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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K5의 핵심은 현대 브랜드와의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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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0-06-16 01:3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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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9월 기아자동차의 디자인 수장으로 취임한 피터 슈라이어가 첫 번째로 선 보인 작품은 2007년 9월의 프랑크푸르트모터쇼를 통해 공개한 키(Kee)였다. 컨셉트카로 개발된 것이었지만 피터의 지휘권 아래 만들어졌다. 한 번 선 보인 이래 자취를 감춘 흔히 말하는 디자인 스터디 모델이었다. Kee 의 주제는 Simplelicity라고 했지만 하고 싶은 얘기가 조금 많은 것 같다는 느낌도 받았었던 것도 사실이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기아자동차의 디자인팀이 폭스바겐 아우디 그룹의 문화와 다른 조직 체계이기 때문에 단적으로 피터 슈라이어가 어느 모델부터 그의 작품이라는 식으로 구분짓는 것은 쉽지 않다. 사실 필자는 모든 것을 기업에 함몰시키려 하는 한국적인 분위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디자인은 분명 하나의 예술작품이고 그 때문에 개인의 캐릭터는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다. Kee는 페테르 슈라이어가 만든 작품이라는 얘기이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이런 문화가 확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피터 슈라이어로 인해 디자인과 디자이너에 대한 시각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지만 아직은 개인보다는 조직이 우선이다. 조직력의 장점도 물론 있겠지만 창의적인 의견을 묵살한다는 단점도 있다. 그 결과가 극명하게 드러난 것이 스마트폰의 세계다.

우리나라 유저들은 만들어진 컨텐츠를 이용하는데 있어서는 세계적이다. 하지만 독창적인 소프트웨어나 아이디어, 컨텐츠를 개발하는데는 한 창 뒤떨어진다는 것이 중론이다. 바로 개인보다는 조직 우선의 성격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조직의 힘으로 성장한 것은 그것대로 인정하면서 새로운 방향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그래서 대두되고 있다. 이제는 개인의 창의력을 바탕으로 조직력이 완성되는 쪽으로의 자세 전환이 필요한 시기이다.

어쨌든 그런 한국적인 문화 때문에 차라리 그가 책임자로서 출고를 허락했다는 것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더 좋을 듯 싶다.

피터의 작품으로써 두 번째로 시선을 끌었던 것은 2008년 3월 제네바쇼를 통해 크로스오버 쏘울(SOUL). 쏘울도 피터 슈라이어가 처음부터 기획한 모델은 아니다. 쏘울은 컨셉트카로 2006년 1월 디트로이트쇼를 통해 등장했던 것이다. 2006년 9월 기아자동차에 합류한 피터 슈라이어가 그만의 라인과 디테일을 추가해 완성했다. 그는 이미 진행 중이던 모하비와 로체 이노베이션 등에 그의 컬러를 반영하기 시작했고 쏘울을 통해 그동안 기아자동차의 이미지와는 다른 새로운 컨셉을 완성해 냈다.

그는 계속해서 쏘렌토R과 포르테 등을 통해 기아자동차의 전체적인 컬러에 일관성을 부여해 갔다. 나올 때마다 디자인 언어가 다를 수밖에 없는 양산 브랜드들은 성격상 패밀리 룩 등을 통해 고착화된 이미지를 만드는데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폭스바겐과 푸조, 르노 등 유럽 메이커들은 그들만의 정형화된 디자인 언어를 사용하는데 반해 미국과 일본, 한국 메이커들은 그 반대의 방향성을 보이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기아자동차는 기아만의 패밀리 룩을 완성했다. 그에 대한 평가는 물론 시장이 할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현대기아그룹에서의 기아의 존재감을 확실히 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야 할 것 같다. ‘디자인의 기아’ 못지 않게 ‘현대의 디자인’도 오늘날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호불호에 대한 논란이 많을수록 시장의 관심을 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인데 그런 점에서 기아자동차는 독자성을 완성하기에 이르렀고 현대자동차는 기아자동차와의 차별화로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일각에서는 두 브랜드의 모델간 판매간섭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기우다. ‘신상’ 천국인 한국에서는 물론이고 현대기아차가 주력할 수밖에 없는 개발도상국 시장에서도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며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K5의 등장으로 쏘나타와 SM5, 토스카 등의 중고 매물이 늘고 있는 것은 워낙에 ‘역사와 전통’보다는 새 것을 좋아하는 ‘신상 문화’의 효과가 더 크다. 다만 K5의 디자인이 YF쏘나타에 비해 호불호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다.

K5는 분명 YF쏘나타와 같은 연구소에서 개발되어 같은 파워트레인을 탑재하고 있다. 하지만 스타일링 디자인에서 차별화를 이루고 있고 운동성능에서도 그 성격을 뚜렷히 구분하고 있다. 그만큼 현대기아의 개발 능력이 향상됐다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2.0리터급 모델의 시판 가격을 동급 경쟁모델보다 낮게 책정하고 있다. 2.4 GDi의 가격은 에어컨까지 탑재하면 3,000만원이 넘는다. 현대기아차의 시판 가격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생각이다. 다만 가격 역시 마케팅의 일환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의 변화를 소비자들이 어떻게 소화할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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