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에 위장막을 두른 모습으로 등장을 예고했던 재규어 XE의 고성능 버전인 프로젝트 8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재규어랜드로버 내의 특별한 자동차 제작소(SVO)에서 제작한 이 차는 최고출력 600마력을 발휘하는 5.0L V8 엔진을 탑재하고 0~96 km/h까지 3.3초 만에 도달하며 최고속도는 321 km/h에 달한다. 이와 같은 성능은 다른 제조사의 고성능 엔트리 프리미엄 세단과 겨루어도 부족함이 없다.

이와 같은 성능을 품고 있지만, 외형에서 극단적으로 고성능을 드러내고 있지는 않다. 카본 파이버로 제작한 프론트 범퍼와 보닛, 조절 가능한 스플리터를 품고 있긴 하지만 카본을 그대로 드러내기 보다는 차체 색상으로 자연스럽게 도색되어 있다. 독특한 무늬를 일부 드러낸 카본파츠만이 고성능을 은연중에 강조한다. 그 외에는 20인치 단조 알루미늄 휠과 조절 가능한 리어윙이 적용되어 있다.

엔진의 성능을 효율적으로 컨트롤하기 위해 더 단단한 스프링과 수동으로 감쇄력을 조절할 수 있는 연속 가변 댐퍼를 적용했으며 이를 통해 서킷 주행 시 지상고를 15mm 낮추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오일 쿨러가 적용된 전자식 액티브 디퍼렌셜과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 시스템이 적용됐다. 포뮬러 1에서 주로 사용하는 실리콘 니트라이드 세라믹 휠 베어링을 적용했는데, 일반도로를 주행하는 자동차에 적용한 것은 처음일지도 모른다. 구동을 지면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4륜구동 시스템도 적용된다.

실내는 1열에 버킷 시트를 적용하고 알칸타라로 감싼 스포츠 스티어링 휠과 카본 파이버 트림이 적용되어 스포츠카의 분위기를 내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4인승으로 제공되지만, 만약 더욱 거친 버전을 원한다면 2인승으로 바꿀 수 있으며, 이 때는 조금 더 과격한 형태의 버킷 시트와 4점식 안전벨트를 적용할 수 있다. 또한 제거된 뒷좌석에는 롤케이지가 추가된다.

재규어랜드로버 SVO를 담당하는 존 에드워즈(John Edwards)는 “SVO가 존재하는 이유는 고급스러움과 성능 향상 등 모든 측면에서 경계를 넘어서 빛날 수 있는 자동차를 만들기 위함이다. 프로젝트 8은 열정을 품고 있는 디자이너와 엔지니어, 제작 전문가들이 타협하지 않는 초고성능의 스포츠카를 만들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를 보여주는 극단적인 예시이다.”라고 말했다.

재규어 XE SV 프로젝트 8은 300대만 한정 생산되며, 영국에서 생산됨에도 불구하고 모두 운전석이 왼쪽에 있다. 영국 내 판매 가격이 149,995 파운드(약 2억 2천만원)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결코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고성능 한정판 세단을 손에 넣는 가격이라고 생각하면 지불한 만한 가격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