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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탱은 시각과 청각으로 즐기는 포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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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0-05-21 06: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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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탱은 시각과 청각으로 즐기는 포니카

자동차는 시대와 문화의 산물이다. 사회문화적인 영향을 그 어느 제품보다 크게 받는다. 정치적인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제품의 우열이 우선이지만 그 못지 않게 그 제품이 판매되는 시장의 대내외 상황에 의해서도 좌우되는 것이 자동차다. 올 해로 데뷔 47년째인 포드 머스탱의 판매 상황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머스탱은 북미시장과 일본, 한국, 중동 등 시장이 한정되어 있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21세기 진입을 전후해 머스탱의 판매가 가장 많았던 것은 2001년으로 북미시장에서 17만 3,676대가 팔렸다. 하지만 2002년부터는 하락세를 보였고 2004년에는 13만대 아래로 떨어졌다. 5세대 모델이 등장한 2005년에는 다시 16만대를 넘어섰으나 2006년 16만 6,530대를 정점으로 다시 하락세를 보였고 2009년에는 6만 6,623대까지 떨어졌다. 미국 자동차산업, 아니 미국 자동차 시장의 흥망성쇄와 그 궤를 같이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시장이 다시 살아나면서 대형 SUV 와 픽업트럭의 회복과 더불어 머스탱의 판매도 고개를 들고 있다. 2009년 1월부터 4월까지 1만 7,334대였던 것이 2010년에는 2만 836대로 20%나 증가한 것이다. 미국시장이 시대적인 흐름에 따라 ‘컴팩트’가 대세인 것은 분명하지만 경기가 살아나면 다시 대형화로 간다. 더 정확히 표현하면 미국적 특성이 되살아난다는 얘기이다. 미국적인 아이덴티티가 강한 모델에 대한 수요는 충분히 존재한다는 얘기이다.

미국적인 아이덴티티가 강한 대표적인 모델이 바로 포드 머스탱이다. 어떤 형태로 만들어도 ‘머스탱은 머스탱’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아이덴티티가 강하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900만대나 팔릴 정도의 역사를 갖고 있다. 그렇지만 머스탱은 유럽의 스페셜티카가 추구하는 고성능을 지향하는 모델은 아니다. 1964년 처음 등장해 1년 만에 100만대가 판매되어 미국을 들썩이게 했던 머스탱은 뒷바퀴 굴림방식의 스페셜티카이면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포니카라는 장르의 개척자다.

풀 사이즈/컴팩트카가 성인의 말이라면 그보다 작은 머스탱은 포니(어린 말)라고 하는 의미다. 머스탱 성공의 기반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기본 가격이 싸다는 것(데뷔 당시 2,368달러, 현행 모델도 2만 달러 이하). 그러면서도 미국의 유저들이 좋아하는 옵션을 풍부하게 제공하고 있다. 머스탱이라고 하는 포니카의 성공은 GM 그룹의 시보레 카마로와 폰티악 파이어버드, 크라이슬러의 바라쿠다 등이 등장하게 하는 데 이른다.

어쨌든 머스탱은 60년대 후반부터 판매의 정석이 된 소위 와이드 베리에이션의 개척자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지금이야 당연시 되는 내용이지만 당시 미국차 메이커들로서는 획기적인 모델전략이었다. 데뷔 후 10년 뒤인 1974년 등장한 머스탱 Ⅱ는 석유위기로 인해 보다 온순한 쪽으로 변화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인기는 여전했다.

미국적 특성이 강한 머스탱의 제 1호 시작차는 아이러니하게도 ‘유럽풍’을 표방하는 2인승 스포츠카였다. 머스탱은 1964년, 리 아이아코카가 포드Ⅱ세 및 엔지니어들과 투쟁 끝에 탄생시킨 야생마였다. 당시 청년 중역이었던 아이아코카는 레이싱에의 복귀와 스포츠카의 개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 곤궁에 빠진 회사를 구하고자 했다. 미국 전체의 호황이 계속되었지만 포드는 GM의 공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그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었던 것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머스탱이다. 물론 흔히들 인식하는데로 스포츠카라는 장르로 분류되기를 바랐지만 그렇다고 니치 모델로 소량 생산을 하는 것은 원치 않았다. 그래서 시판 가격을 최대한 낮추어 설정했다. 결과는 대 히트였고 이것은 미국의 자동차 산업사에서 하나의 전설이 되었다. 오늘날에도 달성하기 어려운 13개월 만에 100만대 판매라는 대 기록을 세운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언제나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머스탱의 히트로 포드사 재생에 지대한 역할을 한 아이아코카였지만 콧대가 센 포드Ⅱ세와는 잘 어울리지 않았다. 1978년 10월, 포드Ⅱ세의 ‘I don't like you.’라는 한마디로 아이아코카는 포드사를 떠났다. 그리고 크라이슬러로 옮겨 미니밴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발해 역시 공전의 히트를 치며 곤궁에 빠졌던 회사가 기사회생하는데 또 한번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 사람의 아이디어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를 잘 보여 주는 내용으로 지금도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머스탱의 플랫폼은 선대모델의 경우 1979년에 등장한 소위 FOX 플랫폼 대신 링컨 LS와 재규어 S타입, 포드 썬더버드의 플랫폼을 유용하고 있다. 실로 오랜만에 플랫폼을 바꾼 것이다. 더불어 프로젝트 네임 SN95의 선대 머스탱보다 보디 강성이 31%나 향상되었다.

미국의 포니카 머스탱은 시각과 청각으로 즐기는 스포츠카다. 강력한 컬러와 어지간한 충돌에는 끄떡없을 것처럼 보이는 외관, 강렬한 컬러의 인테리어 디자인 등 눈으로 느끼는 것에서 강렬한 배기음을 즐기며 달리는 스포츠카라는 것이다. 유러피언 스포츠카에 익숙한 유저들에게는 부족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기대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것이 머스탱의 한계이고 단점이자 또 다른 세일즈 포인트다. 미국의 문화가 만들어 낸 독특한 아이덴티티의 스페셜티카이기는 하지만 세계 모든 시장에서 같은 감각으로 받아 들여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보다는 강한 개성을 추구하지만 여력이 부족한 수요자들에게는 구매 리스트에 올려 볼만한 모델이다.
(2010 포드 머스탱 쿠페 시승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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