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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의 디자인 프로세스 무엇이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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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0-05-19 06:5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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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의 디자인 프로세스 무엇이 다른가?

BMW의 근간은 3, 5, 7이다. 3은 1975년, 7은 1977년에 데뷔했지만 5는 그보다 빠른 1972년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코드네임으로 구분하면 초대 E12부터 1980년 2세대 E28, 1987년 3세대 E34, 1995년 4세대 E39, 2003년 5세대 E60에 이어 7년만에 6세대가 등장했다. 특이한 점은 이미 5시리즈 그란투리스모에서 소개한 바 있지만 플래그십인 7시리즈와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7시리즈는 F01/02인데 비해 5시리즈는 F10이라는 코드네임을 사용하고 있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선대 모델이 크리스 뱅글이 O.K.를 한 모델인데 비해 6세대는 아드리안 반 후이동크가 결정했다. 결정했다는 표현은 BMW의 디자인 프로세스에서 유래한 것이다. 유럽 모델들을 이해하려면 디자이너와 디자인 시스템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유럽 메이커들은 조직(?)의 힘을 중시하는 아시아 메이커들과 달리 디자이너의 개성(Personality)을 강조한다. 팀을 이루어 작품을 완성하는 현대기아차 그룹 등 아시아 자동차회사들과 달리 BMW등은 개인의 작품을 경선을 통해 선정하고 그것을 제품화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런만큼 조직 구성원 수도 차이가 난다. 현대기아차의 디자이너는 국내가 350명, 해외 150명 으로 500여명 정도다. 토요타는 라인업이 다양한만큼 그보다 훨씬 많은 1,200여명에 달한다. BMW는 120명이 전부다. 그 중에서 스타일링 익스테리어 담당은 25명 정도다. 그들은 제품 기획 단계에서 결정된 컨셉을 바탕으로 각자 자신들만의 작품을 만든다. 뉴 5시리즈의 익스테리어 디자인을 담당한 야첵 프렐리히(Jacek Froelhlich)가 최근 전 세계를 돌면서 디자인 선정 과정과 5시리즈의 컨셉에 대해 설명했다. 이 역시 유럽 메이커들에게는 중요한 마케팅의 일환으로 아시아 메이커들과는 크게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그 내용을 요약한다.

인원수가 차이가 나는 것은 원천적인 이야기부터 해야 한다. 팀 단위의 작업을 통해 선정하는 우리나라등과는 달리 BMW의 디자인 결정 과정은 스케치부터 클레이 모델까지 일관되게 개인 위주로 이루어진다. 학교의 교육과정에서부터 자신만의 컨셉을 혼자의 힘으로 완성하는 것을 배워 온 문화의 산물이다.

자동차는 문화와 시대의 산물이라는 얘기를 자주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 자동차가 우리 문화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아니면 브랜드만의 독창성이 있는지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우리나라 자동차만의 독창성과도 연결된 내용이다. 개인위주인가 아니면 팀워크 중심인가 등 어떤 시스템이냐 하는 것은 차이일 뿐이지만 어떤 작품을 만들어 내느냐 하는 것은 그 기업의 철학과도 연결되는 것이다.

BMW의 경우 먼저 제품 기획단계를 알 필요가 있다. BMW는 디자인 개발 초기 캐릭터 워크숍이라고 하는 단계를 거친다. 마케팅 담당자와 함께 시장조사를 하고 건축과 다양한 제품의 사진, 또는 음악 등을 사용해 유저의 라이프스타일을 시각적 감각적으로 표현하기도 하면서 논의를 반복한다. 그 과정을 통해 모델의 성격을 정의한다. 그것을 몇 개의 키워드로 표현한다.

신형 5시리즈의 성격은 우아함(Elegance), 자연스러운 스포츠성(Natural Sportiness), 균형(Balance), 현대적 감각(Modernity)이라는 네 개의 키워드로 결정됐다. 플래그십인 7시리즈는 귀족적인(Aristocratic), 위엄(Dignity), 존재감(Presence) 등으로 5시리즈와는 다른 언어를 선택하고 있다. 제품 컨셉이 결정되고 그에 따른 제반 작업이 수반된다는 것은 기본이다.

다음 단계로 디자이너들은 그 키워드를 자동차의 형상으로 옮기는 아이디어 스케치를 한다. 이 단계에서는 원칙적으로 모든 디자이너가 참가한다. BMW에는 25명의 익스테리어 디자이너가 있다. 그 중 6세대 5시리즈의 작업에 참여한 인원은 약 20명. 이들은 자신만의 언어로 스케치를 통해 작품을 완성했다. 그들의 작품은 모두 테이블 위에 올려지고 3~4주간에 아이디어회의를 거쳤다. 회의를 통해 찬반 의견을 종합하는데 그 때의 기준은 앞서 얘기한 네 가지 키워드가 기준이다.

이것을 3개월에 걸쳐 반복한 후 BMW 디자인 수장인 부사장 아드리안 반 후이동크가 누구의 안을 1 대 1 클레이 모델로 할 것인지를 선정했다. 그렇게 해서 5명의 작품이 선정됐고 모두 1 대 1 클레이 모델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10개월에 걸쳐 5개의 안을 더욱 다듬고 나서 경영진들에게 프리젠테이션했다. 그 과정을 거쳐 최종 선정된 것은 야첵 프렐리히 작품.

모델마다 다르겠지만 뉴 5시리즈의 익스테리어 디자인이 일차적으로 결정되는데 13개월여의 시간이 걸린 셈이다. 모델 개발 기간이 극도로 짧아진 시대적인 흐름에 비추어 본다면 짧은 시간은 아니다. 하지만 디자인이라는 작업의 관점에서 본다는 긴 시간이라고도 할 수 없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도 ‘스포티하고 다이나믹’하다는 BMW 브랜드의 DNA는 언제나 뼈 속 깊이 살아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살리면서 개성을 살리는 것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형 5시리즈의 작품성을 알 수 있을 것이다.

BMW 디자인 수장인 후이동크는 ‘디자인은 기능을 따른다(Design follows Function)’는 전통적인 이론에서 ‘Form Follows Emotion’ 으로 옮겨간다고 주장한다. 추상적인 내용이지만 우리는 ‘형식이 논리를 지배한다.’는 등의 문구를 통해 배워 온 것과 일맥상통한다.
(BMW 뉴 535i 시승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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