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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디트로이트쇼 7신-토요타와 닛산, 그리고 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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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2-01-11 06: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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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디트로이트오토쇼에 공개된 신차의 숫자는 풀 모델체인지 27개를 포함해 40개 정도에 불과하다. 그만큼 쇼의 분위기는 차분했다. 프레스컨퍼런스도 35회에 머물렀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일요일에 시작되 화요일 오전까지 이어졌던 프레스컨퍼런스가 월요일과 화요일 오전까지 하루 반나절 만에 끝났다. 과거 매번 새벽같이 쇼장에 와 이틀 동안을 정신없이 취재했던 기억에 비하면 작년과 올 해의 쇼는 그야말로 ‘놀고 먹기’였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그렇게 된데에는 우선 미국 메이커들의 브랜드 축소가 영향이 크다. 올즈모빌과 머큐리, 이글, 새턴, 폰티악, 사브 등 21세기 들어 사라진 브랜드가 적지 않다. 게다가 판매실적이 좋지 않고 비용 부담이 생기자 신차 개발 간격이 넓어지고 발표할 신차가 없어 프레스컨퍼런스를 하지 않는 브랜드도 적지 않다. 캐딜락과 GMC, 램, 짚, 크라이슬러, 스바루, 마쓰다, 기아 등이 그렇다. 미쓰비시와 스즈키는 아예 부스도 없다. 여기에 다시 복귀한 닛산자동차와 럭셔리 브랜드 인피니티도 이벤트가 없었다. 서부지역에서만 잘 팔리는 페라리나 람보르기니도 여기에는 없다. 간단하게 정리했지만 적지 않은 숫자다.

그뿐 아니다 과거처럼 화려한 컨셉트카로 관람객을 유혹하는 일도 없다. 또한 다양한 퍼포먼스도 이제는 비용 때문인지 보기 힘들다.

이튿날 집중된 토요타와 혼다, 닛산의 행사장에는 첫 날에 비해 적어진 보도진 때문에 프레스컨퍼런스 자리잡기도 수월했다. 그런 적이 없었다. 언제나 먼 발치에서 까치발을 서서 봐야 했던 기억이 생생한데 세월이 변했다는 것을 실감한다. 그 이야기는 곧 미국이 본거지라고 할 수 있는 일본 메이커들의 약세가 보인다는 것이다.

토요타는 여전히 마이웨이다. 그들이 수립한 전략에 의해 뚜벅뚜벅 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정치적인 상황이 변한다고 그들의 전략을 수시로 바꾸거나 하는 움직임이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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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자동차가 전면에 내 세운 것은 프리우스 C라고 하는 해치백 하이브리드카와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컨셉트카 NS4. 프리우스C는 연비 저감이 주 목적인 하이브리드카를 다시 한 번 다운사이징한 것이다. 미국시장 시판 가격은 1만 9,000달러 선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1.5리터 가솔린 엔진과 144V 니켈 수소 2차 전지를 탑재한다. NS4와 함께 소형화, 경량화, 성능, 항속거리, 충전시간 등에서 소비자들이 만족할만한 수준의 모델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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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는 이 외에도 배터리 전기차와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의 포트 폴리오를 제시했다. 우선 2014년까지 모두 4개의 전기차를 출시한다. IQ BEV와 RAV4 BEV가 우선 눈길을 끈다. 테슬라의 드라이브 트레인을 채용해 1회 충전으로 100마일을 주행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2015년에는 연료전지 시스템을 채용한 4도어 세단 모델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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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는 미국 생산 30주년을 맞아 첫 번째 출고차를 들고 나왔다. 거대한 무대를 준비하고 있어 다양한 모델들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했으나 정작 발표한 것은 올 하반기 출시될 9세대 어코드 한 가지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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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는 1982년부터 오하이오 공장에서 어코드를 생산해 1988년에는 일본으로 수출하기도 했었다. 개발도 미국에서 하고 생산도 미국에서 한다는 발언에 현장의 기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우리나라와는 많이 다른 분위기다. 혼다는 지금까지 1,100만대의 모델을 미국에서 생산했고 그중 800만대가 어코드였다.

9세대 어코드는 2.4리터 가솔린 엔진을 기본 사양으로 시작해 배터리 전기차, 하이브리드카,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카 등을 모두 라인업한다.

혼다로서는 어코드의 입지가 강하기 때문에 특별할 것이 없다는 생각일지 모르지만 현장의 기자들은 급변하고 있는 시장의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혼다는 2010년까지는 어코드와 CR-V, 시빅이 미국시장 베스트 셀러 톱 10에 랭크됐었으나 2011년에는 CR-V와 시빅이 10위 밖으로 밀려났다. 어코드도 처음으로 닛산 알티마에게 4위 자리를 내 주고 8위로 밀려났다. 미국의 딜러들은 그런 혼다의 자세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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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도 인피니트 브랜드와 함께 부스를 마련하기는 했지만 별도의 프레스컨퍼런스는 하지 않았다. 프레스컨퍼런스를 하지 않는 이유는 뉴 모델이 없다는 것이라고 하지만 1년 내내 뉴 모델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문제다. 그보다는 비용저감이 우선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중소형차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면서 수익성은 악화될 수밖에 없고 그것을 커버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일본 메이커들의 경쟁력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그들의 방식이 다를 뿐이라는 것이다. 최근 일본의 경제에 대해 새로운 평가가 내려지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강한 자가 살아남는가, 살아남는 자가 강한가 하는 질문과 같은 것이다. 흔히들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살아남는 것(Survival)’이라는 얘기이다.

부시정권의 이라크 침공으로 인한 석유가 고공행진과 미국 금융업계의 탐욕이 만들어 놓은 금융위기로 인한 세계 경제의 침체가 전혀 다른 관점에서의 비즈니스 환경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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