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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BMW 7시리즈의 디자인 변화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15-08-23 22:08:28

본문

BMW의 세단 중에서 최 상위 모델인 7시리즈가 6세대 모델로 완전변경 모델이 나왔다. 국내에는 10월경에 들어올 것이라고 한다. 사실 7시리즈는 BMW 브랜드의 최고급 모델이기도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벤츠와 쌍벽을 이루는 비즈니스 세단의 최고급 모델이기 때문에 단지 신형이 나왔다고 하기보다는 앞으로의 고성능 고급승용차의 변화 방향이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를 살펴볼 수 있는 차종이기도 하다. 그래서 오늘은 그 동안 출시됐던 역대 7시리즈의 디자인을 살펴보기로 한다. 그것을 통해 앞으로의 방향을 예측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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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7시리즈 모델은 1977년에 등장한다. 이 차량은 이전까지 BMW에서 가장 큰 세단이었던 뉴 식스(New Six) 모델의 후속 차량으로 나온 것이었다. 뉴 식스는 1968년에 처음 나온 차량으로, 6기통 엔진을 쓴 고급승용차라는 의미로 불려진 이름이었고, 벤츠가 자리잡고 있는 고급승용차 시장에 도전하는 BMW에게는 의미가 큰 차량이었다. 뉴 식스 세단의 디자이너는 빌헬름 호프마이스터(Wilhelm Hofmeister)였는데, 이때 BMW의 승용차 디자인을 대표하는 조형 요소로서의 네 개의 둥근 헤드램프와 C-필러의 곡선, 이른바 호프마이스터 커브(Hofmeister Curve)라고 불린 디자인이 바로 뉴 식스를 기점으로 자리잡게 된다. 물론 BMW 특유의 키드니 그릴(Kidney grill)은 훨씬 이전부터 쓰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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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디자인 요소를 물려받은 1세대 7 시리즈는 4도어 세단과 아울러 2도어 쿠페를 6시리즈로 내놓는데, 이 모델이 현재의 6시리즈 쿠페의 선조나 마찬가지이다. 이때 나온 6시리즈 쿠페의 앞모습은 7시리즈 세단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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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2세대 모델(E32)이 1986년에 등장하는데, 이 모델부터 기함(旗艦; flagship)의 풍모(風貌)를 본격적으로 갖추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이 모델에는 처음으로 12기통 5,000cc 엔진이 탑재되는데, 이미 실키 식스(silky six)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비단결처럼 부드럽고 강력한 BMW의 직렬 6기통 엔진을 V형으로 두 개 맞붙여놓은 이 엔진은 롤스로이스에도 탑재될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갖고 있었다. 이 엔진은 헤드 커버에 동전을 세워놓고 시동을 걸어도 동전이 쓰러지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고 조용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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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 E32 모델은 그 당시 BMW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클라우스 루테의 지휘로 개발됐는데, 대형 세단이면서도 벤츠의 보수적 이미지와는 다르게 후드는 낮고 데크는 높은, 이른바 쐐기형 차체 디자인으로 고성능 고급승용차의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주는 전형(典型)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그전까지 고급승용차는 커다란 그릴의 무겁고 보수적 이미지를 갖는 것을 당연시했으나, E32모델 이후 역동성이 고급승용차의 새로운 이미지로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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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994년부터 2001년까지 생산된 3세대 E38 모델은 차체 디자인에서 혁신성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것은 수석 디자이너 클라우스 루테가 형사사건에 연루되어 급작스럽게 자리를 비웠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었다. 3세대 모델은 기구적으로는 물론 높은 완성도를 갖추었음에도 차체 스타일에서는 소극적인 진화(進化)에 그치고 말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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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와는 반대로 2002년에 등장한 4세대 7시리즈는 이전의 3세대와는 달리 디자인에서 커다란 논란을 일으키게 된다. 피아트의 디자이너였던 크리스토퍼 뱅글(Christopher Bangle)이 BMW의 수석 디자이너로 영입되어 개발된 4세대 7시리즈의 디자인은 BMW의 진화적 기능주의 디자인의 관점에서는 ‘반란’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것은 개성을 덜어낸 성향이었던 3세대 모델에 대비되면서 혁명적 디자인의 4세대 모델은 더더욱 논란거리가 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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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런 논란 속에서도 4세대 7시리즈는 역대 판매기록을 모두 갈아치우면서 크게 히트한다. 아이러니한 것은 많은 사람들이 크리스 뱅글의 지휘로 등장한 새로운 7시리즈의 디자인에 대해 비난을 하면서도 그 차를 샀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그 당시에 차를 처음 본 필자로서는 의아했다. 새로운 디자인은 멋있는데 왜 사람들이 손가락질 하는지 납득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쩌면 그건 디자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들이 그 때까지 BMW의 디자인에 대해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의 문제였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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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BMW의 차들은 기능적이고 논리적이어야 한다는 자신들의 고정관념이 도전 받는다고 느꼈기 때문에 ‘틀린 답’ 이라고 비난을 한 건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디자인은, 아니 사실상 세상의 모든 일에는 단 한 개의 정답만 존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 이유에서 디자인의 다양성도 생겨나는 것이다. 아무튼 그래서 4세대 7시리즈는 2005년에 여론에 떠밀려(?) 라디에이터 그릴과 램프 류를 상식적인 디자인(?)으로 바꾸게 된다. 그런데 그 변경은 사실 약간의 디테일만 바꾼, 조삼모사(朝三暮四)와도 같이 본질적으로는 바뀐 게 없는 디자인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비난 여론은 수그러든다. 사람들은 무엇을 손가락질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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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2008년에 5세대 모델이 나오는데, 이 디자인은 새로운 수석 디자이너 아드리안 반 호이동크(Adrian Van Hooydonk)의 지휘로 개발됐다. 그는 좀 더 감성지향적인 선과 면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여줬는데, 가령 C-필러의 호프마이스터 커브를 마치 뒤로 잡아당긴 것처럼 긴장감을 더해 한층 역동적이고 드라마틱하게 강조했고, 차체 측면에도 근육질 이미지그리고 테일 램프의 형태도 곡선적 이미지로 마무리했다. 이전까지의 BMW 차량들이 정교한 기계와 같은 느낌이 강했다면, 5세대 7시리즈 모델부터는 근육질의 유기적 이미지를 가지게 된 것이다.를 가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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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새로이 등장한 2016년형 6세대 7 시리즈(G11/12)의 디자인은 측면에서 벨트라인을 조금 더 올려서 창문을 슬림한 비례로 만들면서도 C-필러의 호프마이스터 커브는 오히려 더 긴장감 있는 역동적인 라운드로 강조하고 있다. 그로 인해 C-필러 자체의 굵기는 슬림하게 보인다. 대체로 C-필러가 시각적으로 두터워지면 보수적이면서 뒷좌석 중심의 차량, 즉 쇼퍼 드리븐(chauffer driven)의 이미지가 나타나고, 반대로 C-필러가 가늘어 보이면 스포티한 이미지를 주기도 한다. 물론 예외적인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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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6세대 모델의 C-필러는 디자인 요소로서 필러 표면에 스타일 라인을 더하고 커브로 돌아가는 창틀(door sash)도 굵기 변화를 더해서 다채로운 디테일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디테일들이 C-필러의 존재감을 강조하고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인스트루먼트 패널 디자인에서도 운전자 중심의 이미지를 보여주면서, 차량 소유주가 직접 운전하는 차량으로서의 이미지를 강조해 보수적 이미지보다는 스포티함을 보여준다.


6세대까지 진화해 온 BMW의 7시리즈 디자인은 한 브랜드의 기함 모델이 40 여 년 간 각각의 시기 별로 추구해 온 가치의 변화를 차체 디자인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그 가치는 단지 추상적인 ‘고급’ 이 아니라, 역동성을 강조하는 고성능 고급승용차의 이미지로 변화해 온 것이며, 이는 과거에는 안락함과 시각적 호사스러움을 추구했던 고급승용차의 개념이 오늘날에 와서는 보다 실용적(?)이고 직관적 개념으로 변화했음을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앞으로 다시 7~8년의 시간이 흘러서 7세대 7시리즈가 나올 때는 어떤 가치를 디자인을 통해 보여주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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