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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이번에는 다른 시각의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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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1-07-01 06: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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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이번에는 다른 시각의 접근이 필요하다.

쌍용자동차의 월간 판매대수가 3개월 연속 1만대를 넘었다. 2011년 4월 내수 3,980대, 수출 6,363대(CKD 포함)를 포함 모두 1만 343대가 팔렸다. 전년 동월대비 47%, 4월 누계기준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59% 큰 폭으로 증가한 실적이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13만대 전후에 불과한 숫자다. 그래도 그동안의 과정을 돌이켜 보면 느린 속도지만 판매가 살아나는 것은 의외라 할만하다.

쌍용자동차의 의외의 판매 실적은 처음이 아니다. 체어맨은 2003년 9월 2세대 모델의 경우 ‘한국의 럭셔리카’ 시장에서 현대 에쿠스를 제치고 1위 자리에 오른 적이 있다. 2005년 체어맨은 1만 5,283대를 판매대 동급시장 점유율 37.8%를 차지해 1만 3,836대를 판매해 34.3%를 기록한 현대 에쿠스를 앞질렀다. 1997년 10월 등장해 1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난 모델로서는 쉽게 상상하기 힘든 실적이었다.

그것이 한국의 럭셔리카 시장이다. 지금도 한국의 럭셔리카 시장은 통상적인 관점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수입차 시장의 경우 양산 브랜드인 폭스바겐은 1,000대 전후인데 비배 프리미엄 브랜드인 BMW가 월간 판매대수 2,300대를 넘었다.

3세대를 표방하는 체어맨의 행보도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대량생산을 통해 비용저감을 추구할 수 있는 메이커가 아니면서도 다른 메이커들보다 앞서 신기술을 채용하는 등 공격적인 전략을 추구하며 이 시장의 유저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어왔다. 경영 차원에서의 어려움으로 최악의 상황에까지 빠졌지만 제품성의 표현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은 행보를 보여왔다. 다만 쌍용자동차는 너무 실험적인 경우도 없지 않아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카이런과 액티언 등이 그 예다.

그런 역사를 생각하면 근래 들어 일어난 인수합병의 뼈 아픈 기억은 너무 아쉽다. 중국의 상해자동차는 지금도 쌍용자동차에게 쫓겨 났다고 생각한다. 반면 쌍용자동차측은 ‘먹튀(물론 지극히 국수주의적인 발상에 의한 일부 언론의 주장이기는 하지만)’를 주장한다.

핵심은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학자인 홍콩 중문대 교수 랑센핑의 주장대로 중국 기업체들의 섣부른 도전이 문제였다. 중국 기업체들은 아직도 노조문제를 이해하지 못한다. 아니 이해할 자세가 되어 있지 않다. 그것은 중국의 사회환경 때문이다. 유럽이든 미국이든 소위 말하는 자본주의국가들은 노조문제가 아주 중요한 이슈로 되어 있다. 하지만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는 그런 문제를 해결해 본 적이 없다. 때문에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골치 아픈’ 문제로 여기고 있다. SAIC과 쌍용은 그 문제에서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

이번에는 인도 회사다. 인도는 중국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 영국 식민지를 거치며 서구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다. 경제체제도 자본주의를 택하고 있다. 영국의 재규어 랜드로버를 인수한 타타자동차는 ‘우리는 투자만, 경영은 각 브랜드가’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포드 산하에서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손상을 입었던 두 브랜드는 최근 오히려 더 뚜렷한 방향성을 잡고 성장해 가고 있다.

2010년 8월 쌍용자동차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마힌드라는 2011년 3월 15일 쌍용자동차의 대주주 지분 인수와 관련한 모든 절차를 완료함으로써 쌍용자동차가 기업회생절차를 종결 지었다. 법적으로 마힌드라의 자회사가 됐다는 얘기이다. 이제 시작이다. 자본 수혈을 받을 수밖에 없는 쪽이든, 기술적인 한계 극복을 위해 뛰어든 쪽이든 흔히 말하는 ‘윈 윈’ 할 수 있는 방안 모색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최근 일본 지진과 국내 부품업체의 사태를 통해 나타났듯이 메이커의 국적에 대해서는 새로운 해석이 필요하다.

마힌드라 산하의 쌍용자동차가 보여 준 초기의 일련의 현상을 보면 긍정적이다. 코란도 C를 통해 보여 준 차만들기에 대한 사고방식의 전환이 그 첫 번째다. 오늘 시승하는 체어맨 H 뉴 클래식의 컨셉 정의도 그렇다. 코란도C의 시승기에서도 언급했듯이 쌍용자동차의 제품기획 결정권자가 바뀌면서 라인업 구성도 과거와는 다르다. 과거처럼 지나치게 독창성을 강조하기보다는 전체적인 균형을 중시한 차만들기를 하고 있다.

1997년 10월 종합자동차 메이커를 향한 쌍용의 의지를 보여주며 등장한 체어맨은 W카라는 프로젝트명으로 개발됐다. 초기에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E클래스 플랫폼을 유용한만큼 그 후광효과가 컸다. 당시 벤츠 S클래스를 디자인했던 수석 디자이너 갈리첸도르프가 스타일을 담당했었다. 그러니까 E클래스를 베이스로 S클래스를 표방하는 차만들기를 했다고 할 수 있다. 엔진과 트랜스미션 등은 벤츠 S클래스와 E클래스에 탑재되던 것을 유용해 쌍용이 만든 벤츠라 할 수 있는 모델이었다.

2001년과 2003년, 2005년, 2006년, 2009년 모델체인지와 페이스리프트를 거듭하면서 점차 자체 기획에 의한 모델로 바뀌었다. 주요 부품의 공급선도 전환해 가며 상품성을 높여왔다. 자본의 한계 때문에 근본적인 전환은 하지 못했지만 독특한 한국의 럭셔리카 유저들의 입맛을 반영하는 차만들기를 해 왔다. 젊은 층이 많은 저널리스트들은 매 번 비판적인 의견을 피력해 왔지만 그런 것과는 상관없이 체어맨은 나름대로의 포지셔닝을 고수해 왔다.

쌍용자동차는 사상 처음으로 미국 시장에도 진출할 전망이다. 빠르면 2년, 늦어도 5년 후에는 미국 시장에 SUV를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마힌드라에 인수된 쌍용은 장기적으로 미국 내 판매를 2만대 정도로 잡고 있다. 글로벌 판매도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2014년에는 글로벌 판매 24만대를 목표로 하며 이를 위해 생산 라인도 증설한다.
(2011 쌍용 체어맨 H 뉴 클래식 600S 시승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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