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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디젤 기술의 핵심은 전자제어와 고분사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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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0-05-18 02: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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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말 커먼레일 시스템이 도입된 이후 21세기 들어 승용차용 디젤 엔진의 발전이 눈부시다. 무엇보다 정숙성의 향상이 두드러지고 강력한 토크감으로 인해 성능 또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더불어 친환경적이라는 시대적인 과제에 걸맞게 클린화에도 가솔린과 같은 수준에 도달할 정도로 괄목할 변화를 이루어냈다. 연소과정에서의 기술과 더불어 DPF와 SCR(Selective Catalytic Reduction: 선택 환원촉매) 등 후처리 기술의 발전이 지대한 역할을 했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디젤 엔진은 입자상 물질을 저감시키면 질소산화물이 증가하고 반대로 질소산화물을 줄이면 입자상 물질의 배출이 많아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DPF로 입자상 물질을 제거했다. 동시에 SCR기술로 질소산화물을 획기적으로 줄이므로써 클린 디젤(Clean Diesel)을 실현시킬 수 있었다. SCR(Selective Catalytic Reduction; 선택환원촉매)기술은 애드블루(Adblue)로 명명된 뇨소수를 사용해 질소산화물의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인 배기가스 후처리 시스템이다.

그런 기술 발전에 힘입어 유럽시장에서는 출고되는 신차 중 디젤엔진을 탑재한 차가 60%에 육박하고 있다. 1990년대 초반 15% 정도에 지나지 않았던 것에 비하면 큰 차이이다. 15년 사이에 세 배의 증가를 보인 것이다. 1997년 커먼레일 시스템의 도입에 의해 디젤차의 수요는 급증했다. 그 기간 동안 엔진의 출력은 두 배로 증강됐으며 연비성능도 2배 가까이 개선됐다. 연료소비가 절반으로 줄었다는 의미이다. 더 중요한 것은 유해가스 배출량이 1/10 수준으로 저감됐다는 대목이다.

디젤엔진의 성능을 이처럼 크게 끌어 올린 것은 후처리 기술보다 더 큰 역할을 한 전자제어 기술의 채용에 의한 연료분사의 정밀제어와 고분사압화라고 요약할 수 있다. 분사압의 향상이 곧 성능의 진화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솔린 엔진과 마찬가지로 디젤 엔진도 보다 많은 연료, 그리고 보다 많은 공기를 실린더에 주입해 그것을 확실하게 연소시켜 고출력을 발생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해서 보다 많은 연료를 들여 보내느냐이다.

오늘날 등장하는 디젤엔진의 최고엔진회전수는 대부분 4,500rpm정도로 설정되어 있다. 크랭크샤프트의 회전수로 말하면 1초당 75회전, 하나의 실린더가 1초간에 폭발하는 회수는 그 절반인 37.5회전이 된다. 시간상으로는 30밀리초 약간 못 미친다. 즉 3/100초에 한번의 속도로 흡입과 압축, 폭발, 배기의 사이클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디젤엔진의 연료분사는 기본적으로 연소 직전에 행해진다. 운전 조건에 따라 분사 개시부터 종료까지는 1/1000초 정도가 걸린다. 하지만 최근에는 배기가스 대책과 소음 진동을 줄이기 위해 한번 연소에 5회 정도 연료를 분사하는 소위 다(多)직분사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다. 그 때문에 분사와 분사의 간격은 1/1000초를 크게 밑도는 시간이어야 한다. 즉 0.5밀리초(5/1만)정도로 된다. 연료를 분사한다고 하는 메커니컬한 작동을 하는 제어시간으로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다.

이처럼 짧은 시간에 많은 연료를 분사하기 위해서는 기술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큰 파워는 곧 고분사압화라고 하는 것은 디젤 엔진을 고성능화하는데 있어 필수조건이라는 것이다.

고분사압화는 연료를 대량으로 보낼 뿐 아니라 실린더 내에 보내진 연료를 깨끗하게 연소시키는 효과도 있다. 인젝터로부터 연료가 분사될 때의 출구에 해당하는 분사밸브는 작으면 작을수록 안개상태로 분사된 연료 각각의 입자를 작게 할 수 있다. 연료의 입자가 작아지면 전체로서 공기와 접하는 표면적이 증가하고 공기와 보다 잘 혼합되게 된다. 공기와 연료가 확실히 혼합되면 연소가 연소가 쉬워지는 것은 당연한 일. 하지만 분사압을 바꾸지 않고 분사밸브만을 작게 하면 같은 시간 내에 분사될 수 있는 연료는 줄어들고 만다. 즉 대량의 연료를 분사하는 것 만이 아니라 그것을 확실히 연소하기 위해서도 고분사압화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고성능화를 위해서는 많은 연료와 많은 공기기 필요하다고 했는데 거기에 질높은 연소를 위해서는 고분사압화가 필수적이라는 얘기이다. 그렇다면 공기를 대량으로 보내기 위해서는 어떤 기술이 필요할까?

현실적으로 최근의 디젤엔진은 그 대부분이 터보차저로 과급하고 있다. 연소실 내에 대량의 공기를 보내는데는 터보차저가 가장 확실하고 빠른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량의 공기를 보내기 위해는 대 용량의 터빈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저회전역에서 효율이 떨어지고 충분히 과급될 수 없다. 이 단점을 해소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VGT(Variable Geometry Turbo=가변용량 터보)다. 터보차저의 배기측과 흡기측에 공기유입량을 조정하는 장치를 채용한 VGT는 폭 넓은 영역에서 높은 효율을 실현한다. 즉 운전 영역이 광범위한 승용차용 디젤엔진을 과급하는데는 필수 기술인 것이다.

그 VGT를 정밀하게 제어하는데는 역시 전자제어기술의 힘이 필요하게 된다. 다시 말해 VGT의 실용화에는 전자제어기술의 발전이 크게 기여했다는 것이다. 가솔린 엔진과 마찬가지로 전자제어 기술의 발전은 자동차의 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디젤 엔진의 고분사압화를 실현한 가장 중요한 기술이 바로 커먼레일 방식이다. 커먼레일 이전의 분배 방식(또는 단위 분사방식)에서는 분사압이 1000바 정도였다. 그러나 초기 커먼레일 방식의 등장으로 1,500바의 벽을 넘어섰고 지금은 2,000바까지 실현하고 있다. 보쉬는 2,200바의 제품을 이미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분사압만으로 말하면 인젝터 내에서 고압화하는 UIS(Unit Injection Systen 단위분사방식)이 유리한 측면이 있지만 UIS에는 다단분사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그렇다면 커먼레일 방식의 장점은 무엇일까? 과거의 분배형에서는 연료를 고압으로 하는 기능과 분사하는 타이밍을 제어하는 기능을 연료분사펌프가 담당했었다. 이에 대해 커먼레일방식에서는 연료를 고압으로 하는 기능은 고압펌프가, 분사하는 타이밍을 제어하는 기능은 인젝터가 담당하고 있다. 말하자면 각 부품이 전문 분야를 분담해 그만큼 성능을 높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커먼레일 방식에서는 보다 정밀한 연료분사가 가능해졌으며 분배형에서는 불가피했던 엔진회전수의 저하에 따른 분사압의 저하도 막을 수 있게 됐다.

커먼레일 방식의 아이디어는 1970~1980년대 초에 이미 있었다. 그것이 1990년대 후반에 폭넓게 사용되게 된 것은 전자제어의 진화가 보다 치밀한 제어를 가능하게 했기 때문이다.

커멘레일 방식은 고압펌프로 가압된 연료가 레일을 경유해 인젝터를 통해 연소실 내로 분사되는 구조다. 연료는 1/1000초 단위의 극히 짧은 시간에 분사되는데 이 분사의 ON/OFF를 제어하는 것은 인젝터의 선단에 있는 분사 노즐이다. 이것이 단위분사방식과 가장 큰 차이이다. 단위분사방식은 분사 노즐과 연소실 사이에 긴 호스가 있다. 때문에 치밀한 제어가 불가능하다.

커먼레일용 인젝터는 초기에는 솔레노이드 방식이 사용되었으나 최근에는 피에조 방식의 채용이 추세다. 피에조 방식을 채용하는 이유는 응답성 때문이다. 피에조 소자란 전압에 의해 신축하는 소재이기 때문에 모터와 같은 전자력을 이용하는 솔레노이드에 비해 응답성이 뛰어나다. 무엇보다 컴팩트한 피에조 소자는 분사 노즐의 아주 가까이에 배치하는 것이 가능하고 그 때문에 가동부를 적게 하는 장점이 있다.

또한 솔레노이드 방식은 전자석 등을 배치하는 구조상 소형화하는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솔레노이드 자체는 실린더 헤드의 바깥쪽에 가까운 장소에 배치되며 여기에서 긴 금속제 스탬을 매개로 분사 노즐을 움직인다. 엔진 밸브 구동방식을 예로 든다면 피에조식은 DOHC, 솔레노이드식은 OHV에 가깝고 그로 인해 양자의 반응속도의 차이가 생긴다. 수치로 보자면 피에조 방식은 1600바의 분사압으로 낼 수 있는 성능을 솔레노이드 방식은 1800바까지 올려야 한다.

디젤엔진의 발전은 성능 뿐 아니라 배출가스의 획기적인 저감도 주목을 끌고 있다. 고출력화와 저배기가스화라는 상반된 명제를 달성한 것이다. 과거에는 촉매로 대표되는 배기가스 후처리 장치는 성능의 저하와 연비의 악화를 초래할 우려가 있지만 그것과는 대조적으로 연소의 개선을 추구하면 고출력화 연비성능 향상, 배출가스 저감 등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다. 연소의 개선이란 실린더 내에 보내진 연료를 깨끗이 태우는 것으로 그렇게 되면 같은 양의 연료를 분사해도 보다 큰 힘을 얻을 수 있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지금까지 디젤 엔진의 연소 개선을 촉구해 온 원동력은 강화되는 배기가스 규제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저 배기가스화가 실현되지 않았다면 고출력화도 달성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각 나라별로 다르기는 하지만 배기가스 규제 기준이 디젤엔진의 진화를 유도했다는 것.

지난 20~30년 사이 배기가스 규제는 엄청나게 강화됐다. 유럽의 경우 NOx+HC는 1980년 대 초 10g/km에서 0.23g/km로, PM(입자상 물질)은 1990년대 초의 0.27mg/km에서 0.005mg/km으로 1/100 수준까지 개선되었다. 그러니까 우리가 디젤엔진이 매연과 입자상 물질의 배출이 많다고 하는 이야기는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수준에까지 도달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이산화탄소에 대한 규제가 더 많은 주목을 끌게 될 것으로 보인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함께 커먼레일 시스템의 개척자인 보쉬는 현재 직분 터보디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44g/km라고 했을 경우 연소를 더욱 최적화하고 다운사이징, 1kwH정도의 배터리를 탑재한 하이브리드 기술을 채용함으로써 86g/km까지 저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연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면에서 가솔린 엔진보다 유리한 디젤 엔진이지만 앞으로도 개선의 여지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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