 슬립한다. 토크가 너무 강하다기 보다는 타이어의 접지력이 약하다. 그리고 약간의 지체 이후에 리니어한 가속이 시작된다. 두툼한 토크로 밀어붙이는 타입은 아니다. 그래도 크게 부족함 없는 성능이긴 하다. 일단 회전수를 띄우면 끈질기게 출력을 쏟아내며 속도를 끌어올린다.

가속 시 느낌은 직분사 엔진의 아반떼 같다. 그러니까 출력에 대한 기대치보다는 다소 못하지만 그래도 속도는 높이 올라간다. 평지에서는 220km/h을 찍고 내리막을 만나면 240km/h에도 도달한다. 이때의 회전수는 5단 5,500 rpm 정도이다. 기어비로만 본다면 5단에서 250km/h이 나올 수 있다. 기어비는 거의 50 단위로 끊어진다. 4단에서 정확히 200km/h까지 가속되고 5단으로 넘어가면 가속이 둔화된다. 6단 변속기는 충격이 없고 부드럽긴 한데 특별히 성능이 좋은 줄은 모르겠다. 요즘 나온 현대 엔진이나 변속기는 1% 정도 아쉬운 감이 있다.

고속 주행 능력은 쏘나타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쏘나타보다는 좀 낫다는 말이고 다시 말하면 특별히 좋지는 않다는 뜻이다. 직진 능력 자체를 떠나 차가 달라붙는 느낌은 부족하다. 그래서 고속 주행을 할 떄 완만한 코너를 만나면 주저하게 된다. 운전대에서 손으로 전해지는 느낌이 믿음직스럽지는 않다. 브레이크도 고속 대응은 아니다. 160, 140km/h에서 급제동해 속도를 줄이면 두 번째에서 페이드가 발생하고 앞바퀴에서는 연기가 난다. 서울에서 시승할 때처럼 완전히 멈출 때까지 제동을 했으면 이보다 심했을 것이다. 타이어도 제동 성능이 딸린다. 느낌과 달리 제동 시 좌우 밸런스는 좋다. 그런데 그랜저 오너가 경험하는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별 문제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구형과 비교해 대폭 나아진 것은 회전 시 움직임이다. VDC가 개입이 빠른 것은 여전한데 구형이 밖으로 크게 밀리면서 차의 속도를 줄였다면 5세대는 비교적 뉴트럴인 상태가 된다. 사실 이것도 요즘 신차들의 세팅에 비해 스포티함이 결여된 모션이지만 구형과 비교하면 크게 좋아진 것은 분명하다. VDC의 개입은 정말 빠른 편이다.

ASCC(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는 그랜저의 특징적인 장비이다. 사실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자체가 특별한 기술은 아니고 메이커 간의 성능 차이도 없다고 할 수 있다. 구형과 최신 유닛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그랜저의 ASCC는 만도와 델파이가 제공했다.

보통 차간 거리를 조절하는 크루즈 컨트롤은 ACC로 불린다. 현존하는 ACC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속도가 30km/h가 되면 작동이 해지되는 것, 다른 하나는 멈출 때까지 작동하는 것이다. 그랜저의 ASCC는 후자에 해당된다. 멈출 때까지 작동하는 ACC는 주로 차의 마진이 좋은 고급차에 탑재되고 적용 차종은 생각보다는 많지 않다.

그리고 최신 유닛 중에서는 멈췄을 때 기능이 그대로 살아 있는 기술이 있다. 이 유닛은 벤츠나 아우디 등의 몇몇 메이커에만 있는데 이번에 그랜저에 탑재됐다. 사실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ACC를 즐겨 사용하면서 참 귀찮았던 게 멈췄을 때 다시 세팅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랜저의 ASCC는 그럴 필요가 없다.

그랜저는 전방의 상황에 따라 스스로 차간 거리를 조절하고 가속을 한다. 그리고 신호대기를 만나면 스스로 멈춘다. 그리고 파란불을 받아 앞차가 출발하면 다시 가속하는데 조건이 있다. 멈춘 후 3초 이내에서는 스스로 출발하고 그 이상이 되면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살짝 밟거나 버튼을 한 번 누르면 다시 기능이 활성화 된다. ACC 사용하면 정말 편하다. 참고로 예전에는 서부간선도로 끝에서 행주대교까지 브레이크 한 번도 안 밟고 온 적도 있다. 물론 운전자가 전방은 계속 주시해야 한다. 나들목을 빠져나가는 상황에서는 감지가 잘 되지 않아서 넋 놓고 있으면 골로 갈 수 있다.

요즘의 현대 차는 크게 흠 잡을 만한 구석이 없고 이는 그랜저도 마찬가지다. 이젠 이 정도는 해야 납득할 만 하다고 할 정도로 차만들기 실력이 올라왔다. 갈수록 기대치가 높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한편으로는 이전보다 고객층을 낮게 잡았다면 좀 더 스포티함을 가미해도 되지 않았을까 싶다. 어쨌거나 그랜저의 소비자에게 어필할 만한 상품성임에는 틀림없다.

현대 그랜저 HG300 주요제원

크기
전장×전폭×전고 : 4,910×1,860×1,470mm
휠베이스 : 2,845mm
트레드 앞/뒤 : 1,6131/1,614mm
차체중량 : 1,580kg
최소회전반경 : ---m
트렁크 용량 : --리터
연료탱크 용량 : 70리터

엔진
형식 : 2,999cc V6
최고출력 : 270마력/6,400rpm
최대토크 : 31.6kg.m/5,300
보어×스트로크 : --
압축비: --
구동방식 : 앞바퀴굴림

트랜스미션
형식 : 6단 자동
기어비 :
최종감속비 :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브레이크 :
스티어링 : 랙&피니언
타이어 : 245/45R/18

성능
0-100km/h : --
최고속도 : --
연비: 11.6km/리터
CO2 배출량 : 202g/km

시판 가격 :
▲HG 240 럭셔리(LUXURY) 3,112만원
▲HG 300 프라임(PRIME) 3,424만원
▲HG 300 노블(NOBLE) 3,670만원
▲HG 300 로얄(ROYAL) 3,901만원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Gallery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