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사고 증가, 주차장 크기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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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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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23 23:24: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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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액시던드 익스체인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영국에서 발생한 자동차 주차 사고는 140만 파운드 가량의 손실을 안겼다고 한다. 또한 주차 사고로 인한 불만 접수도 전체 불만 접수의 30.85%에 달하며, 이와 같은 수치는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거의 8% 가량 증가한 수치라고 한다.
이와 같은 문제가 일어나는 원인은 운전자의 무능하고는 큰 관계가 없으며, 최근의 자동차들이 과거에 비해 크기가 커진 것이 큰 이유라고 추정된다. 영국의 경우 주차장 공간을 길이 4.8m, 너비 2.4m로 정하고 있는데, 최근 출시되는 대형 SUV의 경우 길이를 초과하거나 폭이 넓어 하차 공간을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일례로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5의 경우 길이 4.97m, 폭 2m에 달해 길이를 초과하는 것은 물론 하차 공간을 확보하기 힘들며, 그나마 크기가 작다고 할 수 있는 현대 산타페도 길이 4.7m, 폭 1.88m로 길이를 간신히 확보하는 것은 물론 하차가 약간 어렵다. 이와 같은 상황이 문제가 되는 것은 주차장의 자동차가 다른 자동차로 인해 회전 또는 이동 공간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하차 시 다른 자동차에 손상을 입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형 SUV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중형 세단인 포드 몬데오는 길이 4.86m, 폭 1.85m이며, 오펠 아스트라는 길이 4.7m, 폭 1.8m에 달한다. 준중형 해치백인 포드 포커스는 길이 4.35m로 주차장 길이 규격에는 적합할지 몰라도 폭이 1.82m에 달하기 때문에 하차 시 어려움을 겪는다.
‘액시던트 익스체인지’의 운영 감독인 ‘스콧 해밀턴 쿠퍼’는 “최근의 운전자들은 큰 자동차를 억지로 좁은 공간에 주차하는 어려운 작업을 수행하고 있고, 이는 주차 공간이 오랜 기간 동안 규격 변화가 없었던 탓이 크다.”고 발언했다. 영국 정부는 이 규격을 쉽게 바꾸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이고, 이 때문에 크기가 큰 차는 주차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사실 이 문제는 영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한국의 주차장 규격은 일반형이 길이 5m 이상, 너비 2.3m 이상 이고 확장형이 길이 5.1m, 너비 2.5m 이상 확보하도록 되어 있다(평행주차형식 외의 경우 한정). 그러나 이 규격은 2012년 7월에 개정된 것이고, 이 전에 지어진 주차장은 이보다도 좁은 규격을 갖고 있다. 게다가 개정된 경우에도 일반형의 폭은 영국보다도 좁다. 하차 시 손상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원인이다.
최근에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개발되고 있고 자동차 키 또는 스마트폰을 통해 원격 자율주차가 가능한 자동차들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폭을 확보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는 자세한 상황을 모르고 하는 이야기다. 자동차가 움직이는 폭을 확보할 수 없다면, 주차장 내의 사고는 빈번하게 일어날 것이고, 모든 자동차가 자율주차를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할 여지는 남아있다. 주차장 규격의 개정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