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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XJ,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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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1-04-18 01: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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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가 2008년 출시한 XF는 그 해 전 세계 메이커들이 내 놓은 모델들 중 가장 주목을 끄는 모델로 평가 받았다. 그 배경으로 재규어 브랜드의 혁신, 즉 Revolution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XF는 그동안 사용되어 왔던 재규어의 디자인 언어가 완전히 바뀌었음을 보여 주었다. 그 변화를 이끄는 것은 이안 칼럼이다. 그는 영국 톰 워킹쇼 레이싱(TWR)의 디자인 책임자를 역임한 경력을 갖고 있으며 아스톤 마틴 DB7과 뱅키시 등 걸출한 작품을 창조해 명성을 높인 인물이다. 이안 칼럼은 스포티함, 근육질의 자태 그리고 다이내믹함 등 재규어의 DNA를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그가 XF를 통해 표현하고자 한 것은 기본적으로 유러피언 스포츠 세단의 정수다. 그것을 재규어측은 ‘부드러운 실루엣’과, ‘강렬한 인상을 주는 그릴’, ‘잘 발달된 어깨 라인’의 디자인 언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디자인은 언어는 XF뿐 아니라 차세대 XJ에도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었다.

그러나 XJ는 XF와 컨셉은 같지만 외형적으로는 전혀 다른 조형미를 풍기고 있다. 이에 대해 해외의 많은 전문기자들은 보다 높은 수준의 고급감을 연출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아름다움에도 급이 있다. XJ는 고품위의 격조를 표현하고 있다. 그것을 한마디로 표현하라고 한다면 그래도 아름답다는 말 이외에는 떠 오르지 않는다. 구체적으로는 섹시하다고도 할 수 있다. ‘섹시’에도 급이 있다. XJ는 높은 품격의 섹시함을 보여 주고 있다. 아름답다. XJ는 도로 위의 군계일학이다. 멀리서 보아도 그 자태가 빼어나다. 주변의 차들과 분명히 다르다.

차를 보고 아름답다는 주관적인 표현을 한다는 것이 생각보다는 쉽지 않다. 아름다움에 대한 관점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특히 필자처럼 ‘공정’, ‘불편 부당’을 최우선으로 하는 저널리스트의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특정 직업에 종사하며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칼럼니스트라면 얼마든지 개인의 호불호를 표현할 수 있지만 저널리스트는 그래서는 안된다고 배웠다. 더불어 아름답다는 것도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의 독자들이 읽는 글에 그런 주관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옳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미니라든가 재규어 XK, XF 등 신세대 모델들의 디자인에 대해 개인적인 호감을 드러 내놓고 표현해 왔다. 적어도 필자와 같은 직업에 종사하는 동료들 역시 마찬가지의 평가를 내린다. 그것은 한국에서 자동차 전문기자라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중 80년대와 90년대부터 시작했다면 주로 유럽차로 자동차를 배웠기 때문일 것이라는 주장을 하는 이도 있다.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 연령의 고하를 막론하고 오늘날 이그조틱카로 분류되고 있는 아스톤 마틴이라든가 벤틀리 등이 지나가면 다시 한 번 눈길을 돌려 확인한다. 어쩌면 그렇게 눈길을 주는 사람들 중 대부분은 ‘다르다’는 점 때문에 한 번 더 쳐다 볼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넘쳐 나는 명동 한 복판에서도 아름다운 여성이나 매력적인 남성이 지나가면 많은 이들의 눈길이 쏠리는 것은 시대와 지역을 불문하고 공통되는 현상이다. 마찬가지로 주변을 지나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기’ 때문에 쳐다 볼 것이다. 달라 보이기 위해서 사람들은 ‘현대 의학의 힘’에 의존하는 것을 더 이상 숨기려 들지 않는 세상에 살고 있다.

제품 디자이너들은 바로 그 ‘다름’을 추구하는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보편성을 강조하기도 하고 또는 희소성을 내 세우기도 하지만 결국은 ‘다름’을 통해 브랜드의 가치를 차별화하고자 하는 작업을 한다. 아름다움에 대한 공통분모도 시대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다름'을 표현하는 방법도 달라져 왔다.

20세기까지 자동차에 있어 상품성은 성능과 품질이 우선이었다. 21세기는 다르다. 디자인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성능의 차이가 여전히 존재하지만 사람들이 변했다. 적어도 자동차 선진국에서는 ‘다품종 소량생산 시대’라는 문구가 통용되고 있지만 결국은 좀 더 다른, ‘개성적인’ 제품을 선택하는 시대가 되어 있다.

21세기 디자인의 시대를 연 것은 프리미엄 브랜드들이었다. 20세기 말부터 ‘디자인 혁명’을 통해 일약 프리미엄 대열에 합류한 아우디와 21세기 초 획기적인 디자인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BMW가 그 좋은 예다. 프랑스의 푸조, 르노나 일본의 닛산 등 양산 브랜드들도 전위적인 디자인을 채택하기는 했지만 브랜드 파워에서 프리미엄에 밀려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았다. 최근에는 기아자동차와 현대자동차도 이 대열에 뛰어 들었다.

하지만 아스톤 마틴 등 영국산 수퍼 럭셔리카와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으로 대변되는 이태리 이그조틱 수퍼카 들은 강한 아이덴티티로 획기적인 변신을 하지 않은 채 오랜 세월 동안 ‘차별화’된 존재로서 인정받아오고 있다. 그것은 단지 성능 때문은 아니다. 확실히 다른 디자인도 큰 비중을 차지 한다.

재미있는 것은 이 ‘아름다운’모델들은 판매대수가 아주 적다는 것이다. 포르쉐를 제외하면 연간 판매대수 10만대에 육박하는 예가 없다. 아니 1만대를 넘기기도 힘들다. 판매가 안되는 것보다는 그들은 타겟마켓을 확실히 정하고 딱 그만큼의 수요에 응하기 때문이다.

신세대 재규어의 모델들을 보면 양산 브랜드들의 디자인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다만 다른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그렇듯이 선진국보다는 중국시장을 의식한 차만들기를 한다는 점이 조금은 아쉬울 수도 있다. 지나치게 화려하다는 얘기이다.

XJ시리즈는 1945년에 발표된 재규어 마크IV가 마크 X까지 진화한 후 420G로 개명되었고 1968년 XJ 시리즈로 발전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행 모델은 코드네임 X351으로 개발된 8세대에 해당한다. 신형 XJ는 XK와 XF가 그렇듯이 Revolution에 해당하는 모델이다. Beautiful Fast Car라는 재규어의 브랜드 철학을 고수하면서도 전혀 새로운 컨셉으로 변신했다는 의미이다.

초 호화 수퍼 스포츠 세단으로 완전히 변신한 재규어 XJ는 가솔린 수퍼차저로는 절대영역에 도전하고 있고 디젤 엔진으로는 다운사이징을 실현했다. 달라진 것을 입증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동원한 차만들기는 여전히 경쟁차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프레스티지 럭셔리 스포츠 세단의 길을 걷고 있는 재규어 XJ는 희소성을 무기로 충성도가 높은 유저층들에게 더욱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재규어 뉴 XJ 3.0 디젤 LWB 시승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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