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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에보, 란에보, 란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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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9-01-19 07: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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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에보, 란에보, 란에보

이번에는 란에보다. 미쓰비시 랜서 에볼루션을 이렇게 줄여 부른다. 제네시스 쿠페를 젠쿱이라고 한 것도 이런 호칭법을 따른 것이다. 이것은 미쓰비시가 이 모델을 위해 얼마나 많은 힘을 들였는지를 보여 주는 것이다. 양산 브랜드가 이처럼 강한 이미지의 모델을 키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은 토요타의 수프라와 혼다 NSX 등을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뿐인가. 닛산 GT-R도 우여곡절을 겪어온 것이 그런 상황을 반증하고 있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1990년대 일본 후지산이 가장 잘 보인다는 하코네에서 혼다 NSX와 닛산 페어레디Z 등을 시승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NSX는 아예 페라리 등 수퍼카를 지향하는 성능을 표방했었고 페어레디 Z는 이름이 그래서인지 조금은 소프트한 감각을 연상케 하는 모델이었다. 그 때 유러피언 정통 스포츠카와 일본 스포츠카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었다. 과연 일본 양산 브랜드들이 스포츠카를 키워갈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나중에 혼다가 S2000이라는 모델로 나름대로 성능을 입증해 보였고 마쓰다는 RX-7, RX-8으로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지만 글로벌 플레이어로서 인정하기에는 2% 부족한 그 무엇이 있었다. 그것이 기술력의 한계일 수도 있고 유럽과 일본의 문화적인 차이에 의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거나 적어도 아직까지는 본격적인 스포츠카로 인정받는 모델은 없다. 특히 최근 금융위기로 인해 혼다가 다시 NSX의 부활을 백지화 했다는 소식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런데 오늘 시승하는 랜서 에볼루션은 우리나라 마니아들에게까지 ‘란에보’라고 자연스럽게 불릴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는 점은 그냥 넘길 일은 아니다. 미국시장에서는 EVO라고도 불린다. 물론 모든 제품이 그렇듯이 개성이 강한만큼 선호층의 차이도 뚜렷하다.

그럼에도 16년 동안 10기 모델을 만들며 독특한 제품 마케팅으로 그들만의 힘을 키워왔다는 점은 인정할만하다. 1992년 초대 모델 출시 이후 적지 않은 매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란에보는 일본에서는 6개월 이상은 기다려야 스티어링 휠을 잡을 수 있을 정도로 희소성을 무기로 존재감을 높여가고 있는 모델이다. 미쓰비시는 그들의 실력을 입증 받는 장으로는 월드랠리 챔피언십(WRC)와 파리 다카르 랠리등을 활용했으며 그로 인해 유럽시장에서의 이미지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절대 성능에서는 숙성된 면모를 보여 주고 있다. 예를 들어 마력당 중량비가 현대 제네시스 쿠페 2.0터보가 1 : 7.1 인데 미쓰비시 란에보는 1마력이 감당해야 하는 무게가 5.5kg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은 충분히 주목을 끌만한 내용이다. 리터당 마력도 젠쿱 380GT가 80.2마력인데 란에보는 2리터인데 150마력에 육박한다.

스포츠카의 성능이 수치로 모든 것을 대변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상대적인 비교는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란에보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일본에서 더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닛산 GT-R의 경우도 최근에야 글로벌 시장에 노크를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본 브랜드들의 스포츠카의 행보는 그리 만만해 보이지는 않는다.

란에보는 한국시장에는 분명 독특한 아이덴티티의 존재다. 다만 브랜드를 처음 런칭하는 입장에서는 좀 더 철저한 마케팅을 통해 시장 침투를 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시판 가격 책정을 포함해 전문적인 시각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경쟁 모델들과의 비교는 필수다. 아직은 특별한 반응이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미쓰비시 브랜드의 형상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전략이 실행되고 있어야 한다.
(미쓰비시 란서 에볼루션X 시승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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