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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F1 1전-브런 GP, 원투 피니시로 충격적인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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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승인 2009-03-31 07: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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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F1 1전-브런 GP, 원투 피니시로 충격적인 데뷔

이토록 충격적인 데뷔가 있었던가? ‘신생팀’ 브런 GP가 2009년 시즌 개막전에서 원투 피니시를 달성했다. 그것도 압도적인 머신 성능의 우위를 과시하며 손쉽게 우승을 차지했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존폐를 걱정해야 했던 팀으로서는 믿기 어려운 결과를 얻었다. 한동안 어둠의 시간을 보냈던 젠슨 버튼과 루벤스 바리첼로는 브런 GP와 함께 활짝 뛰어올랐지만 기존의 강자였던 페라리는 무득점에 그치고 말았다.

2009년 F1 시즌이 호주 GP를 시작으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올해는 규정도 상당히 달라졌지만 브런 GP가 프리 시즌 테스트에서 보여줬던 성능과 KERS의 효능 등에도 상당한 관심이 몰렸다.

토요일 열린 예선에서 브런 GP는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갔다. 젠슨 버튼과 루벤스 바리첼로가 한 수 위의 성능을 과시하며 1, 2위를 모두 차지한 것. 신생팀이 예선 1, 2위를 차지한 것은 1970년 남아공 GP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브런 GP가 혼다에서 이름만 바뀐 것이지만 최근 몇 년간 보여줬던 성능, 부족한 준비 기간 등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놀라운 일이다. 브런 GP는 혼다가 엔진 공급마저 철수하는 바람에 뒤늦게 메르세데스 엔진으로 바꾸면서 세팅에 대한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예선 1, 2위라는 성적은 프리 시즌 테스트에서 보여줬던 성능이 진짜 실력이었다는 반증이다. 거기다 브런 GP는 연료의 양이 적은 편도 아니었다.

예선 순위는 브런 GP가 1, 2위를 차지한 가운데 레드 불과 윌리엄스 같은 중위권 팀들의 분전이 돋보였다. 토요타의 두 드라이버는 리어 윙이 규정 이상으로 유연하다는 판정을 받아 가장 뒤로 밀려났고 맥라렌의 루이스 해밀턴은 변속기 교체 때문에 5 그리드 페널티를 받아 18위로 출발해야 했다.

출발에서 브런 GP의 두 드라이버는 명암이 엇갈렸다. 버튼이 로켓 스타트로 한 번에 치고 나간 반면 바리첼로는 실수를 하는 바람에 사고에 휘말리게 됐다. 버튼은 출발도 빨랐지만 첫 코너를 지난 직후부터 하위 그룹과의 차이를 벌리기 시작했다. 바리첼로가 실수하면서 마싸는 3위로 올라섰다. 첫 코너에서 바리첼로는 페라리의 키미 라이코넨과 접촉으로 프런트 윙이 부서지는 사고를 당했다. 또 BMW의 닉 하이드펠트와 헤이키 코발라이넨, 마크 웨버도 프런트 윙이 파손되면서 모두 피트로 들어갔다.

2랩이 되자 버튼은 2위 베텔과의 차이를 3.9초로 벌렸다. 초반의 페이스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고 머신 성능의 차이가 다른 팀과는 차별화될 정도였다. 18위로 출발한 루이스 해밀턴은 어느새 1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예선과 달리 해밀턴의 컨디션은 상당히 좋았고 르노의 피케도 가볍게 추월했다. 경기 초반, 버튼과 베텔은 패스티스트 랩을 주고받으며 상위권을 유지했다. 베텔은 4초 이상으로 벌어지긴 했지만 버튼에 크게 뒤지지 않으면 안정적으로 2위를 지켰다.

경기 초반은 1~3위와 5~7위가 붙어 있는 형상이었다. 출발이 늦었던 바리첼로는 그래도 7위라는 준수한 순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반면 페라리의 머신 퍼포먼스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5위 라이코넨은 로즈버그와 바리첼로를 막고 있다는 표현을 쓸 수 있을 정도로 페이스가 좋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라이코넨은 로즈버그에 추월당했고 곧 이어서는 바리첼로와 충돌 하면서 7위까지 순위가 밀려났다. 그리고 3위 마싸는 4위 쿠비차에게도 거리를 허용하고 말았다. 라이코넨이 추월당하면서 3~6위가 모두 가시권에 있었다.

마싸와 해밀턴, 쿠비차가 피트로 들어간 사이 바리첼로는 4위, 윌리엄스의 카즈키 나카지마는 5위로 순위를 올렸다. 1, 2위를 달리고 있는 버튼과 베텔의 차이는 4.5초였다. 버튼은 42랩 남은 시점에서 첫 피트 인을 가져갔고 시간은 11.5초였다. 대부분의 첫 피트 인 시간은 10초가 넘을 만큼 연료를 많이 넣는 전략이었다.

이때 나카지마가 스핀으로 리타이어하면서 세이프티 카가 출동했다. 바리첼로는 이틈에 프런트 윙을 교체했으며 벌어져 있던 각 머신들의 거리는 다시 좁혀졌다. 현 순위는 버튼과 베텔, 마싸, 쿠비차, 라이코넨, 로즈버그, 피케, 트룰리, 부에미 순이었다. 세이프티 카의 출동은 버튼과 베텔에게는 불운이었지만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앞으로 튀어나갔다. 경기가 재개되면서 다시금 버튼과 베텔은 3위와의 차이를 벌리기 시작했고 해밀턴은 조금씩 순위를 끌어올리고 있었다.

27랩이 남은 시점, 3위 마싸는 베텔과 3초 차이였다. 마싸는 가장 먼저 2번째 피트 인을 하는 승부수를 던졌고 트랙에는 14위로 복귀했다. 경기 후반부로 접어들면서는 쿠비차의 페이스는 점점 좋아지기 시작했고 피트 인을 마친 뒤에는 베텔의 뒤로 트랙에 복귀했다. 2번째 피트 인을 마친 뒤에도 버튼은 여전히 1위를 고수하고 있었고 이대로만 간다면 우승은 확정적이었다. 한편 마싸는 머신 이상으로 리타이어 했고 라이코넨 역시 사고의 여파 때문인지 좀처럼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라이코넨은 경기 막판 다시 한 번 스핀하면서 득점권 밖으로 밀려났다.

경기가 끝나갈 무렵이 되자 중위권의 순위 변동이 생겼다. 7랩 남은 상황에서 바리첼로가 2번째 피트 인을 마치고 로즈버그 뒤로 복귀했지만 우월한 머신의 성능을 바탕으로 손쉽게 추월에 성공했다. 반면 로즈버그는 후반부에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해밀턴에게도 6위 자리를 내줬다.

갈수록 컨디션이 좋아지던 쿠비차는 베텔에 0.7초까지 따라붙었다. 경기는 단 2랩이 남았지만 쿠비차의 페이스가 좋아 베텔이 2위를 지켜내기는 어려워 보였다. 코너에서 쿠비차는 베텔 보다 앞서 머리를 집어넣었고 이를 막으려는 베텔과 충돌하고 말았다. 충돌 후 쿠비차와 베텔은 힘겹게 주행을 계속했지만 머신의 데미지가 심해 동반 리타이어 하고 말았다. 2, 3위가 확실하던 두 사람이 리타이어 하면서 바리첼로와 트룰리는 어부지리로 2, 3위가 되고 말았다. 이 사고로 세이프티 카가 출동 했고 경기는 그대로 끝나고 말았다. 최종 순위는 버튼과 바리첼로, 트룰리, 해밀턴, 글록, 알론소, 로즈버그, 부에미 순이었다. 하지만 트룰리는 세이프티 카 상황에서 해밀턴을 추월했다는 이유로 실격 당했고 베텔은 10 그리드 페널티를 받게 됐다.

신생 팀이 데뷔와 동시에 원투 피니시를 차지한 것은 1954년 마뉴엘 판지오와 칼 클링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만큼 신생 팀이 시즌 시작과 동시에 좋은 성적을 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브런 GP는 (경기 후반 운이 따르긴 했지만)압도적인 머신 성능으로 어렵지 않게 원투 피니시를 달성했다. 오래도록 힘든 시간을 보냈던 젠슨 버튼과 루벤스 바리첼로는 올 시즌을 참여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태였다.

논란이 됐던 디퓨저의 디자인은 일단은 아무 문제없다고 결론이 난 상태이다. 따라서 다른 팀들도 비슷한 디자인의 디퓨저를 다음 경기에 들고 나올지도 주목의 대상이다. 이럴 경우 브런 GP가 현재의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나갈지가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에서는 로스 브런이 무적의 성능을 과시했던 페라리 F2004를 다시 만들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09 F1 2전 말레이시아 GP는 4월 5일 열린다.

드라이버 순위

1 젠슨 버튼 - 10
2 루벤스 바리첼로 - 8
3 루이스 해밀턴 - 6
4 티모 글록 - 5
5 페르난도 알론소 - 4
6 니코 로즈버그 - 3
7 세바스티엥 부에미 - 2
8 세브스티엔 부르데 - 1

컨스트럭터 순위

1 브런-메르세데스 - 18
2 맥라렌-메르세데스 - 6
3 토요타 - 5
4 르노 - 4
5 윌리엄스-토요타 - 3
6 STR-페라리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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