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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아우디 A8L W12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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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1-07-12 23:54:52

본문

아우디 A8L W12는 호화 세단의 진수이다. 12기통 엔진이 올라갔다는 사실만으로도 다른 고급차와 확실한 차별화를 이룬다. 고급차 중에서 12기통 모델이 얼마나 되는지 세어 본다면 간단하게 답이 나온다. 거기다 다른 회사에는 없는 W 레이아웃을 취하고 있는 것도 특이할 부분이다. A8L W12는 쇼퍼 드리븐은 물론 직접 운전대를 잡아도 최고의 호사스러움을 누릴 수 있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Twitter / @Global_AutoNews

고급차의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다. 엔진의 크기가 그 중 하나이다. 흔히 5m 이상의 기함으로 불리는 모델은 최소 배기량이 3리터 내외, 기통수는 6개이다. 대형차로써 품위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사이즈라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엔진의 배기량과 기통수과 브랜드만큼이나 중요할 수도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대형차의 엔트리급은 보통 3리터에서 시작되고 판매도 가장 많다. 여기서 배기량이 높아지고 V8으로 넘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엔진이 커지는 만큼 여러 옵션이 늘어나고 차량 가격도 높아진다. 일반적으로 양산 고급 세단의 가장 큰 엔진은 V8이고 이 이상은 정말 흔치 않다.

12기통은 그런 의미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매우 강하다. 예전에는 12기통 세단이 좀 있었지만 지금은 독일의 단 4차종뿐이다. BMW, 벤츠, 아우디가 판매가 늘어나면서 12기통 모델을 유지할 여력이 있었던 게 주된 이유다. 그렇지 못한 회사는 일치감치 12기통 모델을 접었다.

90년대만 해도 승용 12기통 시장은 벤츠 S600과 BMW 760이 양분해 왔다. 그러다 아우디도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아우디로서는 BMW, 벤츠에 당당히 맞설 수 있고 고급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을 것이다. 판매는 많지 않지만 브랜드 이미지를 높인다는 효과도 있다.

거기다 아우디의 12기통은 V형이 아닌 W라는 독특한 레이아웃을 갖고 있다. 협각 V6를 붙여 12기통으로서는 대단히 컴팩트한 사이즈를 실현했다. A8L의 W12는 4개의 캠샤프트가 밸브와 흡배기 밸브 타이밍을 구동한다. BMW와 벤츠는 12기통도 터보로 전환했지만 폭스바겐과 아우디는 여전히 자연흡기를 고수하고 있는 것도 눈에 띄는 점이다.

신형 A8으로 넘어오면서 W12 엔진도 업그레이드 됐다. 배기량은 6리터에서 6.3리터로 늘어났고 직분사 시스템이 추가되면서 압축비도 11.0:1에서 11.8:1로 높아졌다. 출력은 500마력으로 이전보다 50마력이 상승했지만 연비는 오히려 12%가 좋아졌다. 변속기가 8단으로 업그레이드 된 것도 주된 이유 중 하나이다. 라이벌의 터보 엔진과 달리 최대 토크는 4,750 rpm이라는 고회전에서 나온다. 아우디가 W12 엔진을 계속 유지할지도 관심사다.

EXTERIOR & INTERIOR

아우디 A8의 디자인은 동급에서 가장 스포티하고 젊다. 공격적인 자세는 아우디의 최근 상승세를 반영하는 것만 같다. W12 역시 S600, 760Li보다 공격적인 스타일링이다. 겉모습만 본다면 오너 드리븐이 더 어울릴 것 같은 모양새다.

독일 세단들이 그렇듯 A8L W12 역시 12기통 모델이라는 티가 별로 나지 않는다. 그릴과 트렁크에 붙은 W12 배지로 알아챌 수 있다. 물론 최고급 모델인만큼 부분적인 디테일의 변경은 있다. 싱글 프레임 그릴의 가장 자리에는 크롬을 적용시켰고 좀 더 화려한 그래픽을 연출했다. LED 헤드램프는 외관에서 단연 돋보이는 장비이다.

차체 사이즈는 전장×전폭×전고가 각각 5,267×1,949×1,471mm, 휠베이스 3,122mm로 경쟁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760Li(5,212×1,902×1,479mm. 3,210mm), 벤츠 S600L(5,225×1,870×1,480mm, 3,165mm)에 비해 길고 폭은 가장 넓은 반면 높이는 가장 낮다. 전장과 휠베이스는 노멀 모델 대비 130mm가 늘어났다.

실내는 아우디가 할 수 있는 가장 호사스러움이 곳곳에 스며있다. 분명 일반 A8과 같은 디자인이지만 시트에 앉으면 어딘지 다른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우드와 메탈 트림 등의 고급 소재가 실내를 빼곡하게 채우고 있으며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겁다.

눈에 띄는 것은 내비게이션의 화질이다. A8L W12의 내비게이션은 사용이 쉬운 터치스크린 방식이며 화질이나 맵도 대단히 좋다. BMW나 벤츠에 비해 우위에 있는 부분이다. 모니터 하단에는 블라인드와 ESP 등의 버튼이 나열돼 있다.

독특한 모양의 기어 레버에 손목을 올리면 자연스럽게 MMI 다이얼에 손이 닿는다. 터치 패드에 적힌 1~6번에 손만 갖다 대면 미리 지정된 라디오 채널로 변경되는 것도 신선하다. 같은 방식으로 다른 기능까지 실행 가능하면 더 좋을 것 같다. 해외에는 터치 패드로 내비게이션까지 이용 가능한데 국내 모델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실내의 하이라이트는 뒷좌석이다. 우선 앞좌석과 동일한 컨트롤 패널이 적용돼 2열 승객은 차의 모든 기능을 간단하게 이용할 수 있다. 테이블도 시트 뒤와 패널 중간에 3개가 마련된다. 천정에 달린 거울은 크기도 하지만 조명이나 모양새도 고급스럽기 그지없다. 컨트롤 패널에는 헤드폰 단자도 마련된다.

2열 시트는 움직임의 폭이 상당하다. 릴랙세이션 시트로 불리는 뒷좌석은 시트는 물론 동반자석도 앞뒤로 밀 수 있어 가장 편한 자세를 만들 수 있다. 마사지 기능은 별도의 컨트롤러로 실행 가능하다. 마사지 컨트롤러조차도 디자인이 화려하다. 2열의 마사지는 4가지 모드가 제공되며 속도와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1열보다는 마사지 정도가 조금 약하다. 트렁크 용량은 차체 사이즈에 비해 작은 510리터이다. 커다란 냉장고 적용으로 인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POWERTRAIN & IMPRESSION

파워트레인은 500마력(63.8kg.m)의 힘을 내는 6.3리터 W12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이다. 내부적인 개선을 통해 구형 대비 출력과 토크는 물론 연비까지 향상시켰다. 엔진과 변속기 모두 가장 값비싼 유닛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A8L W12는 A8 중에서 가장 힘세고 빠른 차지만 실질적으로는 가장 천천히 달리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 A8의 500마력은 강력한 동력 성능보다는 존재감 그 자체이다. 8단으로 100km/h를 달리면 회전수는 1,500 rpm에 불과하고 엔진은 존재감이 사라진다. 엔진이 움직이는 게 실감나지 않을 정도로 실내는 정숙하다.

하지만 가속 페달에 약간만 힘을 주면 즉각적으로 큰 힘이 나온다. 엔진과 변속기가 업그레이드되긴 했지만 구형과는 딴판으로 빠르다. 0→100km/h 가속 시간이 4.7초로 빨라지긴 했지만 주행 질감이 상당히 다르다. 가속 페달을 약하게 밟아도 속도가 붙는 게 장난이 아니다. 구형은 출력에 비해 동력 성능이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았다.

좋은 차가 보통 그렇긴 하지만 A8L W12는 속도감이 없다. 0→100km/h 가속 4.7초인 것을 감안하면 순발력이 밋밋하다. 하지만 속도계의 바늘은 빠르게 치고 올라간다. 200km/h를 넘는 일이 너무나도 간단하다.

1~4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각각 60, 90, 135, 170km/h이다. 언제 변속이 되는지 알아차리기 힘들 정도로 부드럽고 빠르게 가속된다. 5단으로 200km/h를 찍고 6단으로는 5천 rpm 이전에 210km/h 속도 제한에 걸린다. 엔진의 출력은 둘째치고 차의 안정감을 감안하면 제한 속도는 턱없이 낮다.

고속에서의 안정감은 그야말로 탁월하다. 200km/h를 달려도 회전수는 3천 rpm 정도이며 높은 속도로 크루징하기에는 최고의 성격이다. 고속 주행 시 차체는 노면을 찍듯이 누르고 스티어링을 통한 느낌에서도 안정감이 넘친다. 다른 A8에 비해 서스펜션의 컴포트와 다이내믹의 차이는 크지 않은 편이다.

차의 성격을 감안해 하체는 기존의 A8보다 약간 부드러운 편이다. 노면의 충격을 남김없이 흡수하고 여진이 많지 않다. 조향 특성은 거의 뉴트럴 스티어를 유지하며 ESP의 개입은 약간 빠른 편이다. 제동 시 브레이크의 성능은 물론 좌우 밸런스도 일품이다.

요즘처럼 연비에 죽고 사는 시대에 12기통 엔진이 갖는 희소성은 더욱 커진다.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이라 보기도 힘들다. 그만큼 A8L W12는 비현실적인 차이며 극소수를 위한 모델이다. 일반적인 시각에서는 접근하기 힘든 모델이란 뜻이다. 기술력을 떠나 이런 차를 선뜻 개발해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우디가 갖는 위치를 대변한다고도 볼 수 있다.

주요제원 아우디 A8L W12 콰트로

크기
전장×전폭×전고 : 5,267×1,949×1,471mm
휠베이스 : 3,122mm
트레드 (앞/뒤) : 1,644/1,635mm
최저 지상고 : --
차체 중량 : --
트렁크 용량 : 510리터
연료탱크 용량 : 90리터

엔진
형식 : 6,300cc W12 가솔린 직분사
최고출력 : 500마력/6,200 rpm
최대토크 : 63.8kg.m/4,750 rpm
보어×스트로크 : 86.0×90.4mm
압축비 : 11.8:1

섀시
구동방식 : AWD
서스펜션 앞/뒤 : 5링크/더블 위시본
브레이크 (앞/뒤) : V 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타이어 : 255/45R/19

변속기
형식 : 8단 자동
기어비 : 4.714/3.143/2.106/1.667/1.285/1.000/0.839/0.667
최종감속비 : 3.204

성능
0-100km/h 가속 : 4.7초
최고속도 : 210km/h(속도 제한)
최소회전반경 : --
연비 : --

시판 가격
2억 5,800만원(부가세 포함)
(작성일자 : 2011년 6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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