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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시빅, 다루기 쉬운 차로 방향을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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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1-12-13 07: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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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시빅, 다루기 쉬운 차로 방향을 바꾸다.

2010년 미국시장 베스트 셀러 10개 모델 중 6개가 일본차였다. 어코드가 31만대로 4위, 시빅이 26만대로 6위, CR-V가 20만대로 9위로 혼다가 세 개 모델로 가장 많았다. 그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모델은 전 세계에서 2,100만대, 미국시장에서만 880만대가 팔린 시빅이다.

글/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일본차 미국 시장 잠식의 시작은 다름 아닌 혼다 시빅이다. 1973년 출시된 초대 시빅은 CVCC(Compound Vortex Controlled Combustion) 엔진을 통한 고연비를 자랑하며 판매에 승승장구 했다. 시빅은 토요타 카롤라, 폭스바겐 골프와 함께 3대 월드 베스트셀러이기도 하며 일본 올해의 차를 5번이나 수상했다.

혼다는 1972년에 시빅을 세상에 내놓았고 그때부터 승용차 메이커로서 인정을 받게 된다. 이 시빅에 앞에 언급한 수냉식 CVCC엔진이 1973년에 탑재되었고 판매는 급격히 늘어났다.

혼다가 세계시장에서 확실하게 이미지를 굳힌 것은 바로 이 CVCC 엔진의 개발이었다. CVCC(Compound Vortex Controlled Combustion)란 복합와류연소엔진으로 이 엔진이 당시로서는 불가능하게 여겨졌던 1975년부터 강화된 미국의 배출가스규제기준인 소위 ‘머스키법’을 클리어하면서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로 인한 효과는 워낙에 커서 미국의 소비자들에게 혼다의 이미지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

참고로 머스키법이란 1970년 미국에서 제정된 것으로 1975년까지 유해가스 배출량을 1971년의 1/10로 낮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는 ‘내연기관 금지법’이라고 할만큼 어려운 과제였으나 혼다가 1973년 2월 2일 CVCC엔진으로 세계 최초로 머스키법을 클리어했고 이로 인해 미국의 소비자들에게 혼다의 이미지는 확실하게 각인되었다.

혼다는 촉매를 중심으로 하는 후처리 방식이 아닌 엔진 자체 개량을 택해 저공해를 달성했다는 점에서 그 기술력을 높이 평가 받았다. 시기적으로도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 다시 말해 1973년에 발생한 석유파동으로 인해 시빅의 높은 경제성은 소비자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것이다. 엔진에 관한 혼다의 철학을 잘 보여 준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무릇 세상 일이라는 것이 그저 좋은 기술이라고 해서 모두 그 빛을 보는 것은 아니다. ‘타이밍’ 또한 중요한 요소다. 물론 그런 적절한 시기를 활용할 수 있는 내공이 있어야 한다는 전제 하에서 하는 이야기이다. 이후 모든 자동차 메이커들은 혼다의 기술력을 추종해 엔진 기술을 경쟁적으로 개발해 나갔고 그로 인해 가솔린 엔진은 한층 발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프리미엄 브랜드인 BMW와 함께 ‘엔진의 혼다’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시빅은 어코드가 그렇듯이 미국사양과 유럽사양이 확실히 다르다. 그것도 스타일링과 디자인만 다른 것이 아니라 아예 플랫폼을 다른 것을 사용한다. 또한 미국 사양은 4도어 세단과 2도어 쿠페 두 가지가 있고 유럽사양은 3도어와 5도어 해치백이 있었는데 9세대에는 5도어 해치백만 출시된다. 다시 일본 사양은 미국 사양을 4도어 세단을 베이스로 앞뒤 디자인을 달리하고 있다.

유럽형 시빅은 핸들링 성능을 높이기 위해 보다 두꺼운 토션 빔과 스테빌라이저 바를 적용한 것도 특징이다. 유럽형 시빅은 CR-V와 함께 영국 스윈던에서 생산된다. 그런 한편으로 혼다는 일본에서의 시빅 생산을 종료했고 판매도 남은 재고 처리 이후에는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참고로 우리나라에 들여 왔던 8세대 모델의 경유 아쿠라 브랜드로 캐나다에서만 판매되고 있는 CSX라는 모델에 한국 시장용 옵션을 추가해 들여왔었다. 시장 세분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9세대 모델에는 전면 디자인에 에지를 강조해 세단과 차별화하고 리어 범퍼에 디퓨저를 설계한 고성능 모델 Si 버전도 있다.

혼다에 따르면 신형 시빅은 동급에서 가장 다양한 엔진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주력인 가솔린부터 천연가스, 그리고 하이브리드도 나온다. 신형 시빅의 하이브리드 버전은 개선된 IMA(Integrated Motor Assist)이 적용되며 혼다로는 처음으로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된다. 그리고 인사이트와 CR-Z에 선보인 에코 어시스트도 적용된다.

9세대 시빅은 ‘운전하는 즐거움, 연비성능, 합리적인 가격’을 포인트로 내 세우고 있다. 미국시장을 타겟으로 하는 성격이 이렇게 변했다고 하는 것은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미국시장 현지 생산과 브랜드 전략에 가장 앞선 혼다가 미국시장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운전자들이 과거에 비해 갈수록 연성화되어 간다는 흐름을 일고 그에 대응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시장에서도 좀 더 접근이 쉬운 특성으로 받아 들여질 수 있을 것 같다. 혼다는 강한 특성보다는 ‘만인을 위한’ 양산 브랜드의 컴팩트 모델의 성격을 시빅에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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