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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디젤엔진, 그리고 현대기아 남양 연구소의 저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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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8-11-05 06:3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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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디젤엔진, 그리고 현대기아 남양 연구소의 저력

현대기아차의 기술 자립을 위한 행보가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0월 29일 차세대 핵심 기술인 전기•전자 및 환경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계획을 발표와 함께 하이브리드카와 연료전지차등 차세대 파워트레인에 관한 로드맵을 공개하더니 이번에는 친환경 디젤엔진을 비롯한 현재 사용하고 있는 파워트레인의 기술 개발 현황을 공개했다. 현대기아차의 이런 일련의 행보는 극도의 혼돈의 시대에 오히려 공격적인 자세를 취한다는 점에서 높이 살만하다. 더불어 1990년대 초 마북리 연구소에서 시작된 자체기술력 확보를 위한 노력의 결실이라는 점에서도 그 의미는 적지 않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현대기아의 디젤 엔진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어 2009년부터 신차에 탑재되어 출시된다. 현대기아차는 11월 4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롤링힐스에서 개최된 제8회 환경 친화형 신디젤 엔진 기술 국제 심포지엄에서 새로 개발한 2리터급 디젤 R엔진을 공개했다.

R 엔진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유럽환경규제인 유로5 기준을 만족시키는 차세대 승용디젤엔진이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 R엔진의 출력은 2.2리터의 경우 200마력, 2.0리터는 184마력으로, BMW(2.0리터, 177마력), 벤츠(2.2리터, 170마력), 토요타(2.2리터, 177마력) 등 경쟁사의 승용디젤엔진을 압도하고, 큰 폭의 연비향상으로 경제성을 높였다고 현대기아차는 밝혔다.

R엔진에는 동급 세계 최고의 성능을 지닌 엔진답게 첨단 신기술들이 적용됐다. 특히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 회사인 보쉬가 공급하는 1800기압의 고압 연료 분사 방식인 제3세대 피에조 인젝터(Piezo-electric injectors) 커먼레일 시스템과 고효율 배기가스재순환장치의 적용으로 소음과 진동을 획기적으로 줄였으며, 효율적인 연료 사용으로 연비도 기존 동급 엔진에 비해 대폭 향상됐다.

이밖에도 자가진단기능의 전자제어식 가변 터보차저(E-VGT), 엔진 직장착 산화촉매 및 디젤 매연필터 급속 예열 기능, 엔진 리사이클링을 고려한 플라스틱 재질 등이 적용돼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유로5 배기 규제 및 국내 수도권 저공해차 규제치를 만족시켰다고 한다.

2리터급 R엔진을 필두로 현대기아차의 디젤엔진 라인업은 2009년부터 새롭게 구성된다. 1.1/1.4/1.6리터급의 U-엔진과, 2.5리터 A-엔진, 그리고 V6 3.0리터급의 S엔진이 모두 개량되게 된다. 이중 뉴 U엔진과 R엔진은 유로 5 배기가스규제 기준을 충족시키며 S엔진은 유로4 수준이다.

그런데 현대자동차가 클린 디젤이라고 칭한 R엔진이 유로5만 충족시킨다는 점은 아쉽다. 오늘날 세계적으로 클린 디젤이라고 하면 가장 엄격한 규제기준인 미국의 Tier2 BIN5를 충족시키는 것을 일컫는다. 다시 말하면 R엔진을 그런 수준의 클린 디젤엔진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말이다.

이에 대해 현대자동차측은 배기후처리 장치인 SCR등 기술적인 역량은 있지만 그만큼의 비용이 추가되게 되어 이번에는 채용하지 않았다고 답하고 있다. 특히 미국시장에의 디젤차 투입을 결정한 메이커들이 여러가지 이유로 주춤거리고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 현대기아차가 적극적으로 나서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완전한 ‘클린 디젤’로 가지 않은 이유로 꼽았다.

그런데 최근 현대자동차가 발표한 일련의 기술들을 보면 클린 디젤엔진의 개발도 충분히 가능한 일로 보여진다.

이미 현대기아차는 2009년 7월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카 양산을 시작으로 2010년에는 중형 가솔린 하이브리드카를, 그리고 2012년에는 수소연료전지차, 2013년에는 차세대 하이브리드카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등 차세대 파워트레인에 대한 개발 로드맵을 공개하면서 그를 위한 연구개발본부의 대대적인 확충을 선언했다. 이 모든 것들은 모두 자체 기술력으로 완성될 것이라고 한다.

이는 미래를 향한 당연한 행보라고 할 수 있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미국시장에서의 연비 총량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필수적인 조건을 갖추는 단계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전체 판매대수의 평균 연비 수준을 달성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어 더 이상 기존의 엔진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더불어 이산화탄소와 질소산화물 등 유해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하이브리드카는 물론이고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디젤, 에탄올, 전기차, 연료전지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현대자동차는 그동안 독일의 ZF나 일본 아이신 등으로부터 공급 받아온 6단 AT가 자체 개발되어 이미 양산에 들어가 있다. 또한 그 실효성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기는 하지만 8단 AT도 2010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을 정도로 파워 트레인 개발능력에 있어서는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디젤 엔진에 있어서도 좀 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앞서 설명한대로 현대기아차는 디젤 엔진에 있어 풀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갈수록 이산화탄소 문제가 첨예한 이슈로 등장하면서 디젤엔진을 그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환경 친화형 신디젤 엔진기술 국제 심포지엄’에서도 나타났듯이 앞으로 디젤차의 상대적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궁극적인 파워트레인인 전기차와 연료전지차의 도래가 생각보다는 늦어질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의 존재감은 당분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그 중에서 디젤 엔진의 세력은 점차 강화되고 있다.

6단이나 8단 AT, 하이브리드 시스템, 연료전지 시스템 등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있다는 점도 높이 살만하다. 하지만 좀 더 들여다 보면 6단과 8단 AT도 굳이 자체 개발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견도 있다. 세계적인 메이커들도 비용저감 차원에서 ZF와 아이신, 아이신AW등의 것을 사용한다.

차라리 그 개발 비용을 집중해 비교 우위에 설 수 있는 부문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있다. 디젤엔진 라인업 부문에서 현대기아는 분명 토요타보다는 앞서 있다. 토요타는 하이브리드에 올인하며 그들만의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아 세계 1위 메이커로 부상했다.

현대기아차도 세계시장에서 분명한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그들만의 무엇이 필요하다.
최근 현대기아차가 발표한 차세대 파워트레인과 친환경 디젤엔진 등을 보면 현대기아차의 연구개발 총괄본부의 역량에 세삼 감탄하게 된다. 더불어 나름대로 더 이상 외세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기술로 미래를 개척하겠다는 의지 또한 높이 살만하다. 세계적으로 보아도 남양연구소의 기술력은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제는 현대기아만의 그 무엇이 필요한 단계다. 도약을 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했다는 것이다. 적어도 개발 생산 부문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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