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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스포티지의 치켜 뜬 눈이 의미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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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15-08-28 05:3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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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가 8월 27일 4세대 스포티지의 사전 미디어 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공개된 4세대 스포티지의 디자인 컨셉은 '스포티&파워풀 에너지(Sporty & Powerful Energy)'. 선대 모델의 균형잡인 스탠스를 베이스로 좀 더 도발적인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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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스포티지의 스타일링 익스테리어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라디에이터 그릴과 확실히 분리되어 보닛 좌우에 위치한 헤드램프다. 펜더의 중앙까지 파고 들어간 것은 푸조 208의 그것과 비슷하지만 정면에서 보이는 이미지는 다르다. 이런 형태의 조형은 포르쉐의 카이엔의 그것과도 비슷하다. 카이엔의 헤드램프는 원형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지만 앞 얼굴의 이미지가 파격적이라는 점에서는 맥락을 같이 한다.


라디에이터 그릴을 중심으로 호랑이의 얼굴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 점에서는 기아차의 패밀리 룩이다. 거기에서 눈에 해당하는 헤드램프의 위치와 디자인을 달리했는데 보이는 것은 파격적이라고 할만큼 도드라진다. 통상적인 헤드램프는 라디에이터 그릴 좌우에 위치한다. 라디에이터와 연결된 이미지로 하느냐 아니면 분리형태이냐의 차이가 있다. 디자이너들은 이런 차이를 아주 크게 인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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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래픽으로 인해 세단의 경우 대부분 코가 낮아 보이고 그로 인해 스포티한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선대 스포티지의 경우 그런 트렌드에 충실했다. 그래서 좌우로 넓은 이미지를 만들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신형 스포티지는 그런 점에서 위로 올라간 헤드램프와 범퍼 좌우에 사각형으로 크게 자리한 LED 램프를 사용한 안개등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의도된 진부화(Planned Obsolescence)라는 측면에서 뚜렷이 구분되는 디자인은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쌍용 티볼리에서 보여 주었듯이 젊은층을 타겟마켓으로 하는 모델들은 눈길을 끄는 그 무엇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신선하다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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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현대 YF쏘나타가 그랬듯이 시장별로 호불호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어 보인다. YF는 쏘나타 사상 최다 판매 모델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은 모델이다. 하지만 유럽시장에는 i40를 별도로 개발해 판매할 수밖에 없는 뚜렷한 호불호를 보여 준 모델이기도 하다. 글로벌 패밀리 세단의 대명사격인 폭스바겐 골프와 파사트, 토요타 캠리 등은 보수적인 디자인이지만 밀리언 셀러카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신형 스포티지는 전체적인 실루엣과 터치 등에서는 스타일리쉬하다는 표현에 걸맞는 디자인을 취하고 있다. 다만 앞 얼굴에서의 공격성으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이미지를 만들고자 한 듯하다. 외장 디자인 책임자는 기존 스포티지가 조금은 온순한 이미지였다면 신형은 단련된 근육질로 무장한 터프가이를 지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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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이 시대에 젊은 층들이 도회적인 멋을 풍기면서도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기는 이들의 트렌디한 정장과도 같은 컨셉이라는 것이다. 더불어 세련되면서도 낭만적인, 모던 내츄럴(Modern Natural)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제품은 디자인이 모든 것을 표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하다. 오늘날 자동차의 디자인은 브랜드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시대적인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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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하는 말이지만 제품은 거저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 회사의 상황을 반영한다. 기아자동차는 피터 슈라이어가 이끄는 디자인팀들의 작품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크게 높였다. 3세대 스포티지는 균형 잡힌 자세와 거동으로 인해 월드 카 오브 더 이어 디자인 부문 후보에 오르기도 했었다. 신형은 그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독창성을 만들고자 하고 있다.

 

기아차는 이날 사전 설명회에서 품질에 대해 많은 비중을 두어 강조했다. 개발 품질과 생산 품질에서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와 있음을 강조했다. 기아차 광주 1공장이  J.D파워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최우수 품질 공장으로 선정되었다는 것도 내 세웠다. 분명 현대기아는 최근 들어 품질에 대해 위기의식을 갖고 대응하고 있다. 그리고 그 노력이 해외 시장에서는 인정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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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수시장에서는 현대기아차 그룹은 고전하고 있다. 그것은 개발품질과 생산품질보다는 판매 품질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어떤 경우든 소비자의 불만에 진정성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면 문제가 커지지 않는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현대기아는 소비자들이 영업사원이나 A/S 센터에 불만을 접수했을 때의 대응에 문제가 있었고 그것이 사태를 확대했다.


지금은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했던 집단 지성의 시대가 빛을 보는 일이 많지 않다. 카터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냈던 브랜진스키가 연구한 집단극화가 더 심화되는 시대다. 여러 사람이 모이면 스캔들이 빛의 속도로 전파된다는 것이다. 그것을 막을 방법은 없다는 것이 유리턱(GLass Jaw, 2015년, 다넌 출판 刊)의 저자인 홍보 전문가 에릭 데젠홀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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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일방적인 정보 독점으로 자신의 불만을 해소할 수 없었던 소비자들이 지금은 다양한 방법으로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시대이다. 에릭 데젠홀은 이 시대에는 사건이 터지면 변호사와 NGO, 그리고 뉴스 미디어들이 연합해 논란을 더 광범위하게 대중에게 알린다고 말한다. 당장에 불만이 없더라도 과거 조그마한 불성실한 대응까지 SNS를 통해 유포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메이저 언론들을 동원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에릭은 그로 인해 그 무엇으로도 쓰러뜨릴 수 없을 것처럼 강해 보이는 사람과 기업들이 뜻하지 않게 치명상을 입는 것은 순전히 자기기만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젠 그럴싸해 보이는 이미지 포장이 아니라 위험한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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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자동차는 2009년 대규모 리콜 사태로 미국시장에서 대중의 신뢰를 잃었었다. 그것을 극복하고 다시 신뢰도 1위 기업의 자리를 되찾은 것은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은 것이라고 '어떤 브랜드가 마음을 파고 드는가(원제 Human Brand, 2015년, 수잔 피스크, 크리스 말론, 전략시티 刊)'의 저자 수잔은 말한다.


신형 스포티지는 단지 4세대 컴팩트 SUV가 아니다. 제품은 소비자들에게 회사의 상황을 보여 주는 것이다. 스포티지의 사전 설명회에서 품질에 관한 비중이 1/3에 가까울 정도를 차지했다는 것은 기아자동차 내부의 의식을 읽을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좋은 제품력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국민 소득 3만 달러에 육박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는 것이라는 조언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얘기이다. 중요한 것은 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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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칼럼을 통해서도 언급했지만 이제부터가 진정한 경쟁이 시작된다. 핵심은 누가 더 소비자를 섬기느냐이다. 지난 1월 디트로이트오토쇼에서 만난 메르세데스 벤츠의 경영진은 제품으로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시대라고 말했다. '달리고 돌고 멈춘다.'는 자동차의 본질에서는 차이가 없어져 가고 있다고 했다. 그보다는 10만 달러가 넘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구매를 정당화시킬 수 있는 경험이 차이를 만든다고 말했다.


디자인과 성능, 품질에 더해 내가 기아차를 사야 하는 이유를 정당화시킬 수 있는 경험의 차이를 제공해야 하는 시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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