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자동차산업의 본질을 알아야 극복 방법도 보인다.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8-12-17 05:25:35

본문

“미국 시장은 11월에도 어김없이 극심한 판매 부진을 겪었다. 전체 판매는 36.7%나 하락했고 모든 메이커가 동반 추락했다. 이중 크라이슬러는 -47%로 모든 메이커를 통 털어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고 닛산(-42%)과 GM-41%)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동안 나름 선전했던 현대와 기아의 판매도 40%, 37%씩 떨어졌고 토요타조차 34%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산업을 강타하며 지구촌을 흔들어 놓았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일본자동차판매협회연합회가 2008년 11월 일본 내수시장의 신차(경차 제외) 판매대수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07년 11월 대비 27.3% 감소한 21만 5,783대로 11월 기준 사상 최대폭의 하락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판매대수는 1969년 이래 39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럽의 11월 판매가 15% 하락했다. 서유럽 국가 중 판매 하락이 가장 큰 곳은 영국으로 전년 동월 대비 37%나 떨어졌다. 이는 최근 28년 내 최저치이다. 판매 하락은 다른 국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월 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올해 스페인은 50%, 이태리는 30%, 독일은 18%, 프랑스는 14%씩 판매가 하락했다. 이 수치는 독일이 통일된 후 최저, 스페인은 최근 15년 내 최저치이다.”

“중국의 11월 승용차 판매가 10.28% 하락했다. 중국자동차제조협회 CAAM(China Association of Automobile Manufacturers)에 따르면 11월 달 판매 대수는 52만 2,800대로 전년 동월 대비 10.28% 하락한 수치를 보였다.”

12월 초 글로벌오토뉴스에 업데이트된 글로벌 자동차 판매의 현황이다. 쓰나미다.

물론 그 상황에서도 선전하고 있는 메이커는 있다.

“아우디는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전세계 시장에서 약 920,700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893,628대) 대비 3% 판매성장을 기록했다. 11월 월간 판매에서도 아우디는 전세계 시장에서 약 75,950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75,635대) 대비 0.4%의 판매 성장을 기록했다.”

“유럽 최대의 자동차 회사인 폭스바겐 그룹은 2008년 1월부터 11월까지 총 573만대의 차량을 전세계적으로 판매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한 수치로, 폭스바겐 그룹은 작년 대비 판매량이 증가한 몇 안 되는 브랜드 중 하나가 되었다.”

“현대차는 11월까지 국내생산 수출 1,006,915대, 해외공장 판매 1,028,513대를 합해 총 2,035,428대를 판매, 전년동기대비 12.4%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2007년 12월 누계인 1,977,047대 보다도 3% 증가한 수치다. 특히 해외공장 판매 연간누계는 전년동기대비 23.9% 증가한 1,028,513대로 연간 기준 사상 최초 100만대를 돌파했다.”

하지만 폭락이든 선전이든 모두가 규모의 경제라는 미명하에 표출되는 수치놀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증유의 경제혼란은 말 그대로 혼란이다. 소비가 줄어서 생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 시장은 여전히 정상적인 경기에서는 연간 판매 2,000만대를 넘길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런데 2000년의 1,781만대를 정점으로 하락해 올 해에는 1,300만대, 내년에는 1,000만대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무엇이 이런 상황을 야기했을까.

촉발은 석유가 급등이다. 수요공급에 따른 자연스러운 가격 상승이 아니라 대부분의 기간산업이 금융산업화된데 기인한다.

미국 자동차시장이 폭락세를 보인 것도 정상적인 수요부진에 의한 것이 아니라 외적인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은 것이다. 최근의 발단은 물론 미국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침공이 직접적인 도화선으로 작용했다. 이라크 침공 당시인 2003년 원유가격은 배럴당 18달러에 불과했다. 그 3년 전인 2000년에는 10달러선이었다.

그러던 것이 불과 수년만에 150달러까지 치솟았다. 그 사이 석유 수요가 급등해서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모든 것이 그렇겠지만 급락과 급등은 그에 따른 혼란을 야기한다. 석유가의 급등은 직접적으로 대형차의 판매하락으로 이어졌고 그 결과 미 디트로이트 빅3는 물론이고 그 미국시장에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글로벌 자동차업계를 아사 상태로 몰아넣어버렸다.

문제 촉발의 당사자인 부시 미 대통령은 여전히 현실 인식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 의원들도 근로자 급여의 과다로 인한 문제라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그 중 하나의 이유일 수는 있지만 마치 그것이 모든 문제의 핵심인냥 떠드는 것은 옳지 않다.

자동차산업은 그 태동이 엔지니어들의 기술력에 의존해서 이루어졌다. 그것이 나중에 기업화된 것이다. 그 촉발은 헨리 포드가 창업한 미국의 포드자동차가 1908년에 출시한 T형 포드였다. 대량생산의 시작을 알리는 대표적인 모델로 꼽고 있는 모델이다. T형 포드는 모델 체인지를 하지 않고 단일 모델로 1,574만대라는 당시로서는 있을 수 없는 기록을 세웠다.

그것을 본 당시의 사업가들은 자동차산업의 미래를 내다보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창출해 낸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GM 의 브랜드 계열화와 모델체인지라는 마케팅 기법이었다. 자동차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잘 알려진 사실로 하나의 모델로 시장에서의 반응을 지속적으로 얻기에 어렵다는데 착안해 일정 주기로 새 모델을 만들어 소비자들을 끌어 들이는 전략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더불어 저가에서 고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브랜드를 만들어 소비자들의 수요에 부응하는 전략도 수립하게 된다. GM의 경우 대중 브랜드인 시보레부터 시작해 올즈모빌, 폰티악, 그리고 럭셔리 브랜드인 캐딜락까지 다양한 브랜드와 모델을 구비해 규모의 경제의 조건을 만족시키기에 이른다.

단순히 생산해서 판매한다는 개념에서 진 일보 해 기발한 아이디어를 동원한 마케팅이 자동차산업을 거대화 한 것이다.

그런 GM 의 전략은 시대적인 흐름과 맞아 떨어져 미국의 자동차업계는 1930년대 이후 적어도 규모의 측면에서는 세계를 주름잡기에 이른다. 포드와 크라이슬러를 합해 소위 말하는 빅3로 완전히 통합된 1950년대와 1960년대까지 미국의 자동차산업은 세계를 호령했고 더불어 미국 경제를 부흥시켰다. 물론 미국 내에서는 1920년대 후반 철도산업과 자동차산업 중 어느쪽을 택할 것인가에 대한 논란 끝에 자동차쪽으로 결정하면서 그 힘은 훨씬 커진 역사도 있다.
그러나 모든 일이 그렇듯이 과유불급이다. 거대한 덩치로 성장한 미국의 자동차업체들은 이후 기술 개발보다는 정부쪽에 로비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금융산업과 연계해 자동차 판매대수를 끌어 올리는데만 모든 신경을 집중하게 된다. 규모의 경제가 우선이라는 자동차산업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특별한 변수만 없었었다면 여전히 디트로이트 빅3는 자신들의 입지를 유지해 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고유가 시대의 도래로 상황이 급변한 것이다. 이라크 침공으로 인해 촉발된 원유가 상승은 금융자본이 석유산업을 흔들기 시작했고 급기야 초 고유가 시대에 이르게 된 것이다.

또 하나 금융산업과 연계한 할부판매는 자동차의 수요를 상상 이상으로 끌어 올렸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은 동시에 금융위기가 닥치자 모든 시스템이 정지될 수밖에 없는 처지에까지 몰리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면서 미국 자동차산업의 근본적인 문제들이 일거에 드러났고 지금은 더 이상 자력으로는 어찌해 볼 수 없는 상황에 도달한 것이다.

자동차산업에만 국한해 본다면 현재 미국 디트로이트 빅3의 위기가 도래한 가장 큰 원인은 첫 번째가 시장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그 내부에는 방만한 경영, 제품 투자 소홀이라고 하는 필요한(?) 모든 악재가 있었다. GM 릭 왜고너 회장의 연봉은 스톡옵션을 포함해 1,700만 달러가 넘는다.

11월에 디트로이트 빅3의 수뇌부가 연봉 1달러 이야기를 들고 나오자 미국의 자동차 저널리스트들은 2천만 달러를 가져가도 좋으니 자동차회사를 살려내라는 비아냥어린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미국 자동차업계에서 1달러 효과는 1980년 크라이슬러를 살려낸 리 아이아코카가 처음이었고 당시는 대단한 효과를 냈다. 하지만 2001년 헨리 포드의 손자 빌 포드가 1달러 이야기를 꺼냈으나 별무 소용이었다. 케케묵은 수법이라는 얘기이다.

미국의 자동차 저널리스트들은 디트로이트 빅3가 더 좋은 차를 만들기 위한 노력 대신 로비스트들에게나 돈을 써 왔으며, 카르텔에 안주하다가 위기가 닥치니 오히려 국민들을 협박하고 있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두 번째는 제품 포트폴리오 부재다. 고유가 시대 대응할 수 있는 중 저배기량 모델의 라인업 구축이 안되어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회사는 뉴 모델을 먹고 산다.’는 격언이 나오도록 한 당사자인 그들이 시장의 니즈에 부합한 신차를 내놓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판매를 위한 비용 구조도 큰 문제다. 예를 들어 GM과 크라이슬러의 미국 내 딜러를 합하면 1만개에 육박한다. 이는 1,000개 정도에 지나지 않는 토요타의 열 배에 해당한다. 참고로 현대지동차의 미국 내 딜러는 670선, 기아자동차는 640개 정도다.

비용 문제의 또 다른 내용은 의료보험 등 근로자와 관련된 것이다. 미국의 자동차회사들은 회사가 판매 하락등으로 생산 감축이 필요할 때 공장 시급 근로자를 일시해고 할 수 있다. 해고 연한은 2년이다. 그 2년 동안 급료의 95%를 지급해야 하고 의료보험료도 내 줘야 한다. 이 액수가 당초에는 천문학적이었다. 하지만 1980년대 150만명에 이르렀던 조합원수가 이제는 50만명 이하로 줄어 들었다. 따라서 이 문제가 직접적인 문제라고 언급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래서 일부 전문가들은 말한다. 우선은 자동차산업의 본질을 이해하라고. 그리고 자동차산업이 본래의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고. 좋은 제품만으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고. 더 이상 규모의 경제 논리로 현혹하지 말라고.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