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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K9, 대형 세단 시장 판도 바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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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2-06-04 05:5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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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K9, 대형 세단 시장 판도 바꿀 수 있을까?

K9은 전장이 5미터가 넘고 휠 베이스가 3미터를 초과하는 대형 세단이다. 현대 제네시스와 동급이 아니라 에쿠스급의 모델이다. 유럽시장 기준으로 E2 세그먼트에 속한다. 양산 브랜드 중 이 등급의 세단을 만드는 메이커는 토요타와 폭스바겐, 현대자동차, 포드 정도다. 그런데 토요타 센츄리와 폭스바겐 페이톤, 현대 에쿠스, 포드 토러스 등 모두가 아직까지 글로벌 플레이어로서의 입지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모두가 자국시장에서의 존재감을 갖는데 만족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시장 침투가 어려운 세그먼트이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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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는 K9의 포지셔닝을 가격대로 잡았다. 차체 크기로는 대형 세단이고 내용이나 상품성, 주행성 등에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을 공공연하게 경쟁 모델로 내 세우면서 가격은 5,000~8000만원대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BMW 7시리즈와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와 경쟁할 수 있는 제품성을 갖추고 5시리즈와 E클래스급의 가격을 세일즈 포인트로 내 세우고 있는 것이다.

같은 그룹 내 에쿠스 및 제네시스와 비교하면 베이스 모델 기준으로 에쿠스보다 1,500만원 가량 낮고 제네시스보다는 1,100만원 가량 비싸다. 여기에서 일부 미디어들이 제네시스와 동급인데 비싸지 않느냐 하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제네시스는 전장 5미터 이하, 휠 베이스 3미터 이하의 E1 세그먼트에 속한다. K9는 분명 에쿠스와 동급이다. 그런데 엔진을 에쿠스의 경우 5.0리터와 3.8리터를 탑재하는데 비해 K9은 3.8리터와 3.3리터 사양을 탑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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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분명 현대기아차 그룹 내에서 에쿠스의 존재감을 위해 K9의 포지셔닝을 한 단계 낮게 설정한 것이다. 그러니까 여전히 현대기아차 그룹 내에서는 아무리 성능이 좋고 상품성이 뛰어나도 기아 브랜드는 현대 브랜드보다 위에 설 수 없지 않느냐 하는 인식이 있다는 얘기이다. 이 등급 말고도 여러 세그먼트에서 그런 보이지 않는 차별(?)이 보이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런 반면 K9에는 그 동안 현대기아차의 모델에 적용되지 않는 각종 첨단 기술을 먼저 채용해 신차효과의 극대화를 노리고 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TFT LCD 모니터, 어댑티브 풀 LED헤드램프, 후측방 경보 시스템, 전자식 변속레버,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 DIS 내비게이션 등이 그것이다. 이 가격대에 이 정도의 장비를 장착한 모델은 국내에 판매되는 모델 그 어느 브랜드에도 없다. 이제는 기아 브랜드의 모델도 수입차를 경쟁상대로 삼아 모든 것을 동원한다는 자세로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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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의 현대기아차의 신차 출시 역사에서 이처럼 기아의 모델에 방대한 규모의 신기술을 우선적으로 적용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것은 수입차시장을 의식한 것이다.

기아자동차가 K9의 경쟁 모델로 설정한 프리미엄 대형차의 2011년 내수 판매대수는 10만 9,000대. 그 중 수입차가 6만대로 국산차의 4만 9,000대보다 많다. 수입차의 경우 2008년 2만 9,000대였던 것이 11년 6만대로 207%나 증가했다. 수입차만을 분석해 보면 8,000만원대 이상의 모델의 점유율이 16%, 5,000~8,000만원대의 모델이 41%, 3,000~5,000만원대의 모델이 40%, 3,000만원 이하가 3%를 차지했다. 5,000만원 이상 모델의 점유율이 57%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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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는 K9의 가격대 포지셔닝을 성장폭이 가장 큰 5,000~8,000만원대로 설정한 것이다. 그러면서 크기와 장비 등에서는 월등히 앞선 내용으로 럭셔리성을 부각시키고자 하고 있다.
그런 전략의 배경은 국내 소비자의 인식 변화에 근거하고 있다. 마케팅에서 브랜드 '로얄리스트'들은 어떤 경우에도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양산 브랜드의 고급차로 옮겨 타지 않는다. 그러나 꼼꼼하게 비교 분석하는 '전문가'들과 가격대에 좌우되는 '기회주의자'. 그리고 그 동안 무시했던 '냉소주의자'들에게 넘치는 장비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그런 자신감의 저변에는 물론 주행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눈에 보이는 호화 장비도 물론 중요하지만 달리기 성능에서도 수준급에 올라와야 한다. 최근 출시된 렉서스의 GS시리즈가 주행성을 전면에 내 세운 것도 그런 이유에서이다. 불과 6년 전에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하며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했던 기아자동차가 이제는 달리기 성능에서도 뒤질 것이 없다는 주장을 K9을 통해 피력하고 있는 것이다.

기아 K9은 흔한 말로 '야심작'이다. 메이커 입장에서 그렇게 표현하는 것은 항용 있는 일이다. 그보다는 현대기아차 그룹 내에서 기아의 뉴 모델이 사전에 쇼케이스를 실시해 고객들에게 차를 공개하는 등의 이벤트를 비롯해 그 어느 때보다 공을 들였다는 점에서 그렇다는 얘기이다. 이번 시승회만에도 50대 가량의 차를 동원했다. 그 비용만도 만만치 않다. 그만큼 자신있다는 표현일 텐데 앞으로 시장과의 교감을 어떻게 이루어갈지 주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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