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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F1 6전-해밀턴, 시즌 2승 거두며 득점 선두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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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승인 2008-05-27 07: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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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F1 6전-해밀턴, 시즌 2승 거두며 득점 선두 복귀

2008 F1 시즌이 점점 안개 국면으로 변해가고 있다. 개막전 이후 줄곧 챔피언의 위용을 과시하던 페라리의 키미 라이코넨이 잠시 주춤하는 사이 마싸와 해밀턴이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25일 끝난 08 F1 6전 모나코 GP에서 맥라렌의 루이스 해밀턴은 놀라운 역주를 선보이며 시즌 2승을 차지, 무득점의 라이코넨을 3점차로 앞서며 선두로 나섰다.

예선 1위는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펠리페 마싸, 2위는 라이코넨이 차지했다. 추월이 힘든 모나코에서 가장 성능이 뛰어난 페라리가 1, 2 그리드를 모두 차지하고 있는 것. 페라리는 2001년 이후 모나코와 우승의 인연이 없었지만 올해는 충분히 노려볼만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변수가 있었다. 바로 날씨였다. 오전에 내린 비로 노면은 충분히 젖어 있었고 출발 당시에도 가랑비가 내리고 있었다. 모나코 GP는 도로 폭이 좁아 추월도 힘들 뿐더러 사고도 잦다. 거기다 TC 없는 젖은 노면이라는 상황을 감안할 때 경기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아무도 짐작할 수 없었다. 그리고 앞으로 20분 동안 약하게 비가 내린다는 소식도 있었다.

그리드는 마싸와 라이코넨, 해밀턴, 코발라이넨 순이었다. 여전히 페라리와 맥라렌이 1~4위를 차지했다. 변수는 경기 시작 전부터 일어났다. 포메이션 랩에서 코발라이넨이 출발을 못했다. 코발라이넨은 규정에 따라 피트에서 꼴찌로 출발해야 했다. 예선에서는 강하지만 본선에서는 운이 따르지 않는 모습이었다.

최근 스타트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라이코넨은 모나코 GP에서도 3위 해밀턴에게 자리를 뺐겼다. 스타트 자체가 늦었기 때문에 해밀턴이 그 틈을 잽싸게 파고들었다. 추월이 힘든 것을 감안하면 라이코넨은 시작부터 불리한 상황을 맞은 것. 거기다 앞서 달리는 머신의 물보라도 감수해야 한다. 수중전이어서 코너에서 흔들리는 모습이 많았지만 다행히 첫 코너에서 젠슨 버튼의 윙 교체 이외에 별다른 사고는 없었다.

초반 양상은 1~3위가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고 이후부터는 차이가 벌어진 상태였다. 이때만 본다면 바로 전 경기인 터키 GP와 비슷한 상황이었다. 3랩째 마싸는 해밀턴과 1.3초를 유지한 반면 라이코넨은 해밀턴에게 2초 이상 벌어지기 시작했고 페이스는 랩이 진행될수록 떨어졌다. 라이코넨은 경기 초반이긴 하지만 1, 2위에 랩당 1초나 늦었다.

최초의 사고는 토요타의 글록이었다. 글록은 코너에서 중심을 잃고 스핀했지만 리타이어만은 면했다. 지난 2년 간 모나코 GP를 우승한 알론소는 떨어지는 머신으로 5위를 달리고 있었다.

초반의 가장 큰 변수는 2위로 달리고 있던 해밀턴의 실수였다. 해밀턴은 6랩째 코너에서 벽과 충돌하면서 타이어가 탈거됐다. 불행 중 다행으로 해밀턴은 피트까지 갈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이것이 운으로 작용했다. 해밀턴은 타이어 교체하러 들어간 김에 연료도 가득 채웠다. 거기다 트랙에 복귀했을 때도 4위로 순위가 크게 떨어지지 않았고 곧바로 세이프티카가 출동하면서 선두권과의 거리를 벌릴 수 있었다.

로즈버그는 오랜만에 좋은 그리드를 차지했지만 18위까지 순위가 떨어졌다. 노련한 알론소도 벽과 충돌하면서 피트로 들어갔다. 또 데이빗 쿨싸드와 부르데는 동시에 리타이어했다. 현 순위는 마싸와 라이코넨, 쿠비차, 해밀턴 순이었다.

경기가 속개되면서 마싸는 즉시 앞으로 뛰쳐나갔다. 비에 약하다는 오명을 씻으려는 듯 어려운 코너들을 안정적으로 클리어 했다. 한편 라이코넨은 좀처럼 페이스가 살아나지 않았다. 경기 재개와 동시에 마싸에 3초 차이로 벌어지더니 급기야 10초의 드라이브 스루 페널티까지 받았다. 경기 시작 3분 전에 타이어를 머신에 장착하지 않아서였다. 노련한 페라리 팀으로서는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 실수였다. 잘 풀리지 않는 라이코넨에게는 또 한 번의 불운이었다. 라이코넨은 페널티 이후 순위가 4위로 하락했다.

사고 후 6위로 트랙에 복귀한 알론소는 마음이 급했다. 머신 성능이 떨어지지만 테크니컬 코스인 모나코에서 자신이 있었고, 아직 초반이기 때문에 현재 순위만 높여준다면 올 시즌 처음으로 포디움 입상의 가능성이 전혀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급한 마음은 무리한 행동을 낳았다. 알론소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헤어핀’에서 앞서가던 BMW의 하이드펠트를 추월하고자 했다. 그러나 모나코의 헤어핀은 추월 자체가 힘든 곳이다. 오버스피드로 진입했던 알론소는 하이드펠트의 옆구리를 박았고 또 다시 피트로 들어갔다.

선두를 달리던 마싸는 비와 상관없이 페이스가 좋아보였다. 난리법석인 중위권과는 상관없이 1위를 신나게 질주했다. 그러나 너무 욕심을 부렸던 탓일까. 코너에서 물이 고인 곳을 잘못 밟아 스핀하고 말았다. 1위는 쿠비차에게 빼앗겼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스핀한 장소가 벽이 없는 곳이었다. F1 첫 승의 호기를 맞은 쿠비차는 곧바로 패스티스트 랩을 찍으며 마싸와의 차이를 2.3초로 벌렸다. 그러나 경기는 아직 62랩이나 남았다.

현재까지 가장 이변은 쿠비차의 1위가 아니라, 포스 인디아 수틸의 6위라는 순위였다. 18위로 시작한 포스 인디아의 수틸은 그 많은 사고 속에서 살아남으며 어느 틈에 순위를 6위로 끌어올렸다. 올 시즌 첫 득점이 희미하게 보이는 순간이었다. 이 순간 쿠비차와 마싸는 패스티스트 랩을 주고받으면서 선두권 싸움을 펼쳤다. 마싸는 추월이 힘들기 때문에 피트인 작전으로 1위를 되찾겠다는 전략이었다. 이즈음 비가 그치면서 레코드 라인의 노면은 점점 말라가고 있었다. 이 때문에 각 머신들의 랩 타임이 빨라지기 시작했고 여기저기서 패스트티스 랩이 나왔다.

상위권의 첫 피트인은 쿠비차가 먼저였다. 53랩 남았을 때 피트로 들어간 쿠비차는 라이코넨 뒤로 복귀했다. 바로 이때 라이코넨은 다시 벽과 충돌하면서 프런트 윙이 완전히 날아갔다. 역시 다행인 것은 피트인 시점과 맞아 떨어진 것.
다시 선두로 올라선 마싸는 패스티스트 랩을 찍기 시작했다. 이때 2위 해밀턴과는 16초, 4위 라이코넨은 1분이 넘는 차이가 있었다. 연료가 많았던 마싸는 한참을 더 달린 후에 피트로 들어갔고 피트인을 마친 뒤에도 쿠비차 보다 앞으로 트랙에 복귀할 수 있었다.

이때 토요타의 트룰리는 처음으로 타이어를 드라이로 교체했다. 레코드 라인이 말라있긴 했지만 아직도 젖은 곳이 많았기에 다소 모험적인 시도였다. 수틸은 5위로 올라섰고 레드 불의 마크 웨버는 4위를 달리고 있었다. 거기다 웨버는 3위 쿠비차에 조금씩 차이를 줄이고 있을 만큼 컨디션이 좋았다.

1위 해밀턴과 마싸의 차이는 10초. 충분히 사정거리에 있었다. 그러나 이후부터 예상과 다른 상황이 펼쳐졌다. 해밀턴은 선두에 서자마자 패스티스트 랩을 찍기 시작했다. 해밀턴은 단 2랩 만에 마싸와의 거리를 15초로 벌렸다.

이때 팀 감독들의 머리를 아프게 하는 소식이 들렸다. 아직도 40랩이 남아있었지만 15분 안에 비가 온다는 예보가 떴기 때문이다. 타이어 선택의 기로에 선 것이다. 타이어에 따라서 랩 타임은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이미 드라이로 갈아 낀 수틸과 웨버, 해밀턴이 패스티스트 랩을 주고받았다.

마싸는 해밀턴이 거리를 쭉쭉 벌릴 때 트래픽에 막혀 속도를 높이지 못했다. 이제 거리는 21초. 거의 랩당 2초씩 달아났다. 34랩이 남았을 때 해밀턴과 마싸와의 차이는 25.3초였다. 이제 해밀턴이 피트인을 하고 와도 선두를 지킬 수 있는 시간차였다. 해밀턴은 6랩에 피트 인 한 이후 아직까지 노 스탑이었다. 일기예보는 이제 5분 안에 비 소식을 알리고 있었다.

FIA의 일기 예보를 믿지 않았는지 수틸과 쿠비차, 알론소는 드라이 타이어를 선택했다. 알론소는 드라이를 끼자마자 패스티스트 랩을 찍었고, 페라리는 비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다 결국 마싸는 22랩에 피트인 하면서 드라이 타이어로 교체했다. 결국 비가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17랩이 남았을 때 해밀턴과 2위 쿠비차의 차이는 무려 38초였다. 이변이 없다면 해밀턴의 승리가 당연했다. 이때 다시 변수가 등장했으니 로즈버그 머신이 반파되는 일이었다. 세이프티카가 출동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기껏 차이를 벌렸던 해밀턴은 힘이 빠졌고 무엇보다도 팀의 첫 득점을 노리던 수틸 입장에서는 불안한 상황이었다. 당시 순위는 해밀턴과 쿠비차, 마싸, 수틸, 라이코넨, 웨버 순이었다.

이제 경기는 11분만 남아 있었다. F1의 2시간 규정이 발표되었기 때문에 남은 랩 수에 상관없이 11분이 지나면 경기는 종료된다. 가장 마음이 급한 것은 5위 라이코넨이었다. 하지만 모나코의 신은 끝까지 라이코넨에게 등을 돌렸다. 라이코넨은 시케인에서 브레이킹 포인트를 놓치며 수틸의 뒤를 들이 박고 말았다. 라이코넨의 머신은 또 다시 프런트 윙이 날아갔고 수틸은 리어 서스펜션에 심각한 데미지를 입었다.

라이코넨은 윙 교체 후 트랙으로 복귀했지만 수틸은 4위로 달리다 리타이어 하고 말았다. 포스 인디아로서는 다시는 얻기 힘든 기회였다. 리타이어한 수틸은 피트에서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라이코넨도 모나코 GP에서 극히 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수틸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라이코넨은 결국 9위로 경기를 마치면서 무득점에 그쳤다.

경기 후 라이코넨은 수틸에게 사과의 뜻을 비쳤다. 라이코넨은 “시케인에 다가서는 순간 브레이크가 너무 식어 있었고 리어가 순간적으로 잠겨서 컨트롤이 힘들었다”고 밝혔다. 수틸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거의 손에 잡혔던 평소의 꿈이 한순간에 악몽으로 변했다”고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10점을 챙긴 해밀턴은 라이코넨을 3점차로 제치고 득점 선두에 나섰다. 개막전 이후 두 번째 승리. 득점 1~3위가 모두 두 번씩 우승을 차지한 셈이 됐다. 개막전 이후 페라리가 초강세를 보이면서 1강 2중(맥라렌, BMW)의 양상까지 보였지만 라이코넨이 2경기 연속 부진에 빠지면서 타이틀 경쟁은 다시 미궁 속으로 빠졌다. 1~4위의 득점이 각각 38, 35, 34, 32점으로 어느 해 보다도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6위를 차지한 혼다의 바리첼로는 작년과 올해를 통 털어 첫 득점의 감격을 안았고, 새 머신으로 출전한 토로 로쏘의 베텔은 5위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08 F1 7전 캐나다 GP는 6월 8일 열린다.

드라이버 순위

1 루이스 해밀턴 38
2 키미 라이코넨 35
3 펠리페 마싸 34
4 로버트 쿠비차 32
5 닉 하이드펠트 20
6 하이키 코발라이넨 15
7 마크 웨버 15
8 페르난도 알론소 9
9 야르노 트룰리 9
10 니코 로즈버그 8

컨스트럭터 순위

1 페라리 69
2 맥라렌-메르세데스 53
3 BMW 자우버 52
4 윌리암스-토요타 15
5 레드 불-르노 15
6 토요타 9
7 르노 9
8 STR-페라리 6
9 혼다 6
10 포스 인디아-페라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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