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의 고성능 모델에 관심이 있다면, 2017년 6월에 등장한 XE의 고성능 버전인 프로젝트 8을 기억할 것이다. 재규어랜드로버 SVO(Special Vehicle Operations)에서 제작한 이 모델은 5.0L V8 수퍼차저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고 최고출력 600마력을 발휘하며 0~96 km/h까지 3.3초 만에 도달하고 최고속도는 321km/h에 달한다. 이와 같은 성능은 다른 제조사의 고성능 엔트리 프리미엄 세단과 겨루어도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프로젝트 8은 300대만 한정 생산되었기 때문에, 재규어가 5.0L 엔진을 이용해 한정 생산 없이 XE의 고성능 버전을 제작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SVO의 프로그램 매니저인 던칸 스미스(Duncan Smith)가 미국의 한 자동차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언급한 바에 따르면, 그런 모델은 등장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한다. 그는 SVO가 메르세데스 AMG나 BMW M 디비전과는 맥을 달리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던칸 스미스가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SVO가 올해 뉴욕 모터쇼에 등장한 F-페이스 SVR을 제작하는데 집중했기 때문에 XE의 고성능 버전이 등장하지 못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SUV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데다가 출력 향상이 세단보다는 SUV에서 더 극단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인기가 상대적으로 적을 수도 있는 XE에 집중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미 XE에는 3.0L 수퍼차저 엔진을 탑재한 모델인 XE S가 있고, 재규어는 이 모델만으로도 준고성능 모델로써는 충분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만약 XE의 V8 모델을 꼭 갖고 싶다면, 프로젝트 8의 300대 한정판 중 한 대를 손에 넣는 방법밖에 없다. 아니면 XE보다 좀 더 크기가 큰 XF 모델이라면 SVR 모델이 등장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