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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이야기- 1. 어코드로 표현하는 브랜드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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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2-03-28 05:5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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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이야기- 1. 어코드로 표현하는 브랜드의 힘

혼다가 궁금하다. 토요타와 닛산에 대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러가지 말이 오간다. 하지만 혼다라는 회사의 사업구조를 아는 사람들은 그런 설왕설래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 여전히 ‘아오야마가 움직이면 일본 주가가 움직인다.’는 말이 통용되고 있다. 아오야마는 혼다의 본사가 있는 지역을 말한다. 혼다의 대표적인 모델들을 중심으로 혼다 브랜드의 최근 방향성을 짚어 본다. 그 첫 번 째로 어코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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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혼다자동차는 오늘날 글로벌 체제의 자동차 회사들과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메이커다. 혼다의 2011년 글로벌 판매는 309만 5천대였다. 2010년의 355만 5천대에서 46만대가 감소한 것이다. 참고로 혼다의 05/06 회계연도 판매는 339만 1천대, 06/07은 365만 2천대, 07/08은 392만 5천대, 08/09는 351만 7천대, 09/10은 339만 2천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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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연간 500만대 이상을 생산하는 6대 메이커에 속하지 않는다. 2004년 319만 4,000대로 8위를 기록했던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혼다가 부진에 빠졌다는 것은 형태가 다른 메이커를 중심으로 본 평가일 뿐이다. 혼다는 일본 대지진이 있기 전인 2010년 9월까지 순이익 5조6천억원을 기록했었다. 전년 동기대비 6.6배가 늘어난 수치다. 수치만으로 혼다를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주는 내용이다. 그보다는 여전히 그들만의 철학으로 그들만의 길을 가고 있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세기 말부터 시작된 M&A 열풍 속에서도 혼다는 다른 메이커를 인수하거나 합병, 또는 제휴를 통해 규모를 추구하지 않고 완전히 홀로서기를 고집하고 있는 유일한 메이커다. 성격상 일맥상통한 면이 있다고 평가되고 있는 BMW도 롤스로이스와 미니 등 아이덴티티가 강한 브랜드를 인수했다. 하지만 혼다는 다르다. 혼다는 혼다 브랜드와 럭셔리 브랜드인 아큐라 외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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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뿐 아니다. 혼다는 300만대가 넘는 판매대수에도 불구하고 모델 라인업이 그다지 많지 않다. SUV인 파일럿, CR-V, 미니밴 오디세이를 비롯해 세단형도 3.5리터급을 플래그십으로 하는 레전드와 어코드, 크로스투어, 시빅, 소형차 피트 등 언뜻 보아도 몇 안 되는 모델로 흔히 말하는 ‘연간 400만대 이상’이라는 규모의 경제를 충족시키는 구조를 갖고 있다. 스포츠카 장르인 S2000로 ‘혼다의 성능’을 보여 주기도 했었으나 단종됐다. 대신 최근 CR-Z라는 신세대 개념의 스포츠카를 내놓았다. 그 몇 개 되지 않는 라인업으로 이만큼의 규모를 이룬 것은 그 예를 찾아 볼 수가 없다. 그만큼 각 모델이 탄탄한 판매대수를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또 하나 다른 메이커들과 극적으로 다른 것은 소수의 모델 라인업을 미국 및 일본 사양과 유럽 사양을 확연히 다르게 만들어왔다는 것이다. 서스펜션의 세팅을 달리해 승차감에서 차이를 두는 정도가 아니다. 스타일링과 인테리어에서도 뚜렷한 차별화를 시도해 내놓고 있다. 그것은 물론 그만한 이유가 있다. 안락성과 쾌적성에 더 높은 비중을 두는 미국의 유저들과는 달리 주행성에 대한 가치를 중시하는 유럽시장의 소비자들을 고려한 것이다. 미국버전에는 세단형과 쿠페를, 유럽 및 일본버전에는 세단과 왜건을 라인업시키는 독특한 구성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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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뿐인가. 시장 침투를 위한 행보 또한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한국 시장만해도 2004년 봄 출시하면서 어코드 한대만으로 시작했고 가을에 SUV모델인 CR-V를 내놓은 이후 아직까지 라인업을 추가하지 않고 있다. 2005년 7월 말 국내 시장에 진출한 닛산의 인피니티가 동시에 5개의 모델을 출시한 것과도 크게 다른 행보이다.

이것이 바로 혼다식이다. 주변에서 많은 지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들만의 고집을 꺾지 않고 있다. 국내 혼다 딜러들의 경우도 가능한 다양한 모델을 전시해 소비자들을 끌어 들이고 싶지만 혼다의 정책은 흔들리지 않는다. 결과는 좋았다. 한국시판 3년부터 판매가 급증하기 시작했고 딜러들은 혼다의 정책을 이해했다. 물론 최근 일본의 여러가지 악재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 내면에는 또 혼다만의 전략이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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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의 라인업에 어코드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76년. 이어서 1981년에 2세대, 85년 3세대, 89년 4세대로 이어졌고 이때부터 어코드는 월드카로 이름을 날렸다. 82년 미국의 일본 수입차부문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92년까지 11년 연속 일본 수입차 베스트셀러카라는 대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데뷔 36년이 지난 어코드는 ‘자동차와의 조화’를 의미하는 차명대로 혼다의 주력모델로 ‘혼다 정신’을 표현하며 진화해 왔다. 하지만 그런 상징적인 의미에 비해 판매대수는 많지 않다. 일본 대지진과 태국 홍수 등 다른 일본 메이커들이 겪었던 어려움이 겹친 탓도 있지만 다른 글로벌 플레이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어코드의 글로벌 판매대수는 미국시장 35만대 전후를 비롯해 80만대 가량.

그런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당연한 얘기이지만 ‘매력적인 뉴 모델’이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어코드는 2011년 초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현형 어코드가 추구하는 것은 ‘품질, 쾌적성, 다이나믹 퍼포먼스 등에서 앞바퀴 굴림방식 세단형 모델 중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이다.

그렇게 표현하면 프리미엄 브랜드인 아우디가 떠 오른다. 다시 말해 디자인 품질과 동력 성능 품질 등 전체적인 측면에서 프리미엄 브랜드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다. 물론 이런 사고방식은 어코드 뿐 아니라 혼다 브랜드 전체에 관통되는 것이다. 어코드는 혼다의 여타 모델들을 리드하는 상징적인 모델이라는 것을 그렇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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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코드는 동급 경쟁 모델들이 그렇듯이 과거에 비해 차체가 많이 커져 있다. 크다는 것이 모든 시장에 좋게 받아 들여지지만은 않는다. 유럽과 일본에서는 너무 크지 않느냐 하는 반응도 있지만 미국과 중국시장에서는 적절한 크기로 여겨지고 있다. 간단하게 유럽시장 기준 D세그먼트로 분류되지만 컴팩트와 미드사이즈 등으로 구분하는 미국시장에서 받아 들여지는 감각은 다르다는 얘기이다.

그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어코드는 ‘패밀리 세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밸런스’라는 점을 중심으로 하면서도 유저들에게 혼다만의 강렬한 특징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더불어 화려하고 눈길을 끄는 것도 좋지만 다른 모델에서 바꿔 탔을 때 어코드만이 줄 수 있는 주행성과 쾌적성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주행성 측면에서 현행 어코드는 리어 서스펜션의 쇄신에 의해 높은 직진안정성을 바탕으로 다이나믹성을 살리고 있다.

서스펜션은 앞 더블 위시본, 뒤 멀티 링크로 전체적으로 댐핑 스트로크는 약간 긴 설정이다. 미국시장용 차답게 부드러운 승차감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 제동 시 안티-다이브(anti-dive) 및 가속시 스쿼트를 억제하고 스티어링의 응답성을 향상시킨 프론트와 플로팅 서브 프레임에 암과 링크를 마운트하여 소음 및 진동을 개선한 리어 서스펜션의 조화가 포인트다. 스포츠성과 쾌적성을 양립해야 하는 21세기형 패밀리 세단의 성격을 어코드식으로 해석한 것이다. 거기에는 회두성과 직직안정성 등 다이나믹성을 중심으로 운전자에게 안심감을 주는 것을 노리고 있다.

혼다 어코드의 주행성은 역사적으로 많은 변화를 거쳤다. 시장과 시대의 변화에 따라 최적의 포지셔닝을 위한 노력의 결과다. S2000에서 보여 주었던 주행성 향상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대를 이해하는 차 만들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혼다 어코드는 미 오하이오주와 멕시코, 그리고 일본에서 각각 생산된다. 미국산이 아닌 일본산 미국사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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