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가 공도를 주행하는 순수전기차를 출시하려면 아직 더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하지만, 순수전기 레이스카는 바로 만나볼 수 있다. 재규어는 2016-2017 시즌 포뮬러 E 참가를 선언한 후 이번에 새로운 전기 레이스카를 공개했다. 이 레이스카는 이미 테스트를 거친 후 레이스에 참가할 준비를 마쳤으며, 10월 9일 홍콩 e-그랑프리에서부터 서킷을 질주하게 된다.

레이스에 참가하는 재규어 팀 드라이버는 3명이다. 33살의 아담 캐롤(Adam Carroll)은 2009년 A1GP 챔피언십과 F3, GP2에서 우승을 거둔 적이 있다. 22살의 미치 에반스(Mitch Evans)는 뉴질랜드 출신으로 전 GP3 챔피언이었으며 작년 르망 24시에서 LMP2 클래스로 참가해 2등을 기록했다. 보조 드라이버는 33삻의 중국인 드라이버인 호핀텅(Ho-Pin Tung)으로 결정됐다.

흥미로운 것은 레이스카의 이름인데, 재규어는 레이스카에 I-타입(Type) 이라는 이름을 부여했다. 재규어는 E-타입 이후 오랫동안 다른 이름을 부여하다가 후속 모델인 F-타입을 2013년에 부활시켰다. 경주용 자동차의 의지를 잇는 특별한 이름인 알파벳-타입의 이름을 부여하면서 재규어는 이 레이스카에 특별한 의미를 동시에 부여한 것이다.

이는 앞으로 재규어가 나아갈 방향과도 일치한다. 재규어랜드로버 독일지사 CEO인 피터 모델하트(Peter Modelhart)는 "재규어는 앞으로 전동화의 길을 개척할 것이며, 설령 전기 모터로 동력이 변한다 해도 재규어는 본연의 모습을 유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재규어는 PHEV 모델인 C-X75를 통해 전동화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기도 했으며, 현재 전기 모터를 동력으로 하는 세단과 SUV를 개발 중이기도 하다.

그리고 같은 그룹의 랜드로버는 하이브리드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한다. 현재도 랜드로버의 라인업 중에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마련되어 있는데, 앞으로 전기 모터를 더 강화해서 연비와 토크를 높일 계획이라고 한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미래를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재규어는 F1 2004년 시즌을 마지막으로 팀을 레드불에게 매각한 후 모터스포츠 활동을 접어야 했다. 이후 타타모터스의 지원 아래 재력과 기술을 다진 재규어는 화려하게 부활했고, 이제 본연의 모습인 모터스포츠에 복귀해 활약을 준비 중이다. 영국 윌리엄스 레이싱 팀의 기술 지원과 일본 파나소닉의 투자를 받는 재규어 레이싱팀이 포뮬러 E에서 어떤 활약을 보일지, 포뮬러 E에서 사용된 기술들이 어떻게 재규어의 양산차에 적용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