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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위기극복을 위한 전략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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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7-02-12 19:3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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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위기극복을 위한 전략은 있는가?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현대기아차의 위기설이 고조되고 있다. 물론 내수시장은 물론이고 주력 수출 시장인 미국에서의 판매 급감으로 인한 것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그룹 총수의 실형선고까지 겹치면서 현대기아차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우리는 현대기아차의 위기설 하면 우선 ‘노사 문제’를 꼽는다. 하지만 이미 글로벌오토뉴스를 통해 거론했듯이 그건 분명 여러가지 문제점 중 하나이지 그것이 모든 문제의 근원은 아니다.

이에 대해 자동차 전문가 황순하씨는 글로벌 오토뉴스를 통해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노사분쟁에 의해 생산라인의 운영 효율이 떨어지고, 자동차가 제 때에 공급되지 않아 효과적인 마케팅이 어려워지고, 품질 불량 발생과 파업에 따른 회사 이미지 실추 등 노조문제가 현대차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실로 적지 않다. 따라서 경영진이 노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력해야 하는 것은 중요하며 매우 당연하다. 그러나 노조의 요구라는 것이 일부 정치적인 이슈를 제외하고는 임금에 대한 것들이 대부분이고, 현대차 전체 매출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 상황에서 그 동안 임금이 급상승해 현대차의 경영이 위기에 빠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합리적인 라인운영에 대한 노조의 비협조로 생산효율이 떨어지고 원활한 판매에 지장이 왔다고 해도 올해 93조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는 거대 그룹의 전체 운영에 심각한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닐 것이다.

그 동안 노조의 생떼 같은 무리한 요구에 대해 나쁜 버릇을 키우는 것임을 알면서도 현대차의 경영진이 결국 임금을 올려 주고 양보하는 방식으로 계속 달래면서 온 것은 단기적으로 생산라인을 돌릴 때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임금 상승분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노조도 이런 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항상 생산 중단을 무기로 경영진을 강하게 압박하는 것이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듯 경영진도 그 동안 일년에 한달 정도는 계속 라인이 쉬어 왔기에 그런 상황을 전제로 매년 내부 경영계획을 짜 왔을 터이니 늘상 겪는 노조문제에 대한 준비는 미리 되어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노사문제의 실질적인 영향은 그로 인한 기업 이미지 실추가 훨씬 크다는 생각이다. 더 이상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되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그것을 푸는 것은 경영진이다. 언제까지나 노조측의 잘못된 점만 부각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만드는데만 열중할 수는 없다. 경영진 측에서 살신성인의 자세로 근본적인 해결책을 만들어내야만한다. GM대우의 닉 라일리 전임 사장은 더 어려운 상황에서도 4년 무분규라는 혁혁한 성과를 이끌어 냈다. 노사문제에 모든 책임을 돌리는 것은 옳지 않다.

또한 디자인의 부재라는 일부의 지적은 자동차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데서 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 기아차의 디자인은 이제는 글로벌 시장에서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 수준을 보여 주고 있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지금 가장 잘 나가고 있는 토요타가 생산하는 모델들은 과연 그들만의 아이덴티티를 내 세운다고 할 수 있을까. 토요타의 럭셔리 브랜드인 렉서스의 경우는 최근 일본시장 진출을 계기로 L-피네스라는 컨셉을 내 세우며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축 작업에 들어갔지만 양산 브랜드인 토요타를 통해 판매되는 모델들은 유럽 브랜드들과 같은 강한 이미지의 VI(Visual Identity)를 강조하지 않고 있다.

현대와 기아자동차도 토요타나 닛산, 혼다, 폭스바겐, GM, 포드 등과 같은 양산 브랜드다. 양산 브랜드들은 개성이 뚜렷한 디자인으로 수요층을 국한시키는 것이 오히려 손해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들이 만드는 모델들은 회사 엠블럼을 제외하면 공통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물론 20세기 말 인수합병의 바람으로 인해 플랫폼을 공유한 차들이 많아지면서 부품을 공유하는 일이 일반화되었고 그로 인해 비슷한 모델들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이들 양산 브랜드들은 큰 부담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차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튀는 디자인은 자제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토요타의 브랜드 이미지는 개성 강한 디자인이 아니라 연비, 정숙성, 신뢰성 등으로 인해 구축된 것이라는 얘기이다. 현대기아차에게 부족한 것은 디자인이 아니라 바로 토요타가 갖고 있는 이미지라는 얘기이다.

현대기아차는 품질과 성능등 상품성에서는 일정 수준에 올라 있지만 그것을 포장하는 기술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현대기아차의 판매 하락은 그런 면보다는 글로벌 시장을 꿰뚫을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의 부재라고 할 수 있다. 마케팅 전략의 부재라는 말은 전문 경영인 체제가 확립되지 않았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최근 판매가 급감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미국법인 HMA의 수장 인사에 관한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1년 전인 2006년 1월 미국법인 CEO에 2003년 CEO에 임명됐던 밥 코스메이 대신 고옥석사장을 임명했다. 2003년 핀버 오닐 대신 밥 코스메이를 임명한지 2년여밖에 되지 않아서였다.
밥 코스메이는 1998년 판매 담당 부사장으로 HMA에 영입되었으며 2003년 지금은 미쓰비시에 있는 핀버 오닐(Finbarr O'Neill)의 후임으로 CEO자리에 올랐었다. 당시에도 다섯 명이나 되는 경영진이 HMA를 떠나면서 물갈이를 했었다. 그는 핀버 오닐과 함께 1998년 10년 10만 마일 품질 보증 프로그램을 도입해 당시 미국시장 판매가 9만대였던 현대자동차의 판매대수를 극적으로 끌어 올리는데 역할을 했었다. 그 결과 1998년 9만여대에 머물렀던 판매대수를 2005년에는 45만 5,012 대까지 끌어 올렸다.

2005년 10월 기아모터 아메리카의 수장을 교체한데 이어 2006년 1월 현대모터아메리카의 리더가 갑작스럽게 새로운 인물로 바뀐데 대해 현대자동차측은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 다만 미니밴의 투입과 럭셔리 브랜드에 대한 의견 차이로 인해 밀려났다는 정도의 소문만이 돌았었다. 이런 일련의 변화가 당초에 계획되어 있는 일이었는지 아니면 현지 경영진과 서울의 헤드쿼터와 의견 차이에 의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밥 코스메이는 시장을 읽는 눈이 정확하고 딜러 네트워크 구축에 대한 노하우가 풍부한 것으로 평가받아왔다.

그리고 다시 2006년 8월에 닛산 출신의 스티브 윌하이트(Steve Wilhite)를 COO로 임명했다. 기아자동차 미국법인도 현대자동차의 COO 출신 이봉구 사장이 CEO로 임명됐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밥 코스메이가 물러난 2006년 미국시장에서의 현대자동차 판매가 급감했다. 그러니까 그동안 승승장구하던 미국시장에서의 판매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2006년 7월 4만 7,205대로 3.2%의 시장점유율을 보이던 것이 이후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급기야 올 1월에는 41%나 줄어든 2만 7,721대로 점유율이 2.6%까지 하락했다.

이는 일관된 전략의 부재가 가져온 결과라고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딜러들은 우리와는 차원이 다르다. 297개의 딜러십을 구축하고 있는 오토내이션과 200여개의 딜러십을 가진 펜스케 등은 미국시장에서는 하나의 권력이다.
그런 권력들은 무엇보다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한다. 그런데 현대자동차미국법인(HMA: Hyundai Motor America)측은 2006년 10월 열린 딜러협의회에서 현대자동차의 전체 판매에서 수익 비율이 1.4%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는 2005년 미국 전체 딜러들의 평균 수익 1.6%를 밑도는 것이다. 딜러들이 고개를 돌리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최근 미국의 현대와 기아자동차의 딜러들은 너무 잦은 변화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표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 상황들을 꿰뚫고 일관된 전략에 의해 시장에 걸맞는 마케팅이 수행되고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전략의 부재는 경영진의 잦은 교체로 빚어진 당연한 결과라는 얘기이다. 단명한 경영진은 우선 실적을 올리기 위해 밀어내기식 판매를 할 수밖에 없고 그것은 가격인하로 이어지며 마지막에는 중고차 가격을 형성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1년에 1,000달러밖에 감가 상각이 되지 않는 일본차와 그 몇 배가 넘는 가격하락을 감당해야 하는 한국차 중 어떤 선택을 할지는 자명하다.

현지 전문가들은 10년 10만 마일의 효과는 이미 힘을 잃었으며 보다 근본적인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일시적인 판매의 증가보다는 장기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영진의 잦은 교체와 서울 본사와의 의견 차이로 인해 일관된 정책을 내놓지 못해 판매는 갈수록 힘을 잃어가고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세계 각국의 양산 메이커들이 1990년대 말 인수합병을 통해 이룬 시너지효과가 그 수명을 다해 토요타와 혼다를 제외하고는 모두 곤경에 처해있다. 현대와 기아자동차도 합병 후 8년이 지나면서 그로 인한 비용저감의 효과가 사라져 가고 있다. 게다가 원자재 가격의 급등과 환율 변동 등 안팎으로 많은 시련이 산재해 있다.

현대와 기아차는 2006년 미국시장에 한국의 세 배가 넘는 광고를 했다. 하지만 그 후속 대처는 눈에 띄지 않고 판매는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마케팅의 시작은 광고이지만 광고가 마케팅의 전부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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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차료> 양산차 메이커들의 한계 가시화

2006년 9월 29일 글로벌오토뉴스

파리살롱은 세계 5대 모터쇼에 속한다. 그만큼 규모가 크고 내용도 있다는 얘기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과거만큼의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부분의 모터쇼가 그렇듯이 자국 자동차산업의 위상과 시장의 상황에 따라 주목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잘 나가던 프랑스 메이커들이 주춤거리며 수익성과 판매면에서 좋지 않은 실적을 내고 있다는 얘기이다.

폭스바겐에 이어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메이커인 PSA푸조시트로엥 그룹은 3년 연속 수익성이 저하되면서 고용 동결과 더불어 1만명의 인원감축 계획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글로벌오토뉴스를 통해 이미 알려졌듯이 퇴임이 결정된 CEO 장 마틴 폴츠는 올 해의 연간 설비투자예산을 당초 예정 약 30억 유로에서 25억 유로로 축소함과 동시에 연구개발비에 관해서도 총액은 연간 약 22억 유로로 변함이 없지만 신차 한 대당 코스트를 15% 낮춘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한 유럽시장에서의 중핵 모델의 모델체인지 기간을 2008년까지 현재의 4.5년에서 3.3년으로 단축할 계획이라고 한다. PSA푸조시트로엥은 신규고용의 동결과 인건비 억제조처등을 통해 2006년 하반기에 1억 2,500만 유로의 비용저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1976년 푸조와 시트로엥이 합병해 가장 성공적으로 시너지효과를 내 모범적인 사례로 꼽혔던 PSA푸조시트로엥 그룹의 최근 부진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최근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더불어 PSA푸조시트로엥이 생산하는 모델들이 대부분 유럽시장 등에서만 통용될 수 있는 소형 위주로 되어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푸조와 르노 등은 오래 전부터 모터쇼 등을 통해 V형 10기통 엔진을 탑재한 컨셉트카를 출품해 양산 가능성을 점치게 했으나 그것이 실행에 옮겨진 것이 없다. 연구실에서의 아이디어와 마케팅 부서에서의 현실감각이 동떨어져 있다는 얘기일 것이다.

여기에 일본 메이커와 한국 메이커들의 공격적인 시장 침투도 적지 않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최근 GM과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제휴협의에서 나타났듯이 양산 메이커들에게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말한다.

양산 메이커들의 최대의 덕목은 ‘코스트 다운’. 그를 위해 인수합병을 했고 그 효과는 충분히 보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마저 사라져 버리자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가 버린 것이다.
그래서 90년대 말 ‘400만대 논리’가 지금은 GM과 르노닛산의 제휴 논의로 인해 또 다른 차원으로 옮겨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 GM의 릭 왜고너와 르노의 카를로스 곤은 제휴협의에 대한 질문에 대해 통상적이고 의례적인 답변에 그치며 말을 아꼈다.)

이는 PSA푸조시트로엥 그룹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현대기아자동차도 합병으로 인한 비용저감 효과가 끝나면 어떤 길을 모색할지에 대해 돌아 보게 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어쨌거나 PSA 푸조시트로엥은 시트로엥 그룹을 통해 C4 피카소라는 크로스오버 컨셉트카를 선보이며 새로운 세그먼트로의 진출을 선언했지만 SUV의 판매가 가장 많은 미국시장에는 아예 전시장도 없는 상황이어서 규모를 늘리는데 얼마나 효과를 낼지는 두고봐야 할 것 같다.

푸조는 유럽시장에는 2006년~2009년 사이에 왜건과 SUV등 6개 차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중국시장에 11개 차종을, 남미에는 6개 차종을 투입할 것이라고 한다. 매력적인 모델을 만들어 시장을 다시 살리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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