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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그랜저 5G,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무엇을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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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1-03-24 05:3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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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그랜저 5G,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무엇을 노리나?

그랜저 5G의 등장으로 현대자동차의 신세대 디자인의 틀이 완성되었다. 플루이딕 스컬프처 (Fluidic Sculpture)라는 디자인 테마를 내 세우고 시작한 현대 브랜드의 디자인 변화는 그야말로 파격의 연속이었다. 이는 분명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위해 필요한 형상화 작업의 일환이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현대자동차는 글로벌 시장의 양산 브랜드들 중 라인업이 충실한 브랜드에 속한다. 유럽 기준으로 A,B,C,D세그먼트는 물론이고 E1 세그먼트의 제네시스, E2세그먼트에 속하는 에쿠스까지 있다. 포드와 혼다는 E2세그먼트의 모델이 없고 폭스바겐은 E1세그먼트가 없다. 토요타는 E2세그먼트에 센츄리가 있지만 일본 내수용이다.

그럼에도 이들 브랜드는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적인 독창성을 바탕으로 확실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특별히 내 세울 것이 없는 현대자동차의 입장에서는 세계 5위 메이커에 걸맞는 그 무엇이 필요했다. 결과론적일지 모르지만 그것은 지금 디자인을 비롯한 ‘새로운 개념의 상품성’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랜저는 YF쏘나타와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다. 유럽기준으로는 E1세그먼트 미국 기준으로는 ‘어퍼 미들 클래스’ 세단으로 분류된다. 두 모델 공히 한국시장은 물론이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오너 드리븐 패밀리 세단으로서 자리매김을 해왔다. 패밀리 세단은 4명의 가족이 넉넉하게 탈 수 있어야 한다는 물리적인 조건이 우선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폭넓은 유저층으로부터 지지를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20대부터 50대까지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이다. 타겟마켓층의 폭을 말하는 것이다.

패밀리카의 대명사인 폭스바겐 골프는 오랜 세월 진화를 거듭하면서도 획기적인 변화보다는 기본기에 충실하고 내실을 다지는 발전을 해왔다. 스타일링 디자인에서 특별히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시간이 지나도 실증이 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 제품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베스트 셀러 모델의 입지를 탄탄히 하고 있다. 당연히 골프를 벤치마킹한 토요타의 모델들도 그런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양산 메이커이면서 파격적인 디자인을 추구한 브랜드도 물론 있다. 프랑스 3사와 일본의 닛산 등이 그렇다. 르노의 전위적인 디자인은 그 역사가 깊다. 푸조도 6세대 모델부터 기존의 클래식 디자인을 버리고 파격을 택했다. 닛산 브랜드의 모델들도 정통, 즉 클래식 디자인의 범주에서 벗어나 있다. 선과 면의 사용이 이그조틱카와 양산 패밀리 세단의 중간 지점에 있다.

현대기아차 그룹은 그 두 방향성을 모두 채택하고 있다. 기아차가 정통 스타일링이고 현대차는 파격적인 디자인이다. 두 브랜드에 대한 방향성이 서로 대화를 통해 결정된 것이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아주 긍정적인 쪽으로 귀결되었다.

문제는 그들의 전략을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 들이느냐이다. 지금도 도로 위를 보면 무채색 일색이다. 사람들은 입으로는 변화를 원한다고 하면서도 정작 변화에 앞장서지는 않는다. 어쩔 수 없이 따라가더라도 그 속도는 아주 늦다.

그래서 현대자동차는 2011년 디트로이트오토쇼를 통해 “New Thinking, New Possibility!”를 캐치 프레이즈로 내 세웠다. 생각을 바꾸라는 얘기이다. 그동안의 통념과 다른 접근을 통해 자동차를 보라는 것이다. 그런 현대자동차의 변화에 대한 이미지 리더로 벨로스터를 내 세웠다. 장르와 세그먼트에서 새롭고 스타일링 디자인에서도 파격적인 모델을 전면에 내 세워 현대 브랜드의 존재감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더불어 '마케팅 연관성(데이비드 아커, 브랜드&컴퍼니 간)'에서 이야기하는 하위 카테고리를 창출하고자 함으로 해석된다.

도전이다. 현대와 기아는 1998년 합병하면서 한 순간에 규모의 경제라는 숙명을 해결한 이후 연구개발센터의 통합과 플랫폼 공유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비용저감이 숙명인 양산차 메이커의 아킬레스건을 해결한 것이다. 그 힘은 부시의 이라크침공으로 인한 석유가의 고공행진과 만나 세계 시장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현대기아차는 20세기 논리였던 ‘살아남을 메이커 10개 또는 6개’에도 들지 못했었으나 이제는 5대 메이커로 우뚝 섰다.

그랜저 5G도 그런 현대기아차 그룹의 세계시장에 대한 자신감의 발로일 수 있다. ‘자신감의 발로’라는 것은 그들만의 생각을 좀 더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통 클래식 디자인이 아닌 파격적인 그래픽으로 시장에서 인구에 회자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에 대한 반응은 당연히 시장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한국시장에서는 일단 YF쏘나타보다 좋지 않은 출발이다.

그랜저는 1986년 1세대 그랜저가 첫 선을 보인 이래 2010년까지 내수 98만여대, 수출 27만여대 등 총 125만여대가 판매된 대한민국 대표 준대형 세단이다

그랜저는 그야말로 힘이 들어 간 차다. 최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기세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차급을 막론하고 ‘세계 최초, 세계 최고’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과연 그것이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시간이 해결해 준다. 마케팅의 원칙에서 처음부터 너무 많은 것을 주면 나중에 더 이상 줄 것이 없어지면 문제가 생긴다. 그래도 달리는 자전거를 멈출 수는 없다. 지금까지는 그렇게 밖에 표현할 수 없다.
(현대 그랜저 HG300 시승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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