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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에게 골프 카브리올레가 의미하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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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2-05-09 06: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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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에게 골프 카브리올레가 의미하는 것은?

벌써 7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지금도 2005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장에서의 기억이 생생하다. 프레스데이 행사가 시작되기 전 이른 아침 전시장을 돌아 본 필자는 쇼장의 무대 위를 장악한 CC, 쿠페 카브리올레 즉, 자동격납식하드톱을 보고 놀랐었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그 날 쇼장에 전시된 CC로는 오펠티그라와 아스트라 트윈 톱을 시작으로 볼보 C70 컨버터블, 폭스바겐 이오스, 메르세데스벤츠 SLK 클래스, SL시리즈, 볼보 C70, 렉서스 SC430, 오펠 트윈톱, 닛산 마이크라 C+C, 그리고 쿠페 카브리올레의 선구자인 푸조의 206CC와 307CC, 르노 메간 CC 등이 있었다. 여기에 BMW도 2007년에 3시리즈를 하드톱으로 전환하면서 소프트 톱이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었다.

그런 우려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이후 각 자동차회사들이 생산하는 소프트 톱 컨버터블을 손으로 꼽을 정도로 그 수가 줄어 들었다. 지금은 아우디 A5를 비롯해 재규어 XK,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등에 불과하다.

폭스바겐도 그런 트랜드에서 예외가 아니었다. 폭스바겐은 2007년형으로 골프 카브리오라고 하는 이름 대신 이오스라는전동 격납식하드톱 컨버터블 모델을 라인업했었다. 이어서 2008년에는 파사트를 베이스로 한 하드톱 모델을 CC라고 명명해 추가했다. 이 정도의 분위기에서 골프의 소프트 톱 모델의 부활을 예측하기란 쉽지 않았다. 쿠페컨터버블 모델을 두 개 중첩시킨 것은 당시 경영진의 사고방식의 혼란 때문이었다는 얘기가 있었다. 그러나 2007년 그룹 CEO에 임명된 마틴빈터콘으로인해 방향성의 재정립이 예상됐다. 물론 아직까지 완전히 정리가 된 것은 아니다. 다만지금은 그의 말대로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폭스바겐 브랜드에서 기본이라는 것은 기능적인 디자인을 바탕으로 ‘일관성과 합목적성을 특징으로 하고 있으며 유행에 민감하게 휩쓸리지 않는 브랜드다.’ 라고 요약할 수 있다. 그런 그들의 철학은 시장에서 받아 들여져 최근 메이저 글로벌 플레이어 중 가장 높은 신장세를 보여 주고 있다.

폭스바겐 그룹은 2011년 영업이익이 전년비 57% 급증한 113억 유로(159억 달러)를 기록하여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폭스바겐 그룹 총 매출액은 25.6% 늘어난 1,593억 유로로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률은 전년의 5.6%에서 7.1%로 상승했다. 브랜드별로는 폭스바겐의 승용차 판매가 13.1% 증가한 510만 대, 영업이익도 74.7% 급증한 38억 유로를 기록했다.

물론 그것은 투자의 결과다. 참고로 폭스바겐의 2010년 연간 R&D 투자비용은 92억 달러로 토요타의 84억 달러보다 많고 현대기아를 합한 28억 달러의 세 배가 넘는다.

폭스바겐은 모델 라인업 구성이나 판매대수면에서 양산 브랜드의 대명사로 여겨져왔다. 하지만 토요타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어 온 폭스바겐은 다른 양산 브랜드와는 달리 그런 엄청난 투자를 배경으로 한 자체적인 첨단 기술 개발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21세기 들어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지위 향상을 꾀하고 있다. 그래서 폭스바겐이 제시하는 방향성은 다른 메이커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런 폭스바겐이 카브리올레라는 장르에서는 다른 메이커들에 비해 복잡한 구성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대목에 대해서는 폭스바겐 내부에서 정리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플랫폼 3개로 그룹 전체인 800만대를 생산하는 메이커이기 때문에 개발비에 큰 부담이 없다고도 볼 수 있지만 그렇게 단순하게만 볼 수는 없다. 폭스바겐은 뉴 비틀 컨버터블도 소프트 톱으로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다른 메이커와 생각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행에 휩쓸리지 않는 폭스바겐이 시대적인 흐름에 따른 장르의 모델을 만들었다는 지적을 받은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물론 그 점을 극복하기 위해 폭스바겐은 경쟁 모델들과는 차 만들기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 주려 했다.

쿠페 카브리올레, 즉 전동 격납식 하드톱 또는 리트랙터블 하드톱에 속하는 이오스와 CC가 그런 그들의 생각을 보여 주는 모델들이었다. 물론 이 모델들이 BMW처럼 극단적으로 주행성을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기능성과 실용성을 바탕으로 하는 신뢰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폭스바겐으로서는 소프트 톱이 훨씬 어울린다는 의견도 있다.

문제는 어떤 쪽이 어울리든지 양산 브랜드의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폭스바겐 브랜드 내에 하드톱과 소프트 톱 모델이 각각 두 개씩 있다는 것은 비용저감이 최우선 과제인 시대적인 트렌드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골프 카브리올레는 그런 그들의 생각이 어떻게 정리되었는지를 보여 주는 증거다.

골프의 카브리올레는 비틀 카브리올레의 후속 모델로 골프1을 베이스로 1979년에 등장했다. 이어서 1993년에 골프3를 베이스로 한 2세대가, 1998년 2대째를 모디파이한 골프4 룩의 3세대가 나왔었다. 그것이 2003년을 끝으로 생산이 중단되었다가 이번에 골프 6세대 모델을 베이스로 4세대 카브리올레가 등장했다.

골프 카브리올레는 오픈카들의 아킬레스건인 차체 강성에 대한 걱정없이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 있는 소프트한 감각의 차다. 유럽의 유저들처럼 소프트 톱에 대한 특별한 감각이 없는 한국의 유저들에게 어떻게 받아 들여지는지에 대한 소비자조사가 없는 것은 아쉬움이다. 그러나 이 차가 골프 해치백처럼 불특정 다수 모두에게 받아 들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점을 감안한다면 그만큼의 희소성이 세일즈 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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