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닛산 370Z, 질주본능 자극하는 스포츠카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3-07-09 05:08:08

본문

닛산 370Z, 질주본능 자극하는 스포츠카

스포츠카는 언제 만나도 가슴을 뜨겁게 한다. 이런 장르의 차는 언제나 그렇다. 이성이 바탕을 둔, 사업성에만 비중을 둔 모델에 몰입되다시피 했다가 감성성이 물씬 묻어 나는 스포츠카를 만나면 누구나 가슴이 흔들리는 경험을 할 것이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닛산의 370Z는 존재감이 강하지 않은 일본 스포츠카 중에서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스포츠카다. 370Z는 그냥 Z카라고 한다. 1969년 블루버드의 쿠페 버전으로 등장한 '닛산의 Z카'는 GT카로서의 성격이 강했다. 세그먼트상으로는 1957년에 데뷔한 스카이라인 쿠페보다 한 단계 위에 포지셔닝했다. 이후 미국 내 다양한 모터스포츠의 장에서 실력을 과시했다. 그것이 역사로 축적되어 이제는 닛산의 이미지 리더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장르의 모델은 모터스포츠의 장에서 달리기 실력을 인정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르다면 그 레이싱 장이 유럽이냐, 아니면 미국이냐에 따라 인지도가 다르고 이미지가 다르다. 닛산의 370Z는 미국시장에서 동급 모델들 중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한국의 유저들이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스포츠카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고 해서 그것이 곧 세계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2인승 로드스터와 쿠페의 미국시장 판매대수에서 닛산 370Z는 7,338대(2012년), 7,328대(2011년)가 팔렸다. 그 다음이 2인승 경량 로드스터의 선구자인 마쓰다의 미아타 MX-5가 6,305대(2012년), 5,674대(2011년)였다. 반면 한국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보이고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 SLK는 4,595대(2012년), BMW Z4는 2,751대(2012년), 3,479대(2011년) 3,220대(2011년), 포르쉐 박스터는 2,894대(2012년), 1,773대(2011년)가 각각 판매됐다.

중국이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미국시장은 글로벌 경쟁력의 바로미터라고 하는 점을 감안하면 370Z의 활약은 대단한 것이다. 그저 판매대수 뿐 아니라 후발주자인 일본 메이커로서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점 또한 평가받고 있다. 닛산의 Z카는 2인승 쿠페의 길을 마쓰다 미아타 MX-5는 2인승 경량 로드스터의 파이어니어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단지 먼저 창조했다는 것 이상으로 그들의 달리기 성능은 글로벌 시장에서 나름대로 입지를 탄탄히 하고 있다. 그것은 '탈 것' 이상의 그 무엇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냥 질주본능이 아니라 감성에 호소하는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그냥 좋은 것이 아니라 끌어 당기는 맛이 있어야 하는 것이 스포츠카다. 자세로 표현하기도 하고 프로포션으로도, 선과 면으로도 그들의 '이모션(Emotion)'을 드러낸다. 그것이 이 브랜드들이 여전히 글로벌 플레이어로서의 존재감을 잃지 않고 있는 배경이다.

1989년에 데뷔한 300ZX라고 불렸던 Z32형 4세대 패어래디 Z부터 일본에서 시승한 경험이 있다. 같은 해 막 데뷔한 마쓰다 미아타 MX-5도 서울에 주둔하는 미군의 도움으로 타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었다. 그러면서부터 이 장르에 대한 공부를 해 왔다. 이 후 1996년 메르세데스 벤츠 SLK를 시작으로 경쟁 모델들이 등장했다. 300ZX 에 대한 첫 느낌은 Lady라는 차명 그대로 여성스러운 맛이 강했다. 스타일링 디자인에서 글래머러스한 여성을 연상시켰었다. 낮은 차고와 긴 노즈 등 스포츠카의 문법은 사용하고 있었지만 강렬한 맛은 없었다. 물론 당시의 관점에서 300ZX는 닛산이 주장하는 Z카로서의 성능을 갖추고 있었지만 글로벌 차원의 수준이라고 하기에는 2% 부족한 그 무엇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패어래디Z의 역사는 중단되었다. 닛산은 1996년 300ZX를 단종시켰던 것이다. 1996년은 메르세데스 벤츠 SLK 등이 데뷔한 해다.

성격을 바꾸기 위한 전략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겠지만 2003년 다시 등장한 패어래디 Z 5세대(350Z)는 퓨어 스포츠 장르로 바뀌어 모습을 드러냈다. 마초풍의 강한 맛을 풍기는 성격으로 바뀐 것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SLK가 2세대로 진화하면서, BMW Z3도 Z4로 바뀌면서 성격이 완전히 바뀌었다. 때문에 5세대 모델부터는 포르쉐 박스터와 메르세데스 SLK, BMW Z3와 항상 같은 자리에 비교의 대상으로 등장할 정도로 입지가 탄탄해졌다.

Z34형의 6세대 모델 패어래디Z는 2008년 12월 1일 일본 시장에 출시됐다. 해외에서는 2010년형으로 2009년에 판매가 시작됐다. 닛산이 발표한 370Z의 개발 키워드는 Jump、「Z-ness」(Z다움)과 new-ness」(새로움). 간단하게 표현하면 모든 것을 달리기 성능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것이다. 닛산이 주장하는 Z카의 성격 규정을 새로이 한 것이다.

닛산 브랜드 내에서 370Z는 스카이라인 쿠페와 2007년에 등장한 머슬카 컨셉의 GT-R과 함께 닛산 스포츠카 3형제를 이루고 있다. 성격은 순수 스포츠카로 달리는 즐거움을 모토로 하고 있다. 다만 스파르탄 지향이 아니라 ‘에브리데이 스포츠’를 표방하고 있다. 플랫폼은 스카이라인을 베이스로 하고 있다.

닛산 370Z는 분명 '느낌'이 있는 스포츠카다. 도로에서의 강한 아이덴티티는 그 주행성과 어울린다. 혼다 S2000이 사라진 이후에도 승승장구를 하고 있다. 일본의 자동차 전문기자들이 핸들링 성능에서 높은 점수를 주었던 마쓰다 미아타 MX-5를 압도하고 있다.

세상이 달라지고 있지만 우리 마음 속 저 깊이 끓어 오르는 질주 본능을 자극하는 스포츠카의 생명력은 더 강해지고 있다. 단지 ‘달리는 즐거움’이라고만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것 같은 감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은 아는 만큼만 보고 생각하는데로 들린다.'는 말이 새삼 떠오르게 하는 스포츠카와의 하루는 그야말로 유쾌한 일탈의 기분을 만끽하게 해 주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