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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폭스바겐 6세대 골프 GTI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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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1-04-25 01:3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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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I 역시 6세대 골프와 비슷한 흐름이다. 풀 모델 체인지를 감안한다면 성능 또는 상품성의 개선 폭이 크지 않다. 물론 GTI의 운전이 즐거운 것은 여전히 유효하다. 탁월한 주행 감각은 골프 GTI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이보다 고속에서 안정감을 주는 차가 있을까 싶을 정도다. 211마력 엔진은 제원이나 수치와 달리 저속 토크는 줄고 고회전 파워는 늘어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전통과 이름값은 수치로는 표현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특히 오랜 기간 사랑받아온 고성능 모델이라면 마니아들의 충성도가 더욱 높다. 골프 GTI 같은 차가 여기에 해당된다. 골프 GTI는 핫해치 시장을 연 모델이고 골프처럼 클래스의 기준이 돼 왔다. 새 GTI가 나오면 관심을 받는 게 당연하다.

6세대 골프 GTI는 5세대 GTI와 차별화가 두드러지지는 않다. 안팎 디자인이나 파워트레인을 보면 부분 변경 수준이다. 요즘 풀 모델 체인지와 부분 변경의 차이가 줄어들긴 했지만 인지도가 높은 모델임을 감안하면 아쉬운 게 사실이다.

파워트레인을 보면 기본적으로 2.0 터보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구형은 200마력이었지만 신형 GTI는 211마력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아우디 A4에 첫 선을 보인 EA888 유닛이다. 211마력의 힘은 5,300~6,200 rpm 사이, 28.6kg.m의 최대 토크는 1,700~5,200 rpm 사이에서 나온다. 분명 같은 엔진이지만 A4와는 조금 세팅이 다르다.

A4에 올라가는 2.0 터보는 211마력이 4,300~6천 rpm 사이, 35.7kg.m의 최대 토크는 1,500~4,200 rpm 사이에서 나온다. 보어×스트로크는 물론 압축비도 같지만 차의 성격에 따라 세팅의 차이를 두었다. 토크 밴드만 본다면 미세하지만 차체가 가벼운 골프 GTI가 좀 더 고회전 지향이다.

골프 GTI의 매력은 절대적인 성능보다는 내 맘처럼 차가 쉽게 움직이는데 있다. 6세대 GTI 역시 그 전통이 그대로 이어진다. 처음부터 움직임이 가볍고 밟는 대로 쉽게 움직인다. 무엇보다도 특별히 빨리 달리지 않는 상황에서도 느낌이 스포티하다. 예민한 엔진 반응과 탄탄한 하체가 이런 느낌을 지원한다.

구형과 비교해 본다면 저속에서 팡팡 터지는 토크는 어쩐지 줄어든 느낌이 난다. 0→100km/h 가속 시간이 조금 앞당겨진 것과는 별도의 감각이다. 차의 무게가 늘어나서 그렇지 않을까도 싶다. 이것은 D 모드에서의 얘기이고 S 모드로 달리면 굳이 수동 변속이 필요 없을 정도로 스포티한 변속 프로그램이 실행된다. 고속에서 뻗어나가는 기세는 좀 더 좋아졌다.

여러 번 경험한 대로 폭스바겐의 2리터 터보와 DSG 궁합은 일품이다. 회전수가 치고 올라가는 반응이나 변속 시 기어가 물릴 때 기분 좋은 감각을 제공한다. D 모드에서 서서히 속력을 줄일 때 회전수가 매칭이 되는 것도 스포티하다. GTI 같은 차야 말로 시프트 패들이 반드시 필요한 차다. 스티어링 휠에 시프트 패들이 있는 차는 많아도 성격에 따라 잘 안 쓰게 되는 차종이 있다.

반면 GTI는 굳이 스포츠 드라이빙이 아니더라도 시프트 패들을 자주 이용하게 된다. 속력을 줄이고자 할 때 손가락만 까닥거려 엔진 브레이크를 걸면 속도계의 바늘이 빠르게 내려간다. 시프트 다운 할 때 정확하게 회전수가 매칭되는 것도 매력적이다. D 모드에서 기어 단수가 표시되는 것도 시승하는 입장에서는 편하다.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스포츠 모델에 적용되는 D-컷 디자인이며 하단 스포크에는 GTI 로고가 선명하게 박혀 있다. GTI의 스티어링 휠은 굴곡 자체도 바른 자세를 요구하고 펀칭된 가죽은 조향할 때 느낌이 상당히 좋다. 반면에 운전대의 지름이 조금만 작거나 스티어링 기어비가 조금 짧았으면 좋겠다. 저속에서 회전할 때 운전대에서 손을 안 떼고 싶은데 약간의 차이로 손을 옮겨야 하는 상황이 종종 생긴다.

시트에 앉았을 때 느낌도 구형과 별반 다르지 않다. 우락부락한 굴곡을 타고 넘어 시트에 몸을 맞추면 운전을 잘 해야 할 것 같은 마음가짐이 생긴다. GTI의 시트는 측면은 물론 쿠션도 볼스터도 몸에 딱 맞는다. 손으로 다이얼을 돌려서 등받이를 조절하는 게 불편하긴 한데 운전 자세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보다 확실한 포지션을 찾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트 포지션도 상당히 낮은 편이다. 센터페시아에는 모니터가 좌우로 넓어진 게 눈에 띈다.

제원상 최대 토크는 1,700 rpm에서 시작되지만 2천 rpm부터 본격적으로 힘을 받는다. 터보 작동 영역으로 들어가면 충분한 힘을 얻을 수 있고 지체 현상도 상당히 적은 편이다. 엄청나게 빠른 가속은 아니지만 스포티한 감각을 느끼기에는 충분한 성능이다.

1~4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55, 95, 140, 190km/h이며 5단부터는 꾸준하게 속도가 올라간다. 평지에서는 5단에서 6단으로 넘어가는데 약간의 시간이 걸린다. 5단에서는 240km/h 못 미치는 영역까지 가속되는데, 이것을 보면 6단에서는 가속이 거의 정지될 것 같다. 하지만 6단에서도 계기판 상으로 250km/h 근처까지 가속된다. 제원상 최고 속도는 238km/h이다. 구형과 비교한다면 고속에서 뻗는 힘은 신형이 더 나은 것 같다. 기어비는 구형과 동일하다.

6세대 GTI는 조용한 차가 아니다. 구형보다 방음에 신경을 쓰긴 했지만 외부 소음이 많이 들어온다. 엔진의 음색이 듣기 싫지 않은 게 다행이다. 대신 얼마 전 탔던 스포티지 터보처럼 저속의 일부 구간에서는 노킹 비슷한 소음이 들린다. 그리고 바람 소리가 속도에 비례해 증가하지 않은 것도 독특하다.

정확히 말하자면 GTI의 순발력이나 최고 속도는 그렇게 튀지 않는다. 0→100km/h 가속 6.9초, 최고 속도 238km/h의 성능이 대단하다고 할 수 없다. 스포티지R 터보도 순발력만 본다면 골프 GTI에 그렇게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GTI가 빠를 수 있는 것은 탁월한 고속 안전성에 있다.

고속 주행 여부를 떠나 일단 요즘에 탄 EPS는 직진 시 믿음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연비 때문에 EPS를 쓰는 게 맞긴 한데 그럼으로써 감수해야 하는 부분일 수도 있다. 반면 GTI는 직지 시에도 대단히 편하다. 차는 직진할 때가 많기 때문에 일반적인 운전은 물론 빠르게 달릴 때도 안정감을 줘야 하는 게 필수적이다. GTI는 이 조건에 확실하게 부합된다. 자고로 직진이 불안한 자동차치고 코너링 좋은 차 별로 못 봤다.

2.0 TDI에서 입증된 고속 주행 시의 안정된 자세는 그대로 이어진다. 높은 속도에서 편하게 달릴 수 있고 차선을 바꿔도 불안하지 않다. 이런 안정감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알 수는 없지만 운전자를 편하게 하는 것은 물론 운전에 자신을 갖게 하는 것은 확실하다. 핸들 감각도 아주 좋다.

하체는 저속에서는 구형보다 물렁해진 것 같다가도 속도가 올라가면 탄탄한 본색이 드러난다. 단단하지만 탁 하고 충격을 받았을 때 여진이 별로 없고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도 승차감이 불쾌하지 않다. XDS(Electronic Transverse Lock System) 때문인지 회전할 때의 느낌도 조금은 독특하다.

ESP와 연계되는 XDS는 전자식 LSD라고 할 수 있으며 언더스티어를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구형도 언더스티어가 없었으니 특별할 건 없지만 ESP가 작동할 정도로 회전할 때 아주 잠시 제동이 걸리면서 뒤가 따라서 돌아오는 게 꼭 AWD 같다. ESP를 끄면 움직임이 더 솔직해지지만 여전히 뉴트럴스티어는 유지된다. 약간의 오버스티어를 연출했던 구형의 움직임은 사라진 것 같다.

브레이크는 출력이 낮은 2.0 TDI도 충분하기 때문에 GTI의 제동 성능도 예측이 가능하다. 엔진 이상의 제동 성능을 갖고 있다. 고속에서 급제동 시 터보 엔진처럼 초반에 약간의 지체 현상이 있고 그 후에는 예상보다 한 발 앞서 차를 멈춰 세운다. 멈출 때 좌우 밸런스가 좋은 것은 물론이다.

보통 풀 모델 체인지의 변화를 10이라고 한다면 6세대 골프 GTI는 변화 폭은 5 정도이다. 6세대 골프와 마찬가지로 두드러진 변화는 없다는 뜻이다. 엔진의 경우 R 버전을 생각해서인지 적당한 선에서 업그레이드를 한 듯 보이고 변속기는 구형과 같다. 그럼에도 여전히 운전이 재미있고 경쟁력이 있는 것은 구형이 꽤나 잘 만든 차라는 말도 된다. 6세대 골프 GTI는 좋게 보면 완성도가 절정에 이른 것이며 나쁘게 보면 Ctrl+V이다.

주요제원 폭스바겐 골프 6세대 GTI

크기
전장×전폭×전고 : 4,200×1,785×1,480mm
휠베이스 : 2,578mm
트레드 앞/뒤 : 1,541/1,514mm
차량중량 : 1,495kg
연료탱크 용량 : 55리터
트렁크용량 : 350리터

엔진
형식 : 1,984cc 직렬 4기통 직분사 터보
최고출력 : 211마력/5,300~6,200rpm
최대토크 : 28.6kg.m/1,700~5,200rpm
보어×스트로크 : 82.5×92.8mm
압축비 : 9.6:1
구동방식 : 앞바퀴굴림

트랜스미션
형식 : 6단 듀얼 클러치
기어비 : 3,462/2.15/1.464/1.079/1.094/0.921
최종감속비 : 4.059/3.136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4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타이어 앞/뒤 : 225/40R/18

성능
0-100km/h 가속성능 : 6.9초
최고속도 : 238km/h
최소회전반경 : --
연비 : 12.6km/L
이산화탄소 배출량 : 186g/km

차량 가격 : 4,39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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