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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기아 K5 하이브리드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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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1-06-02 22:5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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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K5 하이브리드는 가솔린보다 연비가 좋다. 60~80km/h 사이로 정속 주행 하면 공인 연비 이상의 연비가 찍힌다. 최고 속도는 엇비슷하지만 전기 모터 때문인지 순발력도 더 좋다. 도심의 정체 구간에서의 연비는 기대에 조금 못 미친다. K5 하이브리드는 가솔린보다 연비가 좋은 건 분명한데 가격이 비싼 게 문제다. 400만원 이상 차이나는 가격을 언제 뽑을지 알 수 없다. 완성도 높은 하이브리드를 개발했다는 사실은 분명한 장점이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Twitter / @Global_AutoNews

하이브리드가 정말 연비가 좋고 살 만한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논란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하이브리드를 타면서 특별한 메리트를 못 느꼈고 전기차의 상용화도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그래도 하이브리드가 계속해 나오는 것을 보면 어쩔 수 없는 트렌드인가 싶기도 하다. 현대도 LPI로 스타트를 끊은 이후 얼마 되지 않아 괜찮은 사양의 하이브리드를 내놨다. K5 &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거의 같은 시기에 나온다.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는 가장 효율이 낮은 마일드 타입이지만 K5 하이브리드는 병렬형 하드 타입이다. 아반떼 LPI와 비교하자면 짧은 거리지만 전기차 모드가 지원되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전기차 모드 지원 유무는 ‘공인 연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실제 주행에서도 연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되는 건 물론이다.

파워트레인은 150마력의 힘을 내는 2리터 가솔린과 6단 자동변속기, 41마력의 전기 모터, 리튬 폴리머 배터리로 구성된다. 2리터 가솔린은 하이브리드 전용으로 개발된 누우 엔진으로 일반 자동차와 달리 앳킨슨 사이클이 적용됐다. 종합 출력은 191마력이다. 앳킨슨 사이클은 연비 위주의 세팅이기 때문에 출력이 조금 낮다. 일반적으로 하이브리드의 변속기는 CVT를 사용하고 있지만 현대는 6단 자동을 채용한 게 조금 다른 점이다. 별도의 CVT 개발에 돈이 들어서인지 자동 6단이 더 효율이 좋다는 판단인지는 알 수 없다.

방식은 조금 다르지만 시동 시 ‘READY`나 전반적인 주행 느낌은 토요타의 하이브리드와 비슷하다. 배터리가 충전된 상태라면 시동을 켜는 게 아니라 전원 대기이다. 가속 페달을 살살 달래서 밟으면 전기차 모드로 주행이 가능하다. 오른발의 힘 조절을 잘해야 한다. EV 모드 시 오른발에 조금만 힘이 들어가면 엔진이 켜진다.

유지 거리가 짧기도 하지만 일반 도로에서 EV 모드로 다니는 건 현실적으로 조금 어렵다. 앞서 말한 것처럼 가속 페달을 조금만 깊게 밟아도 엔진이 시동되기 때문에 EV 모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천천히 움직이게 된다. 이러면 정체 구간에서도 다른 차와의 흐름에 맞추기 힘들다.

EV 모드일 경우에는 계기판 오른편의 게이지에 ‘EV`라고 녹색등이 점등된다. 가운데 위치한 큰 액정에는 순간 연비와 평균 연비, 기어 단수, 잔여 거리 등의 다양한 정보가 표시된다. 액정 오른편에 세로로 조그맣게 디지털 타코미터가 있는 게 눈에 띈다. 토요타 하이브리드 대부분은 엔진 타코미터가 없다.

엔진이 시동되는 조건은 전기 모터의 힘 이상의 가속력을 요하거나 배터리 용량이 부족할 때이다. 전기 모터의 출력이 낮기 때문에 어지간한 가속에서는 엔진이 시동된다고 보면 되고 배터리의 경우 충전 정도를 나타내는 눈금이 3칸 남으면 정지 상태에서도 엔진이 켜진다.

배터리 잔량 확인은 센터페시아 모니터에서 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모델이어서 엔진과 전기 모터의 작동을 알 수 있는 에너지 흐름도와 연비 정도 기능이 추가됐다. 연비 정도 기능에서는 프리우스처럼 현재와 10분, 20분, 30분 단위로 연비가 표시되는데 그래프라서 첨에는 눈에 확 들어오지 않는다. 실시간 연비는 계기판의 액정이 더 시인성이 좋다. 모니터의 에코 레벨 1, 2는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다지 아쉽지 않은 기능이다.

K5의 공인 연비는 21km/L로 상당히 좋다. 중형급인 것을 감안하면 귀가 솔깃한 연비다. 하지만 운전 상황에 따라 실제 연비는 공인 연비보다 더 나올 수도 있고 못할 수도 있다. K5의 하이브리드의 연비를 트립 컴퓨터로 확인해 봤다.

우선 능곡에서 자유로를 이용해 성산동까지 냅다 달렸다. 9분 밖에 안 걸렸다. 그랬더니 이 구간의 연비는 5.9km/L가 나왔다. 밟으면 하이브리드도 별 수 없는 게 확실하다. K5 하이브리드가 나쁜 게 아니라 내연기관이 달린 차는 어쩔 수 없다.

가장 흔하게 맞는 상황을 가상해 이대 후문에서 연세대 가는 1차선 도로를 왕복했다. 하이브리드가 일반 자동차보다 연비에 우위를 보일 수 있는 상황이다. 고작 2.1km의 거리를 가는데 14분이 걸렸으니 적당히 밀렸다고 할 수 있다. 평균 속도도 9km/h에 불과했다. 이 구간에서의 연비는 10.6km/L로 가솔린 엔진의 K5보다 좋은 게 분명하다. 일반 가솔린 차로 이런 구간에서 연비가 10km/L를 넘기기는 쉽지 않다.

신촌 로터리에서 상수역(1.8km) 사이에서는 평균 속도도 더 높았는데 연비는 8.9km/L로 더 떨어졌다. 앞선 구간과 달리 가파른 오르막길이 있었고 신호 대기가 더 많아서 그렇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EV 모드를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 용량이 부족한 것도 있다. 종합해 보면 K5 하이브리드는 K5보다 연비가 좋은 게 분명하다. 프리우스는 이보다 훨씬 밀리는 상황에서도 연비가 13km/L를 넘겼는데 K5와의 체급 차이를 감안할 필요는 있다.

시내 주행에서 EV 모드를 사용하면 연비가 더 좋지 않냐고 묻는다면 답은 예스와 노 둘 다이다. 위의 연비는 최대한 EV 모드를 사용하려고 노력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사용을 하긴 했다. 시내에서 EV 모드를 잘 활용하면 분명히 연비가 올라간다. 도심에서 연비가 올라가는 건 일반 자동차에서는 힘든 일이다.

문제는 배터리 용량이다. 현재의 배터리 기술로는 하이브리드에서 EV 모드 사용 시간이 길지 않다. 그리고 EV 모드를 위한 배터리 충전을 위해서는 신호등 없는 도로를 달려야 한다. 그래야 배터리 충전이 빨리 된다. 도심의 막히는 구간에서는 배터리 충전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K5 하이브리드의 연비가 가장 잘 나오는 조건은 에코 모드를 켜고 60~80km/h 사이로 달리는 것이다. 이 속도로 정속 주행하면 트립 컴퓨터에 공인 연비 이상의 그래프가 찍힌다. 100km/h으로 정속 주행하면 순간 연비는 18~20km/h 사이이다. 공인 연비를 얻으려면 에코 모드 켜고 60~80km/h가 답이다. 자유로의 24km 거리를 80~110km/h 정도로 정속 주행 했더니 구간 연비는 18.1km/가 나왔다. 에코 모드 온오프에 따른 연비의 차이는 가솔린 모델보다 큰 편이다.

동력 성능을 보면 순발력도 가솔린 엔진의 K5보다 좋다. 저속에서 더 힘 있게 치고 나가고 토크스티어도 좀 더 강하다. 날렵한 기준은 아니지만 묵직하면서도 빠르게 가속된다. 대신 최고 속도는 엇비슷하고 속도가 올라가는 느낌도 비슷하다. 2리터 가솔린의 K5는 200km/h 언저리까지 꾸역꾸역 가속되는데, K5 하이브리드도 그렇다.

아이러니하게도 천천히 달려야 더 빛을 보는 K5 하이브리드가 고속 안전성은 더 좋다. K5, 쏘나타는 고속에서 날리는 느낌이 있는데 K5 하이브리드는 묵직하고 직진 시 불안함이 별로 없다. 차의 무게가 늘어나서 그런 건지 좀 비싼 차라고 풍동을 더 돌려서 그런 건지는 알 수 없다. 생각보다 방음 정도는 좋고 가상엔진사운드는 실내에서 거의 들리지 않는다.

또 다시 아이러니하게도 고속 안정감이 좋긴 한데 고속 주행이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 브레이크가 별로다. 이 브레이크 성능으로는 고속 주행을 하기가 힘들고, 하더라도 넉넉한 상황에서 해야 한다. 150km/h 이상의 속도에서 급제동하면 쭉 밀린다. 초기에 확 잡아채주는 힘도 부족하다. 브레이크 성능이 떨어지는 건 맞는데 여기에는 타이어도 한 몫 한다.

K5 하이브리드에 장착된 금호타이어 솔루스 KH25(215/55R/17)는 그립이 부족하다. 제동력이 떨어지는 이유이다. 트레드웨어가 지금까지 본 타이어 중 두 번째로 높은 480이다(쉐보레 볼트가 580). 코너링 해도 옆으로 쭉 미끄러진다. 오랜만에 VDC 작동해도 더 미끄러지겠구나 하는 기분이 들었다. 다년간의 시승으로 단련된 원선웅 기자는 어지간해서는 눈도 깜작하지 않는데 K5 하이브리드의 제동과 코너링을 보고는 한 마디 했다. 구름저항 줄인 타이어가 늘어나면서 그립도 같이 줄어드는 건 연비 상승의 그늘이라고 생각한다.

결론은 타 메이커의 하이브리드를 탔을 때와 같다. 살 이유가 별로 없다. 앞서 말한 정속 주행 시 연비는 2리터 디젤로도 충분히 달성 가능하고 어떤 차는 그 이상도 나온다. 물론 도심 연비에서 우위를 보이긴 하지만 디젤 대신 선택해야 할 이유를 찾기 힘들다. 가격이 400만원 이상 차이 나는데 이 돈을 언제 뽑을 수 있을지 가늠하기도 힘들다. K5 하이브리드가 잘 만든 차라는 것은 인정한다. 현대에서 처음 만든 풀 하이브리드임에도 완성도가 높다. 현대는 확실히 실력이 있다.

주요제원 기아 K5 하이브리드

크기
전장×전폭×전고 : 4,845×1,835×1,455mm
휠베이스 : 2,795mm
트레드 앞/뒤 : 1,591/1,591mm
공차중량 : ----kg
연료탱크 용량 : 65리터
트렁크용량 : ----리터

엔진
형식 : 1,999cc 직렬 4기통 DOHC 16밸브
보어×스트로크 : ---- mm
압축비 : ----:1
최고출력 : 150마력/
최대토크 : ----

하이브리드 시스템
전기모터 : 41마력
배터리 : 5.3Ah 270V 리튬 이온 폴리머
시스템 출력 : 191마력

트랜스미션
형식 : 6단 자동
기어비 : 4.212/2.637/1.800/1.386/1.000/0.772
최종감속비 : 3.320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파워)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디스크
타이어 : 215/55R17
구동방식 : 앞바퀴굴림

성능
0-100km/h : ---초
최고속도 : ----km/h
최소회전반경 : - m
연비 : 21.0km/리터

차량 가격
럭셔리 : 2,925만원
프레스티지 : 3,095만원
노블레스 : 3,195만원

(작성일자 : 2011년 5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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