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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카에 대한 유럽과 일본 메이커의 접근 방법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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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0-06-03 05:5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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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카에 대한 유럽과 일본 메이커의 접근 방법 차이

최근 들어 유럽 메이커들도 하이브리드카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S400 하이브리드가 이미 일본, 미국, 한국시장에서 판매가 되고 있으며 BMW와 아우디, 폭스바겐, 포르쉐까지 하이브리드 모델들을 내놓고 있다. 이런 뉴스만 본다면 하이브리드카는 금방이라도 파워트레인의 주류가 될 것처럼 보인다. 지난 3월 제네바모터쇼를 보면 그런 이야기가 더욱 설득력있게 들린다. 유럽의 거의 모든 메이커들이 무대 전면에 하이브리드카를 내놓고 미래의 전망에 대해 설파한 것이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하지만 2009년 미국시장에서의 하이브리드카 판매는 전년대비 6.6% 감소한 292,528대를 기록했다. 2008년에도 미국시장의 하이브리드카 판매는 9.9% 하락했다. 올 들어 3월까지 18%가 증가했지만 시장 전체의 증가율 24.3%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 동안 하락한 것이 복구되는 정도라고 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카는 일본과는 달리 미국시장에서는 상황에 따라 부침이 심하다. 그 기준을 미국에서의 휘발유 시판가격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갤런당 3달러가 넘으면 하이브리드카가 증가하고 그 아래로 떨어지만 감소한다는 것이다. 이런 뉴스를 정리되지 않은 시각에서 전달하면 소비자들은 오해할 수밖에 없다.

하이브리드(Hybrid)란 사전적으로 합성, 잡종 등을 뜻한다. 자동차에서 사용된 것인 내연기관과 전기모터 두 가지도 동력원을 사용해서 구동될 경우를 칭했다. 그 역사는 오래됐지만 현대적 개념의 하이브리드카는 토요타가 1997년 프리우스를 출시하면서 주도하고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 관련 특허를 독점하면서 풀 하이브리드(스트롱 하이브리드라고도 함)에서는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하이브리드카의 범주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에코(Echo)라는 문구가 나타나게 해 운전자에게 경제 운전을 할 것을 주지하는 것부터 시작해 연료공급을 제어하는 것, 정차시에 시동을 끄는 아이들링 스톱, 마일드 하이브리드, 풀 하이브리드,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전기전동화 기술까지 포함된다. 이는 크게 전동화(Electrification)이라고 표현한다.

토요타를 중심으로 한 일본 메이커들과 그 기술을 라이선스로 구매해 사용하고 있는 포드 등 미국 메이커들은 하이브리드카의 범위를 좀 더 좁게 잡고 있다. 반면 유럽 메이커들은 전동화의 일부로서 하이브리드카를 생각하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결국은 내연기관을 사용하면서 그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각각의 방법이라는 점에서는 일치한다.

특히 유럽 메이커들은 하이브리드카라고 하더라도 우선 내연기관의 효율성을 바탕으로 접근한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다. 다시 말하면 파워트레인 전체의 효율성 제고라는 측면에서 본다는 것이다.

또한 메르세데스 벤츠는 S클래스, BMW는 7시리즈, 폭스바겐은 투아렉, 포르쉐는 카이엔 등 하이엔드 모델부터 하이브리드화를 시작한다는 점도 큰 차이이다. 그것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채용하기 위해 소요되는 비용 때문이다. 소형차에 적용할 경우 가격 저항이 상대적으로 크다. 토요타도 럭셔리 브랜드인 렉서스의 LS시리즈부터 하이브리드를 적용한 것도 그런 배경과 상통한다.

그보다 더 큰 차이는 효율성 우선의 토요타 하이브리드에 비해 유럽 메이커들은 성능을 타협하지 않는다는 전재 하에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사고방식의 차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메르세데스 벤츠의 S400 Hybrid와 렉서스 LS600hL이다. S400 Hybrid는 모터도 박(博)형으로 전기회로를 포함해 하이브리드화에 의한 중량 증가는 겨우 75kg에 불과하다. 렉서스의 플래그십 모델 LS 시리즈의 경우 가솔린 엔진의 배기량이 다르기는 하지만 베이스 모델인 LS460 중량이 2,030kg인데 반해 하이브리드 버전인 LS600hL은 2,365kg으로 335kg이나 더 무겁다. 이 때문에 토요타자동차도 시스템의 경량화가 풀어야 할 숙제라고 인정했다.

볼륨면에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토요타 등 일본 메이커들과 자동차의 발원지인 독일 메이커들의 사고방식의 차이는 여러 분야에서 여전히 뚜렷이 대비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3월 제네바쇼를 통해 공개된 메르세데스 벤츠 E300 블루텍 하이브리드도 그런 방향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직렬 4기통 2.2리터 디젤 엔진에 전기모터를 조합해 최대토크가 무려 600Nm이나 되면서 연비는 EU모드로 4.1리터/100km, 이산화탄소 배출량 109g/km라고 하는 획기적인 성능을 발휘한다. 다운사이징을 진행하면서 연비와 배출가스 저감을 모두 달성하고 있는 것이다.

아우디가 플래그십 모델 A8에 탑재해 선 보인 2.0TFSI 하이브리드도 놀랍기는 마찬가지이다. 대형 세단이 2리터 엔진이 의아할지 모르겠으나 이는 독일 메이커들의 공통된 트렌드다. 이 차의 시스템 출력은 245ps, 최대토크는 480Nm으로 충분한 성능을 발휘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44g/km으로 역시 이 등급 모델로서는 획기적인 수치이다. 아우디측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추가로 인한 비용 증가도 크지 않아 실용성면에서도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2009년 프랑크푸르트쇼를 통해 공개된 푸조의 컨셉트카 하이브리드4도 같은 방향성을 보여 주고 있다. 뒷바퀴 굴림방식용 전기모터를 탑재하고 앞바퀴를 구동하는 디젤엔진과 매치시킨 하이브리드카다. 푸조측은 탑재성이 좋아 다른 모델에 적용하는 것도 쉽다고 설명하고 있다. 볼보도 비슷한 개념의 하이브리드카를 개발하고 있다. 재규어처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개념의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예도 많다.

이들 유럽 메이크들의 공통점은 모두가 하이브리드카를 전동화의 길을 가는 과정으로 생각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토요타 등 일본 메이커들은 전동화라는 궁극적인 방향성은 동의하더라도 그 시간이 앞으로 10년~20년이 지난 후의 일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먼 미래의 일에 대한 대비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장에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은 어쨌든 하이브리드화를 통한 연비성능의 향상과 이산화탄소 배출의 저감이라는 과제라는 것이다.

그에 대해 유럽 메이커들은 내연기관의 효율성 제고를 근거로 출발하고 있는데 반해 토요타 등 일본과 미국 메이커들은 전기모터의 성능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 결국은 시장에 따라 다른 파워트레인을 투입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정작 이런 흐름을 결정하는 것은 시장이다. 아무리 환상적인 개념이 등장한다하더라도 소비자는 그로 인한 이익이 없다면 쉽사리 응하지 않는다. 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이 소비자들의 인식의 전환이라는 말이 그래서 나온 것이다.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에 대한 시중의 뉴스 분량과 달리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데에 많은 엔지니어들은 동의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는 배터리 기술이 한계에 부딛혀 있다. 또한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 배출가스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또한 배터리를 제조하기 위한 리튬과 망간 등 원자재 문제도 아직은 뚜렷한 대안이 없다. 그래서 수소연료전지전기자동차에 대한 기술 발전도 생각보다 더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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