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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로더 전문 짚 브랜드의 DNA 살린 그랜드체로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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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1-09-24 00: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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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슬러 그룹에는 크라이슬러와 닷지, 짚, 램 등 네 가지 브랜드가 있다. 여기에 올 여름부터는 피아트 500이 추가되었다. 약 세 달 동안 누계 7,962대가 팔렸다. 그룹 전체의 판매를 견인하는 것은 세단형 위주의 크라이슬러가 아닌 트럭 전문 브랜드인 닷지와 SUV 전문 브랜드 짚이다.

글/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2011년 1월부터 7월까지 미국시장에서의 누계 판매대수는 닷지가 26만 3,551대, 짚이 22만 7,615대, 램 트럭이 14만 1,315대, 크라이슬러가 11만 1,495대가 각각 팔렸다. 모델별로 분류하면 베스트 셀러는 램 트럭으로 13만 2,209대, 이어서 랭글러 6만 7,591대, 그랜드체로키 6만 3,869대, 미니밴 캬라반이 6만 3,455대 등의 순이다.

크라이슬러 그룹의 중핵은 미국시장의 표현으로 하면 라이트 트럭(Light Truck)이다. 픽업트럭과 SUV를 통칭하는 용어다. 그룹 차원에서는 이들 달러박스의 활약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시장에서 주로 판매되는 램 트럭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전략을 펼치고 있는 모델들의 판매가 살아나야 한다는 얘기이다.

SUV의 원조인 체로키의 상급 모델로 등장한 그랜드체로키는 시장 침투와 아이덴티티 창조의 임무를 띄고 있는 모델이다. 체로키 이후 SUV는 미국인의 생활에 깊숙이 파고 들었다. 체로키는 남성이 타는 자동차라고 하는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그것이 높은 인기를 구가하게 된 원인이 되었다.

그런 인기에 힘입어 보다 고급스러운 모델인 그랜드 체로키가 1993년 럭셔리 SUV를 표방하고 등장했다. 남성들의 차라는 개념이 강한 체로키와는 달리 다루기 쉬운 SUV를 표방했다. 초기에는 시보레 블레이저와 포드 익스플로러와 함께 시장을 확대해 왔지만 이제는 미국 내에서는 이 차들을 같은 세그먼트로 보지 않은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이를 계기로 체로키는 평균적인 미국인들에 있어 패밀리카로 인식되게 되었다.

그랜드체로키는 명성은 높지만 미국시장에 비해 글로벌 시장에서는 존재감이 높지 않다는 점이 크라이슬러로서는 아쉬운 부분이었다. 체로키와 함께 21세기부터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랜드로버 디스커버리와 토요타 랜드크루저와 함께 험로용 SUV로서의 이미지가 뚜렷이 하는데까지 성공했다.

그러나 또 다른 문제가 있다. 브랜드 내 랭글러가 남성미 넘치는 터프가이로서 강한 이미지를 확립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랜드체로키는 랭글러와 성격 구분이 필요했다. 그런 사정 때문에 2005년 데뷔한 3세대 때부터 차체의 레이아웃과 섀시계통에 변화를 주어 확실한 방향전환을 했다. 앞 서스펜션을 리지드 방식에서 독립현가로 바꾸며 온로드성을 중시하는 모델로 방향을 튼 것이다.

2010년 데뷔한 4세대 그랜드체로키는 그런 방향전환에서 한 걸음 더 진보했다. 뒤 서스펜션까지 독립련가장치로 해 아예 오늘날 승용형 SUV가 추구하는 운동 특성으로 변했다. 그런 노력으로 인해 지금은 정통 오프로더 랭글러와 확실한 성격구분이 되어 있다.

그렇게 성격을 달리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랜드체로키의 DNA는 그대로 살아 있다. 그랜드 체로키는 포드 머스탱 만큼이나 미국의 아이콘으로 여겨지는 모델이다. 그만큼 아이덴티티가 강하다. 때문에 세대 교체를 위한 변화를 해도 전체적인 컨셉보다는 디테일의 변화와 내용상의 진보에 초점을 맞춘다. 이번에도 그런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현행 그랜드체로키는 기술적으로도 변화가 크다. 그 중에서 차체 패널간의 간격이 좁아졌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통상적으로 패널간의 간격은 2~4mm가 최적인 것으로 평가한다. 과거 크로스컨트리 4WD는 갭이 컸다. 험로에서 차체가 맞닿아 충격으로 찌그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패널간의 갭은 너무 좁으면 상호간의 접촉에 의한 손상이 발생한다. 반대로 너무 넓으면 차체 강성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4세대 그랜드체로키는 선대 모델과는 확연히 구분될 정도로 그 갭을 좁혔다. 그로 인해 차체의 비틀림 강성이 구형 대비 40% 이상 강화됐다. 그런 기술적인 변화가 있기에 ‘유려한 스타일링’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크라이슬러는 그랜드체로키의 개발 컨셉을 짚의 성능에 뛰어난 연비의 경제성, 유려한 스타일링, 최고급 인테리어라고 정의하고 있다. 대부분의 메이커들이 뉴 모델을 내놓을 때 사용하는 수식어다. 그보다는 오프로더 전문 짚 브랜드의 DNA를 살리면서 시대적인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알기 쉬울 것 같다. 여전히 아이덴티티는 브랜드의 생명이기 때문이다.
(짚 그랜드체로키 3.0 V6 CRD 시승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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