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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자동차의 경쟁력은 인터페이스 기술이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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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15-12-01 15:5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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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운전자를 심쿵하게 하는 것은 섹시한 디자인의 스포츠카다. 모든 사람들이 스포츠카를 즐기는 것은 아니지만 자동차라고 하는 탈 것의 본질이 '달리고 돌고 멈추는' 것이라고 하는 관점에서는 그렇다. 질주본능을 자극하고 내가 원하는데로 반응하는 자동차는 앞으로도 우리 앞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 자동차의 패러다임 자체가 변화 해 가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달리는 즐거움'에 대한 초점의 변화가 그 핵이다. 앞으로는 시선 이동과 정보량은 최소한으로 하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즐거움을 차 안에서 찾는 시대가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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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경제라는 개념이 정말 실현될지 궁금해 한다. 1950년에 10년 후면 날으는 자동차가 실현된다고 했다가 아직까지 구체화되지 않고 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미래에 대해 궁금해 한다. 공상만화를 거론하며 만화에 등장했던 첨단 컨셉의 장비들이 대부분 현실화된 것을 거론하며 자율주행자동차는 당연히 머지 않아 우리 앞에 나타날 것이라는 점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꿈꾸는 무인자동차, 즉 구글이 개발하고 있는 완전 자동주행자동차의 실현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금 당장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2020년경부터 자동차회사들이 출시를 선언한 제한적 개념의 자율주행차다.


페달에서 발을 떼고(Fleet Off), 스티어링 휠과 각종 버튼에서 손을 떼고(Hands Off), 전방에서 눈을 떼는(Eyes Off) 것이 가능한 단계의 자율주행차를 말한다. 아예 생각도 하지 않는(Brain Off) 단계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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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뗀다(Eyes Off)는 개념도 주행 방향 전방 주시에 대한 것이지 차 안의 장비까지 아예 무시한다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지금의 주행모드가 운전모드인지, 작업모드인지, 아니면 릴랙스 모드(볼보 컨셉트 26)인지는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자동주행모드라고 해도 위급한 상황, 돌발 상황에 처하면 언제라도 경고음이나 발광 등을 통해 탑승자에게 전달하고 그에 대한 대처를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바다 위를 항해하는 대형 여객선 등 선박들도 자율주행을 한다. 자동차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훨씬 적은 돌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 선박의 운항이다. 그런데도 바다 위에서의 충돌이나 추돌 사고의 과실을 따지기 위한 해난 심판원이 있다.


그에 비하면 자동차는 수없이 많은 조건들이 널려 있어 그것을 일괄적으로 자동운전에 적합하게 바꾸는 것은 상상하는 것만큼 쉽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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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율주행차는 에너지, 중국시장과 함께 자동차산업의 최대의 화두로 부상해 있다. 그것은 소재 고갈에 허덕이는 자동차회사들이 유저들을 끌어 들이기 위한 수단일 수도 있다. 새로운 에너지(전기를 말한다)를 사용하는 새로운 탈 것으로 3차 산업혁명을 일으켜야 한다는 사회적인 측면의 필요성일 수도 있다. 나아가 탈 화석연료라는 인류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어떤 이유가 됐던 자동차는 130여년간의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운전자가 통제 해야 하는 탈 것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 이동하는 수단으로서의 탈 것이 아니라 이동하는 공간으로서의 탈 것으로 변화해 간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거론됐던 이동하는 공간은 실상은 의미가 없었다.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잡고 전방을 주시하며 조작을 하는 상태에서는 아무리 좋은 엔터테인먼트 장비가 있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반쪽 짜리에 불과했다. 온전히 즐길 수 없었다는 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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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발을 떼고 손을 떼게 되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것을 찾게 될 것이다. 자동차회사들의 광고에 등장하는 책을 읽는 것은 그저 상징일 뿐이다. 좌우로 흔들리는 차 안에서 책을 장시간 읽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다. 비행기나 선박과 다른 점이다. 다른 차원의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


구글은 자녀들과의 대화를 언급 하지만 나홀로 차량에서 자녀들과의 대화는 광고하기 위한 수식어에 불과하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디터 제체는 F015라는 컨셉트카를 공개하면서 움직이는 거주공간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거주 공간이라고 하면 집 안의 거실을 생각할 수도 있고 서재를 떠 올리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주방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침실도 거론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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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형태가 되었든지 중요한 것은 자동차와 운전자가 소통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즉 HMI(Human Machine Interface)가 지금까지와는 달라져야 할 것이다. 돌발 상황에 처한 자동차가 그 것을 탑승자에게 어떻게 전달하느냐와 그에 대한 대응을 어떤 식으로 유도하느냐 등 지금까지와는 다른 주행 조건이 등장하게 된다. 그 과제를 해결하는 것은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자동차회사들은 자율주행차의 전 단계로 이미 ADAS(Advanced Driver Assist System) 기술에 많은 공을 들여왔다. ACC를 비롯해 AEB(긴급 제동장치) 등 이제는 중소형차에까지 적용이 확대되고 있는 적극적 안전기술을 말한다. 일본 메이커들은 이들을 자율주행차라는 용어보다는 충돌하지 않는 자동차라는 개념으로 소개하는 경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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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런 장비들이 아직까지는 완벽하게 작동하지 않고 있다. ACC만 해도 기술적인 차이에 따라 작동 조건이 다르고 모든 상황에서 완벽하게 대응하지 못한다. 능동 조향시스템도 상황에 따라 작동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차선 이탈 방지 장치도 마찬가지이다. 이론적으로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자동주행으로 갈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녹치 않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운행 도중 각종 장비의 이상 유무를 어떻게 탑승자에게 전달해 안심하고 주행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유럽에서는 이런 점을 고려해 ADAS 경고에 해당하는 HMI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유로 NCAP측은 경고의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며 최소한 2017년까지 가이드라인을 책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조건에 만족하지 못하면 자율주행차로 유로 NCAP의 테스트를 받지 못하게 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필요한 정보를 필요한 때에 제공하는 것인데 이는 자율주행차 5단계 중 어떤 단계인가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자동차를 타는 사람이 사전 지식이 없어도 HMI를 통해 눈 앞에 보이는 각종 기능들을 활성화하고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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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실용화되었거나 실용화가 진행 중인 인터페이스 들로는 액정 디스플레이를 시작으로 헤드업 디스플레이, 제스처 컨트롤, 음성인식 기능, 카메라를 중심으로 한 운전자 감시시스템 등 많은 전자제어 기술들이 망라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작동 정확성에서 기기별로 차이가 많고 아직까지는 채용됐다고 해도 호기심 충족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도 있다. 이들의 정확성을 높이는 것이 앞으로 기술 개발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내연기관을 중심으로 한 파워트레인 기술에서 독보적인 실력을 과시했던 독일 메이커 외에도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구글이 무인자동차 개발을 공표하며 관련 기술 개발에 모은 공을 쏟고 있는 것이다. 결국 그들은 그 시스템을 판매하는 회사가 되겠지만 지금의 스마트폰처럼 소프트웨어 시장, 더 정확히는 OS와 시스템 장악이 목표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3억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고 애플은 1억 5천만대를 판매했지만 두 회사의 시가 총액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차이가 나는 것은 핵심 기술의 유무 때문이다. 삼성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3억개를 팔아준 것인데 지금까지는 성공적이었다. 다만 다른 경쟁자들이 같은 시스템을 사용해 스마트폰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삼성전자의 존재감은 약해지고 있다. 그것이 소프트웨어 기술력 유무의 차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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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도 같은 길을 걷게 될 지 단언할 수는 없지만 지금의 상황만으로 본다면 자율주행차 시대의 주도권이 애플과 구글에게 넘어갈 수도 있다는 추정을 가능하게 하는 대목이다.


패러다임이 변한다는 것은 게임 체인저가 바뀔 수 있다는 기회이기도 하다. 자율주행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그 게임 체인저의 도래에 촉각이 서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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