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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LPi 하이브리드카의 의미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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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9-07-03 06: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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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LPi 하이브리드카의 의미와 과제

현대기아차가 7월 8일 아반떼와 포르테의 LPI 하이브리드 출시를 앞 두고 설명회를 가졌다. 현대기아차는 LPI하이브리드카 개발은 미래의 파워트레인 기술 개발을 위한 사전 포석임을 분명히 했다. 당장에 시장성은 없더라도 친환경차 분야에 독자기술을 확보해 시장 변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대 아반떼와 기아 포르테에 채용되어 시판될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의미와 과제에 대해 짚어 본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기본 구성은 휘발유 가격의 절반 수준인 LPG 연료를 사용하고 1,600cc 감마 LPI 하이브리드 엔진, 15kW 하이브리드 모터, 무단 변속기(CVT)와 함께 세계 최초로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다. 17.8 km/ℓ의 공인연비를 달성했으며 99g/km이라는 국내 최저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전세계 배출가스 규제 중 가장 엄격한 기준으로 꼽히는 SULEV(Super Ultra Low Emission Vehicle)을 만족시킨다고 현대측은 주장했다.

이번에 현대기아차가 선 보이는 LPi하이브리드카는 소위 말하는 마일드 하이브리드다.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내연기관 엔진이 주 동력이고 모터는 보조 동력으로 사용되는 시스템을 토요타의 스트롱 또는 풀 하이브리드에 대비되는 표현으로 사용하고 있는 용어다. 이보다 더 기초적인 것으로는 마이크로 하이브리드가 있다. 이미 BMW를 필두로 채용이 확대되어가고 있는 스톱&고 시스템이 그것이다.

마일드 하이브리드와 스트롱 하이브리드의 가장 큰 차이는 EV모드가 있는가, 즉 전기모터만으로 주행이 가능한가에 있다. 물론 토요타의 스트롱 하이브리드도 EV모드의 주행속도가 30km/h 정도에 지나지 않고 주행거리도 2km 전후에 불과하지만 전기모터가 구동력으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그렇게 표현한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하이브리드카 중 스트롱으로 구분되는 것은 토요타의 THS 시스템밖에 없다. 혼다의 인사이트는 아반떼/포르테 LPi하이브리드와 같은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고 GM등은 인휠 모터 방식의 투 모드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다. 폭스바겐과 닛산은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해 시판을 앞두고 있다.

BMW나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 등 독일 메이커들이 토요타가 사용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시스템 기술이 없어서 개발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우선은 미래의 파워트레인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 이산화탄소를 저감하는데는 디젤이 월등히 앞선다는 생각 때문이다. 또한 내연기관 기술에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독일 메이커들은 다운사이징, 즉 배기량을 줄이면서도 파워를 늘리고 동시에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주로 4리터 이상의 엔진을 탑재해 온 S클래스에 1.8리터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려는 연구를 하고 있다. 폭스바겐도 1.4리터 트윈터보로 2리터급 이상의 성능을 추출해 내고 있다. BMW는 직렬 6기통 엔진의 배기량을 3리터로 유지하면서 트윈 터보의 채용으로 성능은 17%, 향상, 이산화탄소 배출은 16%를 저감하는 방식으로 해결해 가고 있다.

또 하나는 토요타가 하이브리드 관련 특허를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토요타는 2세대는 650여개, 3세대 프리우스에는 250여개의 특허를 확보하고 있다.

내연기관 엔진기술에서 후발업체인 토요타 등 아시아 메이커들은 강화되는 연비와 이산화탄소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다른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 그 부문에서 가장 앞선 것이 토요타다. 토요타는 1997년 양상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를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 이후 토요타는 브랜드 이미지를 하이브리드로 표방하면서까지 올 인하고 있다.

토요타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은 독일 메이커들과는 달리 하이브리드가 가장 효율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 3세대 프리우스가 일본에서 폭발적인 수요를 보이면서 그동안 43개국에서 판매하던 것을 80개국으로 늘리면서 세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이브리드카가 당장에 파워트레인의 주류가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아직까지는 가솔린과 디젤이 확실한 자리를 잡고 있다. 세계 최대 부품회사인 독일 보쉬사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내연기관이 주류의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요타는 2020년이 되면 전 세계 자동차 판매의 20% 가량이 하이브리드카가 점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독일 메이커는 물론이고 닛산과 혼다마저도 5~6%에 불과할 것이라고 해 큰 차이를 보여 주고 있다.

그런데도 현대기아차가 하이브리드카를 개발할 수밖에 없는 것은 에너지 및 파워 트레인의 다양화와 선진국 시장의 연비 및 이산화탄소 규제 때문이다. 다시 말해 최근 미국 오바마 정부가 발표한 규제 강화안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즉 미국시장에서 자동차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연비를 크게 높이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현저히 줄일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

그 내막에는 총량연비 규제가 있다. 배기량별 연비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메이커 전체 판매대수의 평균연비를 계산해 규제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하이브리드나 전기자동차를 소량이라도 판매하게 되면 총량연비가 크게 떨어져 원하는 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게 된다. 다임러 그룹의 스마트도 그런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애스턴 마틴이 토요타의 초소형차 iQ를 OEM으로 납품받고자 하는 것도 같은 의도다.

물론 아반떼/포르테 LPi하이브리드카를 미국시장에 판매하지는 않는다. 내년에 출시할 병렬형 시스템을 채용한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또 하나는 각 국가별로 다른 에너지 수급 상황 때문이다. 석유를 대신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에너지를 개발해 사용해야 하는 시대에 각 나라들은 그들이 처한 자연조건과 기술적인 우열에 따라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다. 그래서 각 시장에 맞는 파워트레인을 모두 갖추어야만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관점에서 LPi하이브리드를 개발한 것은 기술력 축적의 일환이라고 현대기아측은 주장하고 있다.

다시 말해 가솔린과 디젤, LPG 등 화석연료는 물론이고 수소, 태양열, 원자력, 바이오 등 어떤 에너지를 사용하더라도 결국은 전기자동차의 형태로 기술이 발전될 것이기 때문에 그 때를 대비해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기술은 반드시 독자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거기에 따른 네트워크 경쟁력 강화라든가 원가경쟁력 제고,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 확보, 선행 개발능력 제고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현대기아차는 고성능, 고연비, 저비용이라는 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는 파워트레인의 개발을 목표로 LPi하이브리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4년 전 하이브리드카 개발 추진 초기 단기에는 가솔린 엔진을 베이스로 했다고 한다. 하지만 1년 여 동안 시작차까지 만들어 연구를 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급과 경쟁 모델들과의 관계를 고려해 LPG 엔진을 베이스로 하기로 전략을 수정했다는 것이다. 실제 고객이 운행하는 과정에서 비용을 저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도 큰 이유였다고 한다.

현대∙기아차는 운전시 구동력을 보조하는 모터, 전기에너지가 저장되는 배터리, 배터리의 고전압을 구동모터로 공급하고 제어하는 인버터, 배터리의 고전압을 차량의 오디오나 헤드램프에 사용할 12V 전원으로 바꿔주는 직류변환장치(컨버터) 등 LPi 하이브리드 4가지 핵심전기동력부품의 독자개발 및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또한 아반떼/포르테 LPi 하이브리드는 기존에 주로 사용되는 알칼리계 니켈수소(Ni-MH) 타입에 비해 가벼울 뿐만 아니라 안전성도 높은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다양한 파워트레인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충분한 의미가 있다. 다만 왜 LPG 엔진을 베이스로 했는가에 대한 분명한 설명은 해야 할 것 같다.

우선은 실제 도로에서 현대기아차가 발표한데로 만족할만한 연비가 나올 것인가이다. 이번에 발표한 연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미국 등에서도 같은 수치가 나올 것인가도 풀어야 할 숙제다.

또 하나, 현대기아측은 LPG를 청정연료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정확한 정의도 필요하다. 현 시점에서 완성차 회사가 LPG 엔진을 탑재한 차량을 생산하고 있는 곳은 우리나라밖에 없다. 다른 나라에서도 LPG차량이 운행되고 있지만 모두 출고 후 개조되어 운행되고 있다. 그만큼 LPG 엔진 기술은 특별할 것이 없다는 얘기다. 동시에 LPG는 태생적으로 열당량이 가솔린의 절반에 불과하고 효율이 낮다.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동급 가솔린보다 30% 이상 더 배출된다. 때문에 선진 메이커들은 아예 논외로 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에 현대기아차가 발표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99g/km의 수치에 대한 검증이 그래서 필요한 것이다.

현대기아차만이 LPG 엔진을 베이스로 한 하이브리드카를 출시한다. 이 역시 당장에 판단을 내릴 일은 아니지만 정확한 설명은 하고 넘어가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에 유통되고 있는 LP가스는 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정유산업 초기에 부산물을 처분하기 위해 LPG차를 택시에 사용하도록 했던 것이 발전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지금은 물량이 부족해 수입하고 있다. 70%가 세금인 가솔린이나 디젤에 비해 LP가스가 더 낮은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국내에서만 판매가 예상되는 LPi하이브리드카를 시판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이 필요하다.

미래를 위한 준비작업이라는 점에서는 분명 설득력이 있고 필요한 내용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토요타도 하이브리드카 개발에 거액을 투자했지만 아직까지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선행 개발능력 제고를 위해서는 이런 문제들에 대한 명확한 정리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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