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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자동차산업 트렌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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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8-10-08 05:5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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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자동차산업 트렌드 읽기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인류 최대의 문명의 이기라 일컬어지고 있는 자동차가 근본적으로 그 모양과 내용이 달라져 가고 있다.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정리해 본다.

1. 미래 자동차 신기술은 90%가 전기 전자 제품

무엇보다 큰 특징은 21세기의 자동차는 빠른 속도로 전자 제품화 되어간다는 것이다. 2010년경이 되면 자동차를 생산하는데 드는 비용의 35~40% 가량이 전기 전자부품이 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앞으로 우리가 접하게 될 자동차 신기술은 90% 이상이 전기 전자 분야에서 이루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이는 이미 BMW의 iDrive와 아우디의 MMI, 메르세데스 벤츠의 커맨드 시스템 등을 통해 진행되어 왔던 내용들이다. 중요한 것은 그런 흐름이 위에 예로 든 프리미엄 브랜드 뿐 아니라 양산 브랜드들에게까지도 피할 수 없는 과제라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우선 자동차회사의 인력 보충에서의 변화를 예고한다. 다시 말해 기계공학 출신보다 전기전자 기술 분야의 인력을 집중적으로 채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기계공학의 종합 예술작품’이라고까지 했던 자동차 부문에서의 이런 변화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흔히 자동차는 파워 트레인과 차체, 섀시 등 3대 요소로 구분했고 그것을 바탕으로 기술 개발 분야의 인력구성도 이루어져왔다. 여기에 전장품이 가장 비중이 큰 부문 중 하나로 대두되어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세그먼트의 세분화가 진행되고 그에 따른 하이테크 개발력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런 추세에 따라 현재에도 각 자동차회사들은 적게는 10%, 많게는 20%의 연구개발 인력을 전기전자부문에 할당하고 있다. 또한 심하게는 엔지니어의 절반 가까이가 전기전자 부문에 종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자동차산업의 주류는 더 이상 기계 공학이 아니라 전기전자학가 될 것은 자명하다.

그에 따라 자동차회사들도 자동차 개발의 주력을 전기전자에 둘 수밖에 없다. 더불어 기계와 전기전자가 각각 따로 운영되던 상황에서 이제는 통합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도래했다. 이런 움직임은 이미 유럽의 자동차회사들을 중심으로 진행이 되고 있다.

2. 대체 에너지 개발이 세력 판도를 바꾼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자동차업계의 분위기는 제 2차 석유파동이 시작된 해인 1978년 독일의 BMW가 엑체 수소 엔진의 개발을 시작한 이래 수소 에너지가 가솔린을 대신한다는 것은 기정사실화가 되어 있었다. 또한 수소 연료전지차 개발에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는 머플러에서 수증기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미래를 약속할 것처럼 큰소리를 쳤었다. 하지만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많은 이산화탄소를 발생한다는 것 때문에 더 이상 주류가 될 수 없는 처지가 되어 버렸다.

이 때문에 환경을 화두로 디젤과 가솔린 등 전통적인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의 전쟁이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디젤에 장기를 가진 유럽 메이커들도 하이브리드카를 개발하고 있고 역으로 하이브리드에 올인하고 있는 토요타도 디젤 엔진 기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환경 측면에서 보면 매연을 중심으로 한 지역환경과 오존층의 파괴를 막아야 한다는 지구환경 양쪽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만하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두고 “Green & Clean”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다시 말하면 디젤엔진은 매연과 질소산화물의 배출을 저감해 좀 더 클린(Clean) 해져야 하고 반대로 가솔린 엔진은 좀 더 연비 성능을 높여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줄여 그린(Green)해져야 한다는 명제를 동시에 실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아직은 비 주류라고 할 수 있지만 바이오 매스의 사용을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어 상황은 더욱 복잡해져 가고 있다. 그런데 한 걸음 떨어져서 보면 이런 자동차회사들의 노력은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최선의 방법은 아니다. 다른 대안이 아직은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주어진 조건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다하는 차선이다.

간단히 말하면 수소시대의 도래라고 했던 말이 쏙 들어갔다는 얘기이다. 그 말은 석유를 계속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가솔린과 디젤, 하이브리드는 물론이고 에탄올과 CNG, LPG 등 가능한 모든 연료를 사용하면서 유해 배출가스를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얘기이다. 그 와중에 1900년대 초반 등장했다 사라졌던 전기차의 비중이 급부상해 최악의 경우(?) 전기차를 사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쪽으로 대세가 기울어 가고 있다.

3.부품업체의 역할이 더 커진다.

앞 부분과 이어지는 내용이지만 오늘날 현실은 석유를 대신할 수 있는 에너지를 찾는 문제가 미궁에 빠지면서 전혀 새로운 상황이 전개되어가고 있다. 그에 대응하는 자동차업계의 자세도 전과는 분명 다르다. 문제는 기술력이고 기술개발에 투자할 수 있는 자금력을 가진 메이커와 그러지 못하는 업체와의 격차가 더 벌어질 수밖에 없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실질적으로 신기술을 개발하는 부품업체의 역할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완성차 시장의 판도 변화에 따라 부품업체들도 새로운 트렌드에 맞는 비즈니스를 전개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또한 이산화탄소 문제가 첨예화 되어가면서 완성차 회사들은 하이브리드와 에탄올, 연료전지, 전기차 등 가능한 모든 파워트레인을 채용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뿐만 아니라 안전에 관해서도 한 차원 높은 기술력을 개발해 내야만 한다. 게다가 텔레메틱스와 네트워크 기능 등 전 분야에 걸쳐 기술 투자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모든 분야에서 만능이 되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유저들이 원하는 바가 세분화된 것도 자동차업체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각자의 개성 표출을위한 소비성향이 강해지고 있으며 그에 대응하는 메이커들의 전략이 간단치 않다는 얘기이다. 성숙된 시장에서는 도대체 어떤 제품을 원하는지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기가 힘들어져 버렸다. 이는 ‘다품종 소량생산 시대’의 도래라고 표현되는 것으로 만드는 측의 입장에서는 그만큼 더 많은 투자를 해야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것은 곧 제품 수명의 단축으로 이어진다. 과거에는 적어도 1년 이상은 지속되었던 신차 효과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6개월 이하로 떨어졌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런데 이런 신기술 개발의 실질적인 주역은 완성차회사가 아니라 부품회사다. 소비자의 수요에 부응할 수 있기 위해서는 부품업체의 역량이 한층 강화되지 않으면 안되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앞으로 부품업계에는 또 다른 차원의 글로벌 합종 연횡이 예상되고 있다. 오늘날 완성차업체들의 요구 증대에 따라 하나의 부품업체가 기술 및 제품 개발비와 마케팅 비용 등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4. 작은 차가 세상을 지배한다.

전제는 물론 환경이다. 20세기 인류 최대의 발명품인 자동차는 발전을 거듭하면서 주행성을 근저로 한 성능으로 우열을 가리던 시대를 거쳤고 컴퓨터 시대의 도래와 함께 기능성을 통한 상품성 향상도 이루었다. 인류가 발명하는 모든 첨단 전자장비는 물론이고 음악감상과 영화감상 등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디바이스도 결국은 자동차에 어떻게 장착하느냐 하는 것으로 귀결되어 왔다. 20세기 말 ‘자동차의 개인 집무실’화를 주창했던 것이 현실로 눈앞에 다가왔다. 그것은 아주 짧은 시간에 이루어 낸 성과였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그런 즐거움을 채 만끽하기도 전에 환경과 안전 최우선의 자동차를 만들어야 한다는 명제 앞에 놓여 있다.

2007년 1월의 동경모터쇼에서 1인승 컨셉트카의 4세대 모델인 아이 리얼(i-Real)을 타고 등장한 토요타자동차의 와타나베 가츠아키 사장은 ‘Harmonious Drive – 사람과, 지구를 달리는, 새로운 내일에」라는 테마로 환경을 배려하며 사람과 지구가 공생할 수 있는「Sustainability Mobility」를 구현하겠다고 주장했다. 물론 근저에는 소형화라는 명제가 깔려 있다.

닛산의 1인승 모델에 가까운 초소형 컨셉트카 피보(PIVO)2라든가 혼다의 푸요도 2열 시트가 분명히 있지만 효율성의 극대화라는 컨셉은 같다. 그 외에도 스바루가 내놓은 G4e컨셉트도 에코카의 새로운 제안임과 동시에 소형화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으며 다이하츠의 HSC, 미쓰비시 아이 미브(MIEV)등도 마찬가지이다.
좀 더 현실적인 모델을 선보인 폭스바겐의 UP시리즈와 ‘아우디 메트로프로젝트 콰트로(Audi mtroproject quattro)’, BMW1시리즈도 같은 개념의 모델이다.

물론 모두가 컨셉트카라는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서, 즉 양산으로 이어지기에는 무리가 따르겠지만 오늘날 자동차업계가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것들이다.
(월간 라비돌 2008년 2월호 게재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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