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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뉴 X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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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5-10-25 07: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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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7일 영국 버밍햄 브롬위치(Bromwich)에 있는 재규어의 알루미늄 차량 전용 생산공장에서 차세대 XK에 대한 테크니컬 세미나가 있었다. 재규어는 그 동안과는 달리 전 세계 자동차 전문기자들을 초청해 그들이 추구하고 있는 제품 컨셉의 전체적인 방향과 신 제품에 투입된 기술적인 특징들을 자세히 소개했다. 더불어 럭셔리 GT스포츠카의 리더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자 하는 의도로 실시된 테크니컬 세미나에 참여해 얻은 정보를 중심으로 뉴 XK의 면모를 소개한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재규어 코리아

재규어라는 브랜드가 오늘날과 같은 강한 아이덴티티를 갖게 된 것은 바로 이 XK 시리즈로 인한 것이다. 1948년 XK120이라는 GT스포츠카를 선보이며 흔히 말하는 정통 스파르탄 스포츠와는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정통 스포츠카란 달리기를 위해서 다른 것은 포기한다는 것으로 1990년대 초까지도 통용되던 개념이었으나 재규어는 50여년 전부터 고급 세단과 같은 정숙성, 매끄러운 주행성 등을 추구하며 힘이 약한 여성도 다루기 쉬운 자동차라는 개념의 소위 말하는 GT스포츠카의 장르를 개척한 것이다.
다른 표현으로 하자면 포르쉐나 페라리처럼 자동차가 운전자를 선택한다는 스파르탄 감각의 스포츠카가 아닌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모델이 재규어가 생각하는 스포츠카의 개념이라는 것이다.
물론 그로 인해 성능에서 뒤진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XK120은 실버스톤 레이스에서의 1, 2위 독점, 르망 내구 레이스에서의 우승 등으로 특히 미국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이 XK120은 1961년 역시 GT카의 성격이 짙은 E타입으로 진화했으며 1965년에는 배기량을 4,235cc로 확대하고 2+2인승 쿠페도 추가되었다. 이어서 V12기통 엔진을 탑재한 3세대 E타입의 등장도 주목을 끌었다. 다시 1975년 9월 XJS로 차명을 바꾼 쿠페 버전이, 한참 뒤인 1988년에는 V12 6.0리터 엔진을 탑재한 XJS컨버터블이 등장했다.
그리고 1996년 완전한 변신과 동시에 차명도 다시 XK를 살려냈고 이번에 재규어의 알루미늄 보디 기술을 더욱 발전시킨 모델이 등장한 것이다. 물론 뉴 XK에 대한 컨셉은 2005년 1월 디트로이트쇼에 컨셉트카 어드밴스드 라이트웨이트 쿠페를 통해 우리에게 알려져 있다.
선대 XK에서도 경량화와 고성능화에 높은 비중을 두었던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이번에는 재규어의 플래그십 세단인 XJ시리즈에 채용한 알루미늄 기술을 한층 진보시켜 적용하고 있다.
경량화와 고성능화에 못지 않게 중시하고 있는 것은 역시 스포츠카의 GT화, 영국적 아이덴티티를 추구하고 있는 것은 변함이 없다. 럭셔리 스포츠카의 선구자다움을 그대로 살리고 있다는 얘기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쿠페와 컨버터블을 동시에 개발했지만 처음부터 컨버터블 모델을 위한 설계를 통해 달리기 성능을 강조하고자 했다는 점이다. 그러면서도 선대 모델에 비해 강성이 31%나 향상되었으며 중량 대비 출력비도 10%나 강화되었다.
뉴 XK가 경쟁 상대로 표방하고 있는 모델은 메르세데스 벤츠 SL시리즈와 BMW 645시리즈 등이다.

Exterior

올 가을 프랑크푸르트쇼와 동경모터쇼를 통해 나타난 가장 큰 특징은 시장의 세분화라는 점일 것이다. 세그먼트의 세분화에 더해 지역적인 색채가 더 강해지고 있다. 그래서 자동차회사들은 그런 세분화된 지역과 세그먼트에 맞는 자동차를 개발해 공급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양산차 메이커들은 특히 이런 점에서 현지화를 통한 글로벌화가 급선무이다. 아이덴티티가 강하지 않은 모델로서 현지화를 하지 못한다면 시장 침투가 쉽지 않다는 얘기이다.
하지만 재규어와 같은 아이덴티티가 강한 니치 브랜드들의 경우는 세계 시장을 하나로 보고 그들이 갖고 있는 독자적인 세그먼트를 더욱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것은 500만대 이상을 판매하는 메이커와 연간 15만대 수준의 자동차회사가 갈 길이 같지 않다는 것을 말한다.
재규어는 포드 산하로 들어가면서 S타입과 X타입 등으로 글로벌화를 추구하다가 다시 플래그십 모델인 현행 XJ에서는 재규어만의 아이덴티티를 더 강조하는 쪽으로 방향을 설정했다. 그리고 재규어의 성격을 가장 잘 나타낸다고 할 수 있는 XK에서도 그런 점을 더욱 강조하는 전략을 택했다.
재규어다움이란 “초 고급감이나 초 고성능보다는 그 취향의 독특함, 추상적인 감각, 탔을 때 느끼는 우아한 자세, 그리고 조금은 거만한 듯한 귀족풍의 맛을 표방하는… 그런 타입의 브랜드다.” 때문에 재규어 XK8을 처음 본 사람들은 ‘강인함이라든가 민첩성을 우선 연상하는 자세’가 아니라 ‘우아하다’라는 단어를 가장 먼저 떠 올린다.
뉴 XK의 외관에서 느끼는 것은 그런 재규어다움의 획기적인 변신을 추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앞뒤 오버행이 선대 모델에 비해 짧아져 이상적인 프로포션을 추구하고 있지만 분위기는 그대로 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재규어의 디자인 수장인 이안 칼럼(Ian Callum)은 “뉴 XK는 보는 각도에 따라 각기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실제 크기는 더 커졌음에도 시각적으로는 더 작아 보인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거대한 타이어다. 20인치 휠에 장착된 타이어로 인해 전체적인 성격이 달리기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음을 표현하고 있다. 그러니까 아름다운 스포츠카, 럭셔리 스포츠카라는 본질을 살리면서 주행성에 한층 비중을 두고 있다는 것을 타이어로 주장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여기에 프론트 라디에이터 그릴도 기능성에 더 높은 비중을 두어 에어 인테이크로서의 역할을 더욱 충실히 하고자 하고 있다.
프론트 헤드램프 가운데 부분에서 시작된 매끈한 라인은 프론트 펜터를 지나 리어 펜더에서 볼륨감을 강조하다가 다시 범퍼쪽으로 크게 각을 이루며 가운데로 모아지는 라인에서 절정을 이룬다. 헤드램프는 바이 제논 타입으로 액티브 라이팅 기능도 채용하고 있다.
이안 칼럼은 “재규어의 본질은 존재감, 아름다움, 프로포션, 단순함, 순수함이다. 모든 자동차들이 중시 여기는 포인트이지만 재규어에 있어서 그 비중은 훨씬 크다는 얘기이다.” 라며 재규어다움에 더 높은 비중을 두어 아이덴티티를 더 살리고자 했다며 이 라인에 대해 설명한다.
세 겹으로 접어져 트렁크 앞쪽에 수납되는 컨버터블의 루프는 18초 만에 작동이 완료된다. 특히 수납공간의 침입을 최소화해 트렁크 공간을 최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Interior

인테리어에서는 익테리어와는 달리 변화의 폭이 훨씬 크게 느껴진다. 무엇보다 그 동안의 재규어의 모델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클래식하다거나 우아하다는 표현을 더 이상 쓸 수 없을 정도로 현대적인 감각으로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특히 우드와 알루미늄 등 네 개의 트림이 설정되어 있는데 알루미늄 트림의 경우는 재규어가 표현하는 고급감에서도 이제는 시대적인 흐름을 무시할 수 없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필자의 입장에서는 첨단 테크놀러지나 편의장비를 갖추고도 심플한 대시보드 디자인과 사용하기 쉬운 구성을 강조하는 편인데 뉴 XK는 스포츠카 마니아들의 이런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보다는 럭셔리 스포츠카의 장르를 찾는 구매자의 연령층이 낮아지고 있는 시대적인 흐름을 따른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어떤 경우든지 반드시 어떤 것만이 옳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특히 선호의 차이에 대해서는 그렇다. 이럴 경우 얼마나 시장을 잘 읽어내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
뉴 XK의 인테리어는 그런 점에서 시장의 니즈에 부응하고자 하는 흔적이 충분히 묻어난다. 특히 천연 가죽을 다용한 것이라든지, 실제 나무를 사용한 우드 트림 등에서 재규어가 주장하고자 하는 럭셔리 스포츠 감각을 느낄 수 있으면서 그 터치와 감각은 신세대를 지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가끔씩 영국차에서 나타나는 이해할 수 없는 버튼의 배열 등도 뉴 XK에서는 더 이상 찾아 볼 수 없다.
계기판의 경우도 두 개의 큰 클러스터와 가운데 트립 컴퓨터 디스플레이 등으로 단순화하면서도 갖추어야 할 것은 모두 갖추고 있다.
그렇다고 그저 단순하다고만은 할 수 없을 것 같다. 센터 페시아의 경우 맨 위쪽 터치 스크린 기능의 7인치 모니터를 통해 보거나 이용할 수 있는 것은 BMW iDrive의 것과 다르지 않으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한다는 재규어식의 사용법을 채용하고 있다. 지난번 메르세데스 벤츠 뉴 S클래스의 커맨드와 함께 재규어의 이 시스템도 앞으로는 많은 이야기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시퀀셜 타입의 6단 AT의 실렉트 레버를 위한 게이트는 역 L자 모양으로 보이는 재규어 특유의 J게이트. 그 뒤쪽에 주차 브레이크 버튼은 스마트 키 시스템의 시동 버튼과 함께 뉴 XK의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물론 길어진 휠 베이스로 인해 더 넓어진 실내 공간도 뉴 XK의 빼 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선대 모델의 휠 베이스는 2,588mm였고 뉴 XK는 2,752mm로 164mm가 길어졌지만 전장은 4,776mm에서 4791mm로 15mm만 길어졌다.

Powertrain & Safety Features

뉴 XK 에 탑재되는 엔진은 기존 모델과 같은 4,196cc V8 DOHC 4밸브 300ps/6,000rpm으로 같다. 다만 트랜스미션이 6단 자동변속기에서 시퀀셜 타입으로 바뀌었다. 이 새로운 기어박스는 Manual, Sport Auto, Drive 등 세가지 모드를 설정하고 있으며 스티어링 휠에 있는 패들로도 변속을 할 수 있다.
브레이크 시스템도 완전히 새로 개발한 것으로 그 성능에 대해서는 독일 뉘르부르크링 테스트 코스에서 이미 확실하게 입증되었다고 한다.
뉴 XK에 채용된 기술적 특징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알루미늄 보디. 가장 강조된 것은 물론 경량화. 특히 스팟 용접을 5,000군데 이상하는 강철제 보디와 달리 2,426곳의 리벳 접합 기술은 알루미늄 보디의 선구자인 재규어의 진보성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로 인해 안전성은 물론이고 동력 성능, NVH 등에서 한 차원 향상된 성능을 보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컨버터블을 우선시한 차체 설계와 알루미늄 모노코크 보디를 더욱 견고하게 해 강성을 확보하기 위한 다이 캐스트 부품 사용의 확대, 그를 통한 NVH성능의 개선 등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특히 앞 뒤와 측면 각 방향에서의 충돌에 대비한 보디의 충격 흡수 및 탑승자 공간 보호 시스템에 대한 설계의 고도화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물론 컨버터블의 경우 평상시에는 숨겨져 있다가 사고 시에 돌출되는 롤 오버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다.
안전장비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세계 최초로 실차에 적용했다고 하는 탑승자 충격저감 시스템이다. 중 저속에서 횡단보도를 건너가던 보행자에게 충격이 가해져 보닛 위로 보행자가 튕겨 올라왔을 때 센서를 통해 그것을 감지하고 보닛 아래 내장된 에어백 팽창과 같은 시스템을 통해 보닛을 위쪽으로 튕겨 손상을 저감하고자 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여러 메이커들이 오랫동안 연구 개발을 진행해 온 것인데 재규어가 처음으로 실차에 적용해 이번에 선 보이게 된 것이다.
또 하나 기대되는 것은 사운드 시스템. 이번 테크니컬 세미나에서는 재규어측이 직접 녹음한 것을 들어 볼 수밖에 없었지만 그야 말로 자극적인 배기음과 엔진음을 만들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유러피언 스포츠카들이 카리스마를 갖고 있다는 것을 말할 때 사운드의 효과를 빼놓을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재규어가 뉴 XK의 방향성을 어떻게 설정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것도 통상의 크루징 시에는 조용하게 달리고 특정 상황에 따른 가속 시에는 사운드를 즐길 수 있는 세미 액티브 배기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는 것도 특이한 점이다.
직접 시승까지는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아쉽기는 했지만 적어도 테크니컬 세미나를 통해 나타난 기술적인 특징만으로 보자면 재규어는 뉴 XK의 성격을 더 이상 클래식 럭셔리 스포츠에 국한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모든 부문에서 독일차들이 리드하고 있는 럭셔리 GT스포츠카들을 능가하는 영국산 스포츠카를 만들었다는 것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하지만 그 색깔에서는 재규어의 아이덴티티를 살려 시장의 세분화와 세그먼트의 다양화에 따른 재규어만의 글로벌전략을 추구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항상 하는 얘기이지만 경쟁을 통한 발전은 필자를 항상 즐겁게 한다. 그것도 똑 같은 방향이 아니라 각기 갖고 있는 성격을 살리면서 그 표현 방식을 달리하고 있는 신 제품들을 만날 때마다 즐거움은 더해 간다. 뉴 XK를 하루라도 빨리 타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이런 차는 어쨌거나 몸으로 느껴 보는 것이 가장 좋은 평가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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