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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대 캠리, 토요타의 힘을 보여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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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2-03-02 06: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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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대 캠리, 토요타의 힘을 보여줄 것인가

지난 1월 18일 수입차 사상 처음으로 본사 사장이 신차 발표회장에 나타났다. 토요타자동차의 CEO 아키오 토요다가 캠리의 한국시장 출시 행사장에 등장한 것이다. 토요타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고 한국 수입차 시장의 중요성을 인정한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급신장하고 있는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기세를 올리고자 하는 의도라는 것이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아키오 토요다 사장이 강조한 것은 ‘새롭게 태어난 토요타’다. 그는 “새로 태어난 토요타의 스타트로서 이곳 한국에서 ‘뉴 캠리’를 출시하게 되어 진심으로 행복하게 느끼고 있다”며 신년 첫 해외방문지로서 한국에서의 뉴 캠리 출시 참석에 대한 소감을 말했다.

분명 그동안의 토요타와는 전혀 다른 행보다. 세계 최대자동차회사로서의 자부심은 더 이상 볼 수 없다. 그보다는 당장에 생존경쟁에 돌입한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대목이다. 이제 양산차 시장은 더 이상 일본 메이커들, 그중에서도 토요타의 독무대가 아니다. 미국의 GM과 포드가 왕년의 영화를 되찾기 위해 시동을 걸었고 독일의 폭스바겐도 미국시장에서의 재기를 노리며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아키오 토요다 사장은 중요하지 않은 시장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토요타의 얼굴인 캠리의 성공여부는 토요타자동차의 미래와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신년 벽두부터 해외 출시 현장에 직접 나타나 그들의 의지를 보여 주었다.

무엇보다 달라진 아키오 사장의 자세에 놀랐다. 2009년 사장에 취임한 그는 초기 조금은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였다. 외부 행사에서도 적극적인 모습보다는 신중한 모습이었다. 그런 그가 이번에 서울의 캠리 발표회장에서 보여 준 퍼포먼스는 가히 충격적이라고 할 만큼 달라진 것이었다.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와 얼굴 표정은 물론이고 적절한 손 동작까지 동원한 그의 스피치는 그동안의 토요타나 닛산, 혼다자동차의 일본인 CEO들과는 확실히 다른 것이었다.

그가 주장한 것은 토요타의 신형 캠리는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상징적인 모델이라는 점이었다. 지난 수년간 리콜과 대지진, 태국 홍수 등으로 최악의 시련을 견뎌 온 토요타가 캠리를 통해 다시 도약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것이다.

당장에 2011년 9월 출시한 미국시장에서의 판매가 기대 이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12월의 판매대수는 3만 3,498대. 한 해 47만 3,108대를 팔았던 2007년 12월의 3만 9,539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 수치다. 그러나 신차 효과가 우리나라에 비해 한 템포 늦은 미국시장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2012년에는 그 이상의 수치도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하는 수치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오랜 역사를 가진 미국시장과 한국시장은 분명 다르다. 경쟁 모델로 삼고 있는 현대 그랜저의 아성이 굳건하다. 그래서 토요타가 내 세운 것이 상품성과 더불어 경쟁력있는 가격이다. 2.5리터 가솔린 사양의 가격이 3,390만원. 현대 그랜저의 시판 가격이 3,120 만원 ~ 4,450 만원이므로 현대자동차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쏘나타의 고급형 2,960만원과의 갭도 크지 않다.

이 정도라면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정을 받고 있는 캠리의 한국시장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더 이상 수입차가 아니라 한국차와 같은 수준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이다.

토요타는 양산 메이커이면서 이미 브랜드 가치로서는 프리미엄을 넘어서고 있다. 최근 발표된 인터브랜드의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 리포트에서 토요타는 11위를 차지하며 자동차 회사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순위를 지켰다. 토요타의 브랜드 가치는 278억 달러로 2010년 대비 6%가 상승했다. 각종 악재로 어려움을 겪은 상황을 감안하면 토요타의 힘이 어느정도인지를 알 수 있다.

캠리는 1982년 데뷔 이후 매 5년마다 모델체인지를 해왔다. 2002년부터 9년 연속 미국시장 베스트 셀러카 자리에 올랐다. 전 세계 9개 공장에서 연간 90만대가 생산되고 있으며 누계 생산대수 1,500만대에 달한다.

캠리는 토요타 브랜드의 얼굴이다. 일본보다는 미국시장에서 존재감이 강하다. 폭스바겐 골프와 비교되지만 주 무대는 다르다. 한국시장에서는 그랜저를 직접 경쟁 상대로 꼽았지만 차체 크기는 쏘나타와 비슷하다. 미국시장 기준으로 어퍼 미들, 유럽시장 기준으로는 같은 E1세그먼트에 속하는 모델이다. 선대 모델에서 지적 받았던 버튼 시동키를 채용하는 등 자잘한 편의장비의 채용을 늘였다. 그것을 ‘103가지 디테일’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토요타식으로 시장을 읽은 결과에 대한 답이다.

그에 대한 미국시장의 반응은 일단 좋다. 판매대수가 말해준다. 전체적인 밸런스를 중시하는 합리적인 모델이기는 하지만 튀는 것을 좋아하는 한국시장의 유저들에게는 어떻게 받아 들여질지가 궁금해진다.

2009년 처음 소개됐을 때는 대기수요로 인해 물량 부족현상을 보였었다. 하지만 일본 대지진과 리콜 사태, 태국 홍수 등으로 타이밍이 좋지 않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여러가지 측면에서 빠른 속도로 변화해 가고 있는 한국의 소비자들은 2012년에 또 어떤 구매 행위를 보여 줄지 캠리로 가늠할 수 있을 듯싶다.
(토요타 7세대 캠리 남해안 시승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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