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2) - 합비-난징 왕복 운전 35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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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ㅣ 사진 : 한상기(hskm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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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4-28 00:57: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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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비로 일찍 돌아오기 위해 새벽에 출발했다. 5시 반도 안 됐는데 앞뒤에 주차했던 차들이 다 빠졌다. 하얀 선 안은 무료로 주차가 가능하다고 한다.
이 렌터카 회사의 차들에는 모두 핸드폰 거치대가 달려 있다. 생각지도 못한 장비이다. 거치대를 갖고 왔기 때문에 필요 없긴 하지만 없는 것보다는 백배 낫다.
합비의 완다 플라자에서 난징 박람회장까지는 168km이고 2시간 8분이 걸린다고 나왔다. 길 헤매는 거 감안해서 3시간 잡았다.
*주의 중간 광고*
작년에 총판하는 친구가 하나 써 보라고 준 핸드폰 거치대가 있다. 묵혀 눴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써 봤다. 이 핸드폰 거치대의 가장 큰 장점은 한 손으로 뺐다 꼈다 할 수 있는 것. 그래서 편하고 디자인도 예쁜 편이다. 유리에도 잘 붙는다. 단점은 핸드폰을 꽉 잡아주지 못한다. 그전에 쓰던 것에 비하면 흔들림이 많다. 그래서 계속 핸드폰을 보고 갈 때는 살짝 어지럽기까지 하다. 흔들림이 있기 때문에 동영상도 찍을 수 없다. 결론적으로 내가 쓰려는 주용도와는 맞지 않는다.
그동안 중국에 올 때마다 교통신호 및 운전 습관들을 유심히 지켜봤다. 유심히 봐서 좀 도움이 되긴 하지만 직접 운전은 또 다른 얘기다. 당황스러울 때가 좌회전 때이다. 다들 공격적으로 좌회전한다. 직진 신호 때 좌회전을 하는 자체는 유럽과 비슷하지만, 상황 자체가 많이 다르다. 직진 차들이 막 달려올 때도 좌회전 하는 걸 보면 아찔하다. 어떨 때는 뒤에 있는 차가 먼저 좌회전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인데 아무도 화를 내지 않는다. 이 또한 신기한 일이다.
새벽에 출발한 건 정시에 친환경차 엑스포를 보고 합비에도 일찍 돌아오기 위함이다. 또 다른 이유는 사람들 일어나기 전에 합비를 벗어나기 위해서다. 일찍 출발한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시내를 빠져 나왔다.
의대 남동생에 따르면 합비에서 난징 가는 편도 톨비는 45위안(7,760원)이다. 이정도면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인 것 같다.
중국 고속도로는 플라스틱 카드를 티켓으로 사용한다. 종이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국가와는 다르다. 이게 지역마다 규격이 다른 것 같다. 베이룬에서 닝보 시내로 들어올 때는 이것보다 두꺼운 플라스틱 카드를 사용했다.
고속도로에 진입하니 긴장이 풀렸다. 차도 거의 없다. 합비로 돌아올 때 알았지만 낮에도 차가 별로 없다. 4차선 구간은 노면 상태도 양호하다. 약간의 4차선 구간을 지난 이후부터는 계속 2차선이다.
차도 없는 관계로 가속 동영상 한 번 찍어봤다. 지금이 아니면 찍기 힘들 것 같았다. 정말 흔치 않은 뷰익 엑셀 0→180km/h 가속 동영상일 것이다. 차가 얼마나 떠는지는 동영상을 보면 알 수 있다. 보통 고속으로 올라갈수록 초점이 맞는데, 뷰익 엑셀은 그 반대다. 140km/h 이후부터는 차가 살벌하게 떤다. 겉모습과 달리 차량 상태가 엉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차가 생각보다 잘 나간다. 동력 성능이 기대 이상이다. 기대치는 라세티 1.8이었다. 오래돼서 정확하진 않은데 체감으로는 라세티 1.8과 대등하거나 그 이상인 것 같다. 거기다 차의 관리 상태가 엉망인 것과는 달리 변속기의 충격이 없는 것도 놀라운 일이다.
이정도로는 인터넷에서 보던 ‘대륙의 과적’ 시리즈에 명함도 못 내민다. 이날 난징을 오가면서 특별한 과적 차량은 보지 못했다.
듣던 대로 편도 톨비는 정말 45위안이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라 난징 시내로 들어오기까지 두 번의 톨게이트를 더 지난다. 각각 25위안, 10위안이다. 따라서 편도 톨비로 80위안(1만 3,800원)이 든다.
삼국지 시대의 오나라 손권이 건업을 도읍으로 정했다. 그 건업이 지금의 난징(남경)이다.
난징은 터널이 많은 것 같다. 시내로 들어가는 동안 터널을 몇 번 지났다.
장강대교를 건너면 중국의 강남이다. 인천대교와 흡사해 뵌다.
구글 맵의 내비게이션만 되면 어디든 잘 찾아다닐 수 있다. 단점은 고가도로나 터널 등을 세밀하게 안내해 주는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길을 몇 번 놓쳤다.
난징 시내까지 별 무리 없이 오긴 했는데 출근 시간에 걸렸다. 차 밀리면 2차선이 4차선이 되고 인도로도 차가 다닌다.
난징 박람회장에는 9시가 좀 안 돼서 도착했다. 168km 오는데 3시간이나 걸렸다. 거치대 때문에 중간에 몇 번 멈추고, 시내에서 길도 밀리긴 했지만 왜 이렇게 오래 걸렸는지 알 수가 없다.
그런데 여기가 아니다. 틀리게 찾아왔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틀린 게 아니다. 분명 홈페이지의 주소를 구글로 찍었는데, 여기가 아니고 저 밑에 있는 난징 진링 컨퍼런스 센터가 맞다. 이곳에서는 무슨 소재 전시회가 열렸다.
혹시 이럴까봐 미리 두 곳 모두 별 표시를 해두긴 했다. 중국에서는 구글의 주소 및 길찾기가 틀릴 때가 많다. 어쨌든 조금 늦긴 했지만 박람회장을 찾아가긴 했다.
뷰익 엑셀을 타보니 왜 잘 팔리는지 이해가 간다. 잠깐 운전해 본 지리 GC7과 EC7, JAC 리파인 S3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주행 성능 및 질감이 좋다. 비교하는 게 미안할 정도로 수준 차이가 있다. 거기다 뷰익은 중국 사람들이 아주 좋아하는 디자인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프리미엄 브랜드 뷰익을 살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다.
가격은 자동 기준으로 10만 4,900위안이다. 그럼 한화로 약 1,830만원 정도 된다. 상식적으로 10년도 더 된 차를 1,830만원 주고 산다는 건 말도 안 된다. 이 차는 J300도 아니고 J200이다. 조금의 업데이트가 있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옛날 차다. 중국의 자동차 가격이 비싸다는 단적인 예이다. 참고로 2004년의 라세티 1.6 다이아몬드가 1,384만원이었다.
타이어는 지티 윙그로이다. 지티는 중국에서 자주 보는 타이어 브랜드다. 지티 타이어의 본사는 싱가폴에 있고 1993년부터 중국 생산을 시작했다. 첫 중국 공장이 안휘성이었며 현재의 이름도 지티 안휘이다.
실내 플라스틱이 무지하게 딱딱하다. 안전벨트 착용을 부르는 질감이다. 부딪치면 죽을 거 같다.
시트는 어떻게 해도 자세가 안 나온다. 오면서 시트 때문에 몇 번 멈췄다. 멈출 때마다 시트 위치를 조절했는데 결국 원하는 자세를 찾지 못했다.
흥미롭게도 시트 쿠션은 앞뒤의 높이가 따로 조절된다. 버튼이 너무 뻑뻑해서 조절이 어렵다.
센터페시아 상단에는 쓸 만한 수납함이 있다. 상위 트림에는 내비게이션이 들어간다.
최하 트림으로 보이지만 에어컨도 있다. 이 지역에서 에어컨 없는 차를 타는 건 매우 힘들 것이다. 변속기는 클래식한 자동 4단이다.
계기판은 눈금이나 바늘의 디자인이 영 아니다. 트립 컴퓨터도 당연히 없다.
2열은 생각보다 넓다. 무릎 공간이 약간 남는다.
뷰익 엑셀은 2013년 2분기부터 엔진이 1.5리터로 바뀌었다. 바뀐 1.5리터 엔진이 이 1.6리터보다 출력과 연비 모두 좋다. 뷰익 엑셀의 1.6리터 엔진은 106마력의 최고 출력을 내고, 트윈 텍 이름은 쉐보레 아베오의 1.4리터 엔진에도 붙는다.
큰 장점이라면 트렁크이다. 405리터의 트렁크 용량을 확보하고 있다.
사이드미러의 상하폭이 좁다. 사각은 별로 없는데 위아래가 잘 안 보인다.
구형 엑셀의 가장 큰 메리트는 역시 디자인이다. 디자인에서 오래된 차라는 티가 별로 안 난다. 신형 엑셀과 비교해도 그렇다. 구형 엑셀이 신형의 판매를 깍아 먹는 게 아닌가 생각될 정도다. 상하이 GM은 한때 구형 엑셀을 단종할 생각도 했다. 결론적으로 계속 생산한 게 참 잘한 일이다.
중국에서 가장 더운 도시는 난징, 우한, 충칭이라고 들었다. 나중에 합비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과연 세 도시를 얘기했다. 친환경차 엑스포를 보고 나니 1시가 좀 안 됐는데, 꽤나 더웠다. 그리고 합비로 올수록 시원해졌다. 난징도 대구 같은 케이스가 아닌가 싶다.
진링 컨퍼런스 센터에서 난징의 최대 번화가 신지에코우까지는 12km 거리다.
가장 번화가라고 하는데 합비만 못하다. 하지만 경적 소리는 덜 들리고 운전도 덜 어렵다.
장강대교 건너서 조금만 달리면 안휘성으로 진입한다. 오나라의 수도였던 난징에서 위나라의 합비까지 매우 가까웠던 셈이다.
안전운전 하라는 경고이다. 나무판으로 경찰차의 뒷모습을 만들었다. 중국 사람들이 지금 SUV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이것도 전부 SUV다.
고속도로 휴게소에는 먹을 게 없다. 특히 시원한 음료가 없는 게 치명적이다.
합비 외곽에서 기름을 가득 채웠다. 합비-난징 왕복하면서 절반의 기름을 썼다. 연료통의 크기는 60리터다. 가솔린 가격은 5.96위안(1,030원)로 꽤 싸다. 국제유가 때문에 가격이 내려갔을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여름의 청두는 1,300원이 넘었다.
오후 시간대의 합비는 새벽과는 상황이 많이 달랐다. 시내와 간선도로 모두 정신이 없다. 정말 진짜로 인간적으로 갑갑하게 운전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그래도 우려했던 것에 비하면 무난히 합비-난징 왕복 운전을 마쳤다.
차는 4시 반에 반납했다. 생각보다 일찍 돌아왔다고 좋아했다.
차의 상태를 확인하긴 하지만 아주 꼼꼼하게 보진 않는다. 차를 빌리려면 3,000위안(51만 7,000원)의 보증금을 내야 한다. 현금은 안 되고 카드만 된다. 당연히 중국에서 사용 가능한 카드여야만 한다. 그리고 보증금은 바로 주는 게 아니라 한 달 뒤에 돌려준다. 만약 과속 딱지를 떼었다면 벌금을 제하고 보증금을 준다.
하루 350km 정도 운전했을 뿐인데 뭔가 큰일을 해낸 것 같다. 별일 없이 끝나긴 했지만 중국에서의 장거리 운전은 생각 좀 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