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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석 | 르노 삼성 뉴 SM7 RE35 남해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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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1-08-02 06:3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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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의 플래그십 SM7의 2세대 모델을 시승했다. SM5가 그렇듯이 레볼루션이다. 완전히 새로운 컨셉으로의 변신이 포인트다. 외관상 5와 7이 비슷했던 선대와는 달리 뚜렷이 차별화됐다. 전체적인 모델의 성격은 ‘엘레강스’를 주제로 한 디자인과 ‘컴포트’에 비중을 둔 인테리어와 주행성을 내 세우고 있다. 뉴 SM7 RE35의 남해 일대에서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박기돈(RPM9 실장)
Twitter / @Global_AutoNews

수많은 모델들이 경쟁하는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여전히 아이덴티티다. 내 세울 수 있는 나만의 그 무엇이 있어야 한다. 개발자들이 눈만 뜨면 고민하는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얘기이다. 그러나 그것만큼 어려운 것이 없다. 모든 브랜드들이 모든 면에서 다른 브랜드보다 앞선다고 주장하고 있다. 좋게 표현하면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지만 반면 브랜드의 독자성은 그만큼 희석될 수밖에 없다. BMW가 ‘달리는 즐거움’을 내 세워 성공하자 프리미엄, 양산 가릴 것 없이 모든 브랜드들이 따라 하고 있다. 볼보가 안전이라는 이미지로 강한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자 모든 메이커들이 안전에 투자했다. 토요타가 프리우스로 친환경 메이커 이미지 구축에 성공하자 모든 브랜드들도 거기에 동참하고 있다.

적어도 이 정도의 설명을 부담없이 받아 들이는 소비자는 마케팅의 분류상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차에 대한 관점이 확실하고 자신은 어떤 차이점 때문에 이 차를 구입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가능한 부류를 말한다. 하지만 시장에는 실용주의자도 있고 기회주의자나 냉소주의자도 있다. 더 나아가 브랜드 로열리스트들도 존재한다. 가장 많은 것은 아무리 설명해도 이해하지 못하는 부류이다. 그들도 브랜드 충성도가 높을 수가 있지만 진정한 브랜드 마니아로는 분류하지 않는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브랜드만으로 구입하는 유저가 여전히 존재하지만 최근 들어 품질과 성능이 비슷해지고 차별화 포인트가 약해지면서 충성도가 높은 유저들의 수는 줄어 들고 있다고 마케팅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그런 유저들을 잡기 위해 개발자들은 잠을 자지 않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조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모두가 ‘최고’를 추구하다 보니 결국에는 내용이 비슷해져 버린다. 그래도 아직은 브랜드의 DNA를 내 세우며 독창성을 주장하고 있고 아직까지는 먹혀 들고 있다.

그것을 표현하는 가장 첫 번째 방법이 디자인이다. 오늘날 자동차 디자인의 트렌드는 ‘공격적인(Aggressive)’ 형상이다. 전체적인 비율에서 스포츠카의 전형을 따르고 강한 라인을 동원해 강력한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한 단계 더 나아가 확실하게 ‘튀는’ 디자인을 내 세워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그런 전략은 분명 시장에 강한 인상을 남기고 인구에 회자되며 브랜드 가치 상승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다.

하지만 다른 차원에서 보면 그런 트렌드가 곧 정답은 아니다. 역동적인 주행성을 전면에 내 세우는 BMW의 이미지가 강력한 것은 사실이다. 그 안에 담겨 있는 내용도 분명 한 수 위다. 하지만 BMW의 연간 판매대수는 150만대 수준이다. 그에 반해 언제나 변함없는 보편성을 추구하는 차만들기를 하고 있는 토요타와 폭스바겐, GM, 포드, 현대기아 등은 BMW나 아우디, 메르세데스 벤츠보다 훨씬 많은 판매대수를 보이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충성도가 높은 유저를 확보하고 있는 반면 양산 브랜드들은 그보다는 무난함을 원하는 유저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은 프리미엄 브랜드는 아니다. 양산 브랜드에 속하지만 볼륨의 한계 때문에 니치 브랜드로 분류할 수 있다. 그럴 경우에는 좀 더 확실한 자신만의 색깔이 필요하다.

뉴 SM5와 SM7은 그런 차별화를 위한 고집이 보인다. ‘공격적인’ 디자인이 대세인 트렌드에서 ‘우아함(Elegance)’을 주제로 한 감성 디자인을 내 세우고 있다. 아우디의 라인업과 기아 K5 등에서 볼 수 있는 특성을 살리고 있는 것이다. YF쏘나타나 그랜저처럼 강한 선을 사용해 한 눈에 들어 오는 디자인을 지향하기보다는 전체적인 균형을 바탕으로 절제된 맛을 살리고 있다.

르노삼성측은 그것을 ‘심플하고 명쾌하다.’고 표현하고 있다. 굳이 빈 공간을 채우려 하는 조급증을 보이기 보다는 간결하고 절제된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르노삼성은 미래의 디자인 방향성을 가장 정확히 보여 주는 모델이 뉴 SM7이라고 말하고 있다.

다른 표현으로 하자면 타겟 마켓층의 폭을 더 넓게 잡았다는 말도 된다. 강렬한 선과 면의 사용은 시선을 끌기에는 좋은 소구이지만 생명력이 길지 못하다는 것은 변함없는 정설이다. 르노삼성은 그들의 플래그십 SM7이 준대형이라는 세그먼트가 속한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 들여지기를 바라는지 스타일링으로 그렇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뉴 SM7은 SM5와 마찬가지로 르노그룹의 D플랫폼을 베이스로 하고 있다. 추구하는 방향성은 ‘유러피언 프레스티지.’ 이 표현은 수많은 메이커들이 즐겨 사용해 온 것이다. 정확하게 유러피언이 어떤 것을 말하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좀 더 명확한 성격규정이 필요한 대목이다.

Exterior

뉴 SM7의 디자인 컨셉은 엘레강스(Elenance)이다. 공격적인(Aggressive) 디자인에 대한 상대적인 개념이다.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면 그랜저와 정반대의 방향성이다. 전체적인 디자인 언어는 르노삼성 라인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SM5와는 달리 부분적인 그래픽으로 공격적인 이미지와 완고한 자세도 살리고 있다. 프론트 모노 프레임 라디에이터 그릴이 공격성을 살리고 있다. 입을 크게 벌리고 고함을 치는듯한 이미지이다. 처음 등장했을 때만해도 크다는 느낌이었던 모노 프레임 그릴도 이제는 여러 메이커들의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익숙해 진 상태이다. 그래서 SM7이 공격적으로 보이게 하는데는 일조를 하고 있다.

SM7의 모노 프레임은 아우디의 그것과는 조금 다르다. 보닛 선단에 크롬 도금 바를 설계해 또 다른 엑센트로 사용하고 있다. 그릴을 중심으로 헤드램프까지 이어져 비중이 적지 않다. 전면에서 보았을 때는 크게 거슬리지 않지만 측면에서 보면 보닛 후드의 라인이 앞쪽으로 흐르다가 걸리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코가 돌출되어 보인다.

측면의 실루엣은 경쟁차량과 한눈에 구분된다. 전체적으로 그린 하우스 비율이 적다. 과거에는 스포츠 세단의 비율이었지만 최근에는 패밀리 세단에도 다용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긴 프론트 오버행이 전체적인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은 SM5와 같다. 다만 트렁크 리드가 아닌 테일램프쪽으로 고개를 숙인 캐릭터라인의 차이로 인해 전체적인 분위기는 상대적으로 완고해 보인다. 루프 라인으로부터 C필러를 통해 트렁크 리드까지 이어지는 선이 아주 매끄럽다. 기하학적인 형상의 투 톤 알루미늄 휠은 완고함보다는 역동성을 살리는 소구이다. 도어 패널 등 넓은 공간에 굳이 무언가를 집어 넣으려는 조급증을 보이지 않는 것이 포인트다.

리어에서는 앞쪽 라디에이터 그릴 위의 크롬 도금 바가 그대로 적용되어 있다. 차체의 폭을 넓어 보이게 하는 수법으로 사용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비스듬한 그래픽의 작은 LED 테일 램프로 인해 그 효과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다. 컨셉트카에서 보여 주었던 컴비네이션 램프가 더 좋지 않을까 싶다. 정리되어 보이는 것은 맞지만 큰 것만을 좋아하는 한국의 유저들에게는 어떻게 받아 들여질지 궁금하다. 범퍼 아래 듀얼 트윈 머플러를 채용하고 있다. 차별화를 위한 소구인데 브랜드 마니아들에게는 먹힐 수 있는 장식이다.

차체 크기는 전장×전폭×전고는 4,995×1,870×1,480mm, 휠 베이스 2,810mm. 그랜저 5G는 4,910×1,860×1,470mm, 2,845mm이므로 비교가 될 것이다.

Interior

인테리어 디자인의 주제는 ‘럭셔리한 거실’과 ‘정갈한 서재’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고. 화려하다는 것을 그렇게 표현하고 있다. 르노의 전위적인 분위기나 닛산의 고집스러운 디테일을 더 이상 찾아 볼 수 없다는 점도 마찬가지이다. 운전석에 앉으면 넓이가 우선 와 닿는다. 한국시장에서 먹히기 위해서는 크기와 넓이는 기본 조건이다. 도어 트림은 베이스 모델인 라구나의 것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

대시보드의 그래픽은 SM5에 비해 한 걸음 더 차별화를 추구했다. 사실 90년대 르노의 인테리어를 경험했던 사람이라면 지금의 디자인이 르노의 것이라고 구별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글로벌화가 진행되어있다. 계기판과 AV 모니터를 더블 패널 형태로 하고 있는 것은 그대로인데 위쪽의 커버의 라인을 곡선에서 완만한 직선에 가깝게 바꾸어 품위를 살렸다. 대시보드의 플라스틱 재질이 SM5에 비해 한 단계 높아진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블랙 컬러를 바탕으로 크롬 도금 엑센트를 사용해 고급감을 살리려는 터치는 SM5와크게 다르지 않다. 센터페시아 좌우의 기둥을 모니터 부분까지 확대한 것이 더 커 보이게 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키레스 시동 버튼이 센터 페시아 안으로 들어와 있는 것도 보인다.

SM5서부터 채용한 ‘퍼퓸 디퓨저’, ‘2 모드 삼성 플라즈마 이오나이저’ , 보스 사운드 시스템 및 알카미스 입체 음향 등으로 웰빙(Welbeing)이미지를 형상화한 것은 르노삼성이 내 세우는 세일즈 포인트다. 스피커를 12개로 늘린 것도 눈에 띈다. 에어컨 컨트롤 패널 가운데에 SOFT, AUTO, FAST라는 버튼이 눈길을 끈다. 온도 통풍 패턴과 바람 세기를 조절해 주는 기능으로 국내 최초의 장비다.

수동 틸팅 & 텔레스코픽 기능이 있는 직경이 시각적으로 작아 보이는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SM5와 같다. 스포크 부분에 라구나에 채용되어 있는 버튼이 추가됐다. SM5에서는 칼럼 오른쪽에 배치되어 작동이 헷갈린다고 지적했었다. 그 안으로 보이는 계기판은 좌우 엔진회전계와 속도계를 큼지막하게 배열하고 있다. 트림컴퓨터 디스플레이 창이 가운데 있다. 각종 디지털 감각의 그래픽을 다용하는 오늘날의 모델들에 비하면 단순한 처리이다. 칼럼 부분에 패들 시프트 레버가 설계되어 있는데 기능성을 좀 더 고려했으면 싶다.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면서 레버를 동시에 조작하는 것이 여의치 않다.

실렉터 레버 주변의 처리는 기본적으로 SM5와 같다. 시트 히팅 버튼도 여전히 시트 쿠션 왼쪽에 별도로 설계했다. 복잡해 보일지 아니면 편의장비가 많아 보일지는 소비자들이 평가할 부분이지만 글로벌화와는 거리가 있다. 레버 뒤쪽에는 조이스틱 타입의 내비게이션 조절 패널이 있다. 있어 보이고자 하는 의도로 보인다. 터치 스크린 방식으로도 조작이 가능하다. 이를 포함해 대시보드 위쪽 등은 르노 라구나의 것을 옮겨 온 것이다.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앞쪽에 스포츠 모드와 햇빛가리개 등 편의 장비 버튼이 추가되어 있다.

시트는 5인승.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전동 조절식이다. 우선은 시승차의 나파 가죽 시트의 컬러가 눈에 들어 온다. SM5와 마찬가지로 국내 동급 최초로 운전석 전동조절 마사지 시트를 채용한 것이 눈길을 끈다. 2단계 진동으로 작동 시간은 10분. 그대로 두면 2초 후 다시 작동된다. 그보다 SM7만의 장비는 항공기 타입의 헤드레스트. 머리를 기대고 좌우 부분을 누르면 움직이지 않도록 지지해 준다. 시트의 착좌감은 부드럽다. 지지성도 충분하다.

리어 시트는 폴딩이 되지 않는다. 신장이 170cm인 필자가 앉으면 머리공간은 주먹 하나가 빠듯하게 들어간다. 기존 모델보다는 커졌지만 주먹 하나는 넉넉하게 들어가는 것이 추세다. 넓이는 여유가 있다. 무릎 공간이 선대 모델에 비해 70mm나 증대됐다. 실내장이 1,870mm로 선대 모델에 비해 85mm나 확대됐기 때문이다.

앞좌석과 별도로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뒷좌석 독립 풀 오토 에어컨 기능이 있다. 센터 암 레스트에 두 개의 컵 홀더와 별도의 수납함이 있다. 별도의 컨트롤 패널로 조수석 시트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센터 콘솔박스, 도어 포켓, 글로브 박스는 SUV부럽지 않은 수납공간을 갖추고 있다. 글로브 박스는 꾀나 크다. 트렁크도 차체의 프로포션에서 상상했던 것보다 길고 크다. 개방감을 위해 앞뒤 독립 형태의 파노라마 선루프가 설정되어 있다. 뒤쪽은 커버만 수동으로 열도록 되어 있다.

Powertrain & Impression

뉴 SM7에 탑재되는 엔진은 닛산제 VQ25와 VQ35 두 가지. 전자는 2,495cc V6 DOHC로 최고출력 190ps/6,000rpm, 최대토크 24.8kgm/4,400rpm을 발휘한다. 시승차는 VQ35 사양으로 3,498cc V6 DOHC로 258ps/6,000rpm, 33.7kgm/4,400rpm의 성능을 낸다.

직접적인 경쟁 모델을 표방하고 있는 현대 그랜저 HG300의 3.0리터 직분 엔진이 최고출력 270마력/6,400rpm, 최대토크 31.6kg.m/5,300이므로 절대 수치에서 밀린다. 닛산 3.5리터 엔진은 푸가에서는 280ps를, 맥시마에서는 290ps를 낸다. 고성능 버전이 있는데도 그 중 낮은 것을 들여온 것은 르노삼성의 고집이다. 대신 연비는 동급 최고라고 주장한다.

현대기아가 직분사와 터보차저를 속속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르노삼성의 엔진들은 다운사이징의 트렌드를 따르지 않고 있다. 그것은 일본 메이커들의 사고방식에 기인한다. 직분 터보는 유럽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세계적인 추세는 아니다. 엔지니어들의 접근 방식의 차이에 따라 결과물도 다르게 나타난다. 물론 그에 대한 시장 반응까지도 책임을 져야겠지만.

르노삼성측은 언제나 그렇듯이 실용영역에서의 실용 영역에서 필요충분한 성능을 발휘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보다는 전체적인 균형을 맞추기 위해 다른 부분에 더 많은 투자를 했다는 것이다. 정숙성이라든지 안락성을 기본으로 하는 쾌적성 중시의 차라는 것을 그렇게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마케팅 현장에서는 그런 ‘실용성’보다는 직접 비교할 수 있는 발표된 수치에 더 집중하는 것이 현실이다.

트랜스미션은 6단 AT 한 가지. 같은 엔진이라도 미국에서 판매되는 알티마는 수동과 CVT를 조합한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800rpm 전후. 레드존은 6,400rpm부터. 풀 가속을 하면 6,000rpm 직전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60km/h에서 2단, 90km/h에서 3단, 140km/h에서 4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르노삼성의 파워트레인 조합이 그렇듯이 발진 가속은 폭발적이지는 않다. 매끄럽게 전진하며 여유있는 달리기 특성을 보여 준다. 3.5리터라는 배기량 때문에 펀치력을 기대했었으나 강력한 맛을 내지는 않는다. 부족하다기보다는 상대적인 감각일 것이다. 엑셀러레이터의 특성도 같다. 즉답식은 아니다. 그렇다고 뜸을 들이는 것도 아니다.

다시 오른발에 힘을 주면 속도계의 바늘 일정한 톤으로 끌어 올린다. 언제나 그렇듯이 초고속역에서 당기는 맛이 조금은 아쉽다. 엔진사운드의 톤은 일정하다. 엔진 자체의 소음과 차음 대책은 평가할만하다. 차체 각부에 흡차음제를 사용하고 있다.

이런 특성은 르노삼성 엔지니어들의 고집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고성능 버전이 없는 것도 아니고 이 가격대라면 충분히 다른 조합도 가능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 르노삼성 개발진들은 폭발적인 가속감보다는 패밀리 세단의 성격상 전체적인 밸런스를 중시한다. 절대성능과 예민한 응답성 등 절대 성능은 약간 양보하더라도 실용 영역에서 운전자의 스트레스를 줄여주고자 한다는 자세를 말하는 것이다. 실제로 필자처럼 시승을 하고 평가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런 감각적인 측면의 애매한 표현보다는 손에 잡히는 수치의 비교를 주로 한다. 때문에 실제 유저들의 느낌과는 괴리가 있을 수 있다. 일반 유저들이 SM3나 SM5의 파워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하는 경우는 별로 접하지 못했다.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패들 시프트와 스포츠 모드의 반응이다. 패들 시프트 레버의 위치도 지적했지만 변속 반응이 굼뜨다. 사실 필자도 실용 운전에서 패들 시프트를 별로 사용하지 않는 편에 속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채용했으면 적극적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운전자를 위한 배려는 필요하다. 스포츠 모드를 중심으로 하는 반응도 그렇다. D 모드에서는 킥 다운이 되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 가속감을 높이고 싶으면 스포츠 모드 버튼을 누르고 해야 한다. 이 대목도 시승기에서는 지적할 수 있는 내용이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 댐핑 스트로크의 특성은 선대 모델에 비해 조금은 짧아진 느낌이다. 부드러운 승차감을 추구하는 것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노면의 정보는 제법 읽어 낸다. 다만 선대 모델에 비해 롤 각이 훨씬 억제 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운전특성 때문에 느끼지 못할 수 있으나 와인딩이 연속되는 도로에서 좌우 쏠림이 상당히 억제되어 있다. 특히 조수석에 앉아 보면 상체의 쏠림이 의외로 적다는 것에 놀란다. 댐퍼는 SM5와 같지만 스프링 용량을 키웠을 수 있다.

록 투 록 2.8회전의 스티어링을 중심으로 한 핸들링 특성은 뉴트롤에 가깝다. SM5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응답성이 날카롭다. 헤어핀을 공략할 때는 차체의 무게를 의식하는 정도도 줄었다. 와인딩 로드를 공략할 때의 특성 역시 르노삼성 엔지니어들의 고집이 그대로 보인다. 핸들링 성능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르노삼성 엔지니어들의 고집이 여기서도 드러난다.

일반 유저들이 패밀리 세단으로 사용하길 바라는 차는 그런 관점에 포인트를 맞추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뉴 SM7는 르노삼성의 모델들이 그렇듯이 ‘컴포트(Comfort)’ 방점을 찍고 있다. 안락성과 쾌적성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바탕으로 세련된 거동을 추구하고 있다. 토요타가 안락성과 쾌적성을 원하는 유저가 더 많다는 고집을 꺾지 않는 것과 같은 맥락일 수도 있다. 메이커의 입장에서는 시장과의 대화를 통해서 실제 유저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렇게 판단했다고 할 수 있다.

미디어를 통해 시승기를 쓰는 사람들은 수준의 차이는 있겠지만 전문가로 분류될 수 있다. 그들이 얼마나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지는 별도로 하고 대부분은 좀 더 가혹한 조건에서의 느낌을 전달하려 한다. 좀 더 깐깐하게 평가한다는 얘기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마치 레이서가 운전하듯이 오버하기도 한다. 그래서 시승기에 대한 오해가 많은 것이 우리 미디어의 현실이다.

그런 반면 운전 면허가 없어도 시승기는 쓸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이도 있고 실제로 그런 일도 있다.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의견 개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환경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지만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느냐는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그래서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는 오늘날 똑똑한 소비자들은 자신들만의 주관적 시각으로 각색한 제품 평가를 더 이상 참고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는지 모른다. 필자와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깊이 반성해야 하는 대목이다.

안전장비면에서는 프론트 듀얼 스테이지 스마트 에어백을 비롯해 측면, 사이드 커튼 타입 에어백, EBD ABS를 비롯해 ESP 등이 만재되어 있다. SM5에서부투 알루미늄 후드를 채용해 보행자 충격시 충돌 분산을 통해 상해를 경감하고자 하는 기술도 채용하고 있다.

전체적인 측면에서 뉴 SM7은 현대 그랜저와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내용을 하고 있다. 뚜렷이 구분되는 스타일링 디자인과 주행성에 대한 성격 대비가 장점일 수도 있다. 워낙에 쏠림이 강하고 ‘다름(Different)’를 인정하기 어려운 분위기이기는 하지만 이제 점차 달라지고 있다. 우아한 스타일링과 매끄러운 주행 특성을 선호하는 유저라면 SM7을 추천할만하다.

주요제원 르노삼성 뉴 SM7

크기
전장×전폭×전고 전고 : 4,995×1,870×1,480mm
휠 베이스 2,810mm.
트레드 앞/뒤 : 1,565/1,565mm
차량 중량 : ----kg
트렁크용량 : ---- 리터

엔진
형식 : 3,498cc V6 DOHC
최고출력 : 258ps/6,000rpm,
최대토크 : , 33.7kgm/4,400rpm
보어×스트로크 : ---mm
압축비 : ---

트랜스미션
트랜스미션 : 6단 AT
기어비/후진 : -----
최종감속비 : -----

섀시
서스펜션 : 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 앞/뒤 V. 디스크/디스크
스티어링 : 랙& 피니언
타이어 앞/뒤: 225/45R18(옵션 225/50R17)
구동방식 : FF

성능
0-100km/h : NA
최고속도 : NA
최소회전반경 : NA
연비: 12.1km/리터
연료탱크 용량 : --- 리터

시판 가격
RE25
RE35

(작성일자 : 2011년 7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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