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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오토뉴스 채영석 국장은 30년 동안 자동차 전문기자로 활동해 왔으며 인터내셔널 엔진 오브 더 이어, 월드 카 오브 더 이어의 심사위원이다. 골드만 삭스 등 투자은행들과 다른 시각으로 산업 분석을 해 오고 있다. 지금까지 3,000종 이상의 차를 타고 시승기를 쓰고 있으며 세계적인 모터쇼와 기술세미나 등에 참석해 글로벌 차원의 트렌드 분석에 힘을 쏟고 있다. 2013년 골드만 삭스가 유가 200달러 시대를 이야기했을 때 역으로 유가 폭락 가능성이 있다는 칼럼을 쓰기도 했다.

123. 일론 머스크와 시진핑의 선언, 그리고 트럼프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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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20-09-25 14:58:55

본문

테슬라의 배터리데이로 시끄럽다. 시끄러운 것은 주식 투자자들의 관점에서 그렇다. 코로나 19로 사상 최악의 경제위기라고 떠들면서 정작 자산가들은 자산을 어떻게 더 불리느냐에 혈안이 돼 있는 현상이다. 젊은 층들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재테크에 나서면서 세상은 갈수록 혼란에 빠지고 있다. 사실은 이 모든 것이 1980년대 레이건과 마가렛 대처가 주창한 금융자유화의 결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 금융자유화는 주주 자본주의를 미덕화했으며 자유시장주의자들을 뒷배로 양극화를 극단화했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지금 그런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 미국의 거대 테크기업들의 천문학적인 주식 시가총액이다. 애플의 시가 총액은 한국의 GDP보다 더 높은 2,000조에 달한다. 테슬라도 8월 말 기준 그 1/4에 달하는 450조에 육박한다. 2019년 36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하고 올해 50만대 정도가 예상되는 회사의 이런 가치가 과연 정상일까? 이는 그렇지 않아도 부의 양극화로 인해 유동성이 넘치는 시장에 코로나 19로 각국에서 쏟아 내는 각종 지원금까지 가세해 터무니없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테슬라의 주가가 2019년 말에 50달러였던 것이 올여름 10배에 달하는 500달러 선까지 육박했던 것이 말해준다. 거품은 반드시 꺼지게 돼 있는 말이 어떻게 나타날지 모르지만 어쨌거나 정상적이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테슬라 배터리데이를 지켜보면서 애플의 스티브 잡스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애플의 신제품 발표회는 유료로 참석해야 할 정도로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은 놀라웠다. 그 결과 애플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0% 전후에 불과하지만, 기업 가치는 상상을 초월한다. 물론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들여다보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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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을 일론 머스크도 배터리데이 등을 통해 하고 있다. 물론 일론 머스크는 위기에 처할 때마다 새로운 이슈를 주주들에게 제시하며 자금을 끌어 모아왔다. 스티브 잡스는 신제품을 들고나와서 프레젠테이션을 했던 데 비해 일론 머스크는 항상 미래를 이야기한다. 그는 2018년에도 3년 이내에 2만 5,000달러짜리 배터리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했는데 이번에 그것을 다시 3년 뒤로 미뤘다. 그런데 올해의 배터리데이에 대해서는 사전 정보를 통해 주주들의 기대를 한껏 끌어 올린 데 비해 실제 발표 내용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반응이 나오면서 주가는 폭락(?)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도 애널리스트들은 다양한 논리를 내세우며 일론 머스크가 세상을 뒤집었다고 치켜세우고 있다. 전기차로의 전환이 생각보다 빨라지게 됐다는 것이다. 주주 자본주의의 최선봉에 선 사람들과 넘치는 유동성이 만들고 있는 시장이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게 해 주는 내용이다. 애널리스트들에게 테마주는 중요한 먹거리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기억력의 한계 때문에 그들은 몇 년 후의 미래를 지금 자신 있게 말하고 있다.

어쨌거나 일론 머스크는 배터리데이를 통해 100년 넘게 자동차를 개발 생산해 온 전통적인 자동차회사들을 우습게 만들어 버렸다. 모든 자동차회사가 “타도 테슬라를 외치고 있다.”고 ‘언론’들이 받아쓰게 하였다는 것이다. 그런 언론들의 콘텐츠를 뒷받침이라도 하듯이 일론 머스크는 연간 2,000만대의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전통적인 자동차회사인 폭스바겐과 토요타가 연간 생산 대수가 1,000만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시선을 끌게 할 수 있는 비전 제시다.


2만 5,000 달러 저가형 배터리 전기차
우선 일론 머스크가 배터리데이를 통해 발표한 내용을 정리해 본다. 올해 배터리데이의 핵심은 kWh당 100달러의 배터리를 생산해 시판 가격 2만 5,000달러의 모델을 내놓는다는 것이다. 여기에 현재의 85배에 달하는 연간 3TWh(3,000GWh)의 배터리 생산 등에 관한 내용도 발표했다. 그는 또한 200mph의 속도로 주행할 수 있는 모델 S용 파워트레인, 배터리를 합리화하기 위한 새로운 음극 플랜트에 관한 것도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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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탭 없는 배터리를 생산해 차량의 주행 거리와 출력을 향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배터리는 자체 생산할 것이며 비용을 절감하고 테슬라 전기 자동차의 판매 가격을 가솔린 자동차에 더 가깝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전기 자동차의 배터리 팩을 측정하는 데 사용되는 주요 측정 항목인 kWh당 테슬라의 비용을 낮춘다는 것이 골자다. 테슬라가 4860 셀이라고 부르는 탭 없는 셀 (테슬라는 셀을 연결하는 탭과 전원 공급 장치를 제거함)은 넓이가 46mm, 길이가 80mm로 에너지 밀도를 5배 증가시키고 출력을 6 배 더 향상시키며 항속거리는 16% 늘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테슬라는 현재 파나소닉으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으며 LG화학과 CATL로부터도 수급을 시작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자체적으로 배터리 생산을 하는 것이 주요 과제라고 밝혔다. 그리고 그 범위는 상하이공장과 건설 중인 베를린 공장에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2018 년에는 배터리 셀의 부족으로 인해 생산이 지연되었다. 머스크는 파나소닉의 배터리 생산 속도가 모델 3과 모델 Y의 생산 속도를 늦췄다고 말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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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모델 S Plaid의 가격은 13만 9,990달러로 2021년에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니까 보급형 모델로 판매 대수를 늘리고 하이엔드 모델로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양동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플레이드(Plaid) 트림은 루디큘러스(Ludicrous) 트림보다 한 단계 더 높은 것이다. 주행 거리는 520 마일, 0 ~ 60mph에서 2 초도 걸리지 않으며 최고 속도는 200mph로 가격은 테슬라 웹 사이트에 13만 9,990달러로 나와 있다. 머스크는 과거에 플레이드 트림 레벨이 현재 제품보다 비용이 더 많이들 것이라고 언급했었다. 2021 년 말 모델 S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북미에 새로운 음극 공장 건설 계획도 발표했다. 머스크는 공급망 비용을 줄이고 음극 생산을 단순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북미에 배터리를 위한 새로운 음극 공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음극을 76% 더 저렴하게 만들고 폐수를 제로로 만드는 공정을 개선하고 있다고 한다. 니켈 공급이 적어 양극재도 다양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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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음극 공장이 어디에 건설될지는 확실치 않지만, 머스크는 지난 7월 텍사스 오스틴에 새로운 공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발표했을 때 향후 프로젝트를 위해 오클라호마주 털사 2 위 도시를 강력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어 그 결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음극에 더는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도 중요한 내용이다. 일론 머스크는 네바다 기가팩토리에서 배터리 셀을 재활용하는 동시에 가장 비싼 배터리 재료 중 하나인 코발트를 사실상 0으로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발트는 종종 인권을 침해하는 조건에서 채굴되기 때문에 이를 대체할 다른 물질을 찾아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머스크는 회사가 언제 코발트 사용을 중단할지에 대한 일정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배터리를 훨씬 더 저렴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실제로 감당할 수 있는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며 저가 제품은 테슬라가 확장하는 방법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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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캘리포니아 프리몬트에 있는 조립 공장 근처의 새로운 조립 라인에서 새로운 배터리 셀을 생산할 예정이며, 2021년 말까지 연간 10GWh에 달하는 생산량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테슬라와 파나소닉의 생산 능력은 네바다 기가팩토리에서 현재 약 35GWh 수준이다.

테슬라는 향후 몇 년 동안 배터리 생산량을 연간 3 TWh(3,000GWh)로 빠르게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지금의 네바다 공장 용량보다 약 85 배 더 많은 양이다.

테슬라는 새로운 탭 없는 배터리 셀을 사용하여 이 목표를 달성할 것이며 셀 내부의 재료를 변경해 kWh 당 가격을 반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2019년 테슬라의 배터리 가격은 kWh당 156달러였는데 그것을 100달러 이하로 낮춘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궁극적으로는 연간 2,000만대의 생산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19년 전 세계 자동차 생산 대수는 8,000만대를 약간 웃돌았으므로 테슬라의 목표가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 알 수 있다.


기후 위기, 내연기관 금지, 탄소 중립, 그리고 트럼프 리스크
이 시대의 화두가 주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역사가 증명했듯이 부의 양극화가 심해지면 반드시 그 대가를 치렀다. 지금은 기후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를 위해 각 나라는 내연기관 금지를 추진하고 있고 2050년 탄소 중립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목표로 하는 RE100(Renewable Energy 100) 운동이 거세다. 그런데도 한국은 최근 LG화학을 제외하면 아직 탄소 중립을 선언한 업체가 없다.

테슬라의 배터리데이 하루 뒤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 판매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내에서 환경정책에 가장 적극적인 캘리포니아주로서는 당연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항상 맑은 날을 보이며 많은 이들의 동경의 대상이었던 캘리포니아주는 산불과 가뭄으로 점차 사람이 살 수 없는 지역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이는 영국이 최근 애초 2040년을 목표로 했던 내연기관 판매 금지를 2035년으로 앞당기는 것을 검토한다는 내용과 함께 지금 지구촌의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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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트럼프가 정치적 목적으로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시작됐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중국을 맹공하자 시진핑은 직설적인 답을 피하고 대신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완성하겠다고 선언해 세간의 시선을 끌었다. 중국은 현재 온실가스 최대 배출국으로 전 세계 배출량 중 약 28%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석탄화력발전 비율이 70%에 달하고 있으며 2019년에만 이산화탄소 94억 2,870만톤을 내뿜었다. 중국 다음으로 많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기록한 미국 51억 4,520만톤의 1.8배에 달하는 수치다.

한국도 최근 국회가 현재 상황을 ‘기후위기 비상상황’으로 못 박고, 2030·205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19, 20대 때도 기후위기 대응 결의안이 발의됐지만, 국회를 통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데 2008년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시로 내걸었던 한국은 그 이후 대부분의 OECD 국가들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0%가량 줄인데 반해 한국은 오히려 24%나 증가했다. 정치적인 구호로 현혹한 것이다. 그래서 한국은 ‘기후 악당, 기후 깡패’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게다가 미국의 트럼프라는 리스크는 미래를 더 암울하게 하고 있다. 트럼프는 파리기후협정 탈퇴를 선언했고 기후 위기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인물이다. 여전히 미국의 돈줄인 석유산업의 발전을 지원하고 있으며 그것은 일론 머스크의 전기차 정책과 반대되는 것이다.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26년까지 46.8 mpg(약 16.6 km/l)의 평균 연비를 달성한다는 규칙을 37 mpg(약 13.1 km/리터)로 낮추는 안을 2018년 마련했다. 미국 교통부와 EPA(환경청)는 2020년 달성을 목표로 설정된 연비를 2026년까지 유지한다는 방침이 그것이다. 그렇게 되면 기존 내연기관에 연비 성능 향상을 위한 새로운 기술을 채용하지 않아도 된다. 전동화를 위한 투자 비용도 줄이게 된다. 그런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이 의회에서 정식으로 채택된다면, 전동화 자동차의 판매는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좀 더 극단적으로는 전동화차는 사라질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미국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에서 일고 있는 배터리 전기차의 붐도 유탄을 맞게 된다. 미 운수성(DOT)과 환경청은 오바마 정권 당시 결정된 연비규제를 계속 유지하면 2030년에 전동화차의 비율이 56%에 달할 수 있지만, 트럼프 정부의 규제 완화가 시행되면 3%에 머물 것이라고 추산했다. 미국은 정부 차원에서 전동화차의 보급을 제약하고 있는 셈이다. 트럼프가 다시 정권을 잡고 하원을 장악해 이 안을 통과시키면 일론 머스크의 전략이, 전기차회사로의 전환을 선언할 GM의 미래가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누구도 가늠할 수 없다.

옳고 그름과 관계없이 미국 앞에 줄서기를 강요하는 세상에서 인류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중국 시진핑의 이런 선언과 한국 국회의 결의안이 반갑기도 하면서 동시에 일론 머스크의 배터리데이 선언만큼이나 실현 가능성에 갸우뚱하게 되는 것은 왜일까? 트럼프 리스크는 상상 이상으로 인류의 미래를 암울하게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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