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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현대 뉴 베르나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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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2-07-29 11:4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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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엔트리카 베르나가 새롭게 변신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사실 베르나는 국내 시장에서는 준중형차에 밀려 엔트리카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비판을 의식한 때문인지 차체의 크기부터 시작해 승차감이나 주행성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소위 ‘프리미엄 세단’을 표방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폭스바겐 골프, 오펠 아스트라, 혼다 시빅 등이 경쟁하고 있는 세그먼트(C1)로 상향 포지셔닝하여 수출명 겟츠와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유럽지역에서의 선호도가 높은 뉴베르나 디젤 차량의 판매력 확대를 강화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한국시장에서 소위 말하는 소형차로 분류되는 모델들이 그 위세를 잃은 것은 과시욕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자동차 가격 때문이다. 그런데 거기에 IMF가 더욱 부채질했다. 경제적인 어려움은 자동차 구매가 가능한 고소득층들은 더 비싼차를 구입하게 한 반면 저소득층은 경차를 사거나 아예 구입을 미루도록 했기 때문이다. 경제가 나름대로 회복되면서 부터는 다른 공산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인해 기왕이면 큰 차를 사고자 하는 심리와 맞물려 아예 중형차가 엔트리카 역할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것은 분명 잘못된 구조다. 대부분 중형차를 사는 이유를 대라면 궁색해 한다. 기껏해야 실내공간이나 안전성 때문이라는 답이 고작이다.

요즘 소형차들은 90년대 중반의 중형차 수준의 안전장비와 편의장치를 갖추고 있다. 아니 그보다 더 고급화되었다. 계기판에 트립컴퓨터를 설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되었고 에어백은 물론이고 EBD-ABS까지 기본으로 채용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중형차를 선호하는 것은 뿌리깊은 과시욕과 낮은 차량 가격 때문일 것이다.
오늘 만나는 뉴 베르나는 그런 한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충분히 반영한 차였다. 우선은 스타일링과 익스테리어 디자인에서 기존 베르나의 라운드화를 벗어나 직선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티뷰론에서 투스카니로 변신할 때도 날카로운 선의 사용으로 차를 더 크게 보이도록 한 현대는 베르나에서도 같은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더불어 차는 더 보수적인 색채를 띠며 중년층까지 타겟마켓을 넓히고 있다. 해외로 눈을 돌린다면 유럽보다는 미국시장에 더 비중을 둔 약간은 고지식한 디자인이다.

프론트의 인상은 여전히 패밀리룩과는 거리가 있고 라디에이터 그릴이 그동안과는 달리 +자형 막대형태로 강한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 후드 위의 캐릭터 라인이 아주 강하게 다가온다. 범퍼 내장형 클리어 타입 원형 안개등도 눈에 띤다. 이어진 실루엣은 그야말로 정통세단의 교과서적인 형상을 하고 있다. 트렁크 리드의 디자인도 바뀌었고 테일램프 디자인도 새롭다.

인테리어는 전체적으로 전장 25mm, 전폭 10mm가 확대된 것을 대부분 실내공간에 할애한 듯이 훨씬 넓어졌다. 차체 컬러에 따라 회색과 베이지 두 가지의 인테리어 컬러가 적용된다.

대시보드를 중심으로 한 부분에서는 메탈 그레인으로 처리를 한 센터페시아가 두드러진다. 맨 위의 오디오는 CD 플레이어가 장착되어 있고 그 아래로 에어컨을 위한 다이얼식 버튼과 슬라이딩 공조 시스템 스위치 등이 오히려 정겹게 다가온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에는 가운데 트립 컴퓨터가 우선 눈에 띤다. 외부 온도와 연료 잔량 표시, 오도미터 등을 나타내도록 되어 있는데 실제로 주행시 연료가 남은 양을 알 수 있어 많은 도움을 받았다.

시트는 직물로 되어 있는데 인조가죽도 선택할 수 있다. 기존 모델보다는 더 부드러운 착좌감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시트의 높낮이와 기울기를 수동으로 할 수 있게 해 놓은 점이 마음에 들었다. 물론 여전히 전동식 윈도우와 사이드미러 조절장치 등 호화로운 편의사양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은 여전하다. 리어 시트는 이번에는 세단까지 6:4 분할 접이식으로 해 트렁크 공간의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시승차는 1.5 DOHC16밸브로 한국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사양으로 현대의 첫 번째 고유엔진인 알파 엔진. 우선은 엔진룸의 처리가 가장 인상적이다. 엔진블록에 커버가 씌워져 있고 배기 매니폴드를 전체적으로 감싼 마무리라든지 자주 손이 가는 부분이 눈에 들어오도록 설계해 정비성을 향상시키고 있다. 엔진과 트랜스미션을 받쳐주는 크로스 멤버도 가운데 하나밖에 없었던 것을 좌우 두 개 설계해 훨씬 안정감있는 구조로 하고 있다.

102마력의 최고출력을 내는 이 엔진은 5단 MT를 기본으로 4단 AT가 옵션으로 설정되는데 시승차는 4단 AT. 기어비는 1단 2.846, 2단 1.581, 3단 1.000, 4단 0.685, 후진 2.176, 최종감속비 3.656.

초기 가속시 알파 엔진은 갈수록 성숙된 면을 보여주고 있어 믿음이 간다. 회전상승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정도다. 시프트 쇽의 억제도 비약적인 발전이다. 다만 워낙 더운 날씨에 에어컨을 4단까지 올리는 바람에 토크부족현상이 자주 발생해 자동변속기의 잦은 변속으로 MT를 좋아하는 필자를 약간은 짜증나게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루징 상황에서의 부드러운 주행성은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특히 90년대 중반의 엑센트는 시속 100km가 넘으면서 발생하는 소음과 하체의 불안정은 자주 거론되었던 것들인데 이제는 별 거침없이 140km/h까지는 스피도 미터가 상승한다. 특히 엔진회전이 5000rpm 부근에 이르러서도 토크감은 오히려 살아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뻗어 주었다. 다만 중저속에서는 확실한 응답성을 보여 주었던 스티어링이 고속 영역에서 리니어리티가 약간 부족한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스티어링 감각은 뉴트럴을 지향하고 있다.

엔진 소음의 실내 침입은 기존 모델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느낌. 유럽과는 달리 한국의 소비자들은 소음과 진동에 아주 예민하다. 베르나의 사운드가 한국의 소비자들에게는 소음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르노삼성의 SM3도 베이스인 블루버드 실피보다 더 조용한 차로 만들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프론트 맥퍼슨 스트럿, 리어 듀얼 링크 방식의 서스펜션은 가스식 쇽 업소버와 조합되어 더 부드러운 승차감을 실현하고 있다. 중저속에서의 롤링 억제는 수준급인데 노면의 요철을 거의 흡수해 내고 있다. 댐핑 스트로크를 늘려 승차감을 소프트하게 세팅한 때문인 것 같다. 물론 그 때문에 기존 엑센트의 타이트한 맛이 감소되었다.

전체적으로 약간 여유있는 세팅으로 변한 주행성과 승차감이 커진 차체와 함께 소형차의 범주를 벗어나고 있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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