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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블루온 전기차, 무슨 의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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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0-09-15 00:5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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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도 전기차 개발에 뛰어 들었다. 현대자동차는 그동안 전기차의 가능성을 낮게 보고 개발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해왔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1년 만에 400억을 들여 개발했다며 전기차를 공개하고 나섰다. 다른 나라 메이커들처럼 그동안의 진행과정에 대한 설명도 부족하고 앞으로의 계획도 뚜렷이 제시하지 않고 있다. 외견상 정부의 전시행정에 꿰 맞춘 감도 없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분야에 뛰어든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순수 전기차, 즉 충전 전기차가 궁극적인 미래의 대안은 아니라는 것이 자동차업계 종사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하지만 발전전기차, 즉 연료전지차로 발전한다고 해도 배터리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분명히 거쳐야 할 과정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자동차는 차명도 블루(Blue)와 시작(ON)을 합해 작명한 듯하다.

현대 블루온은 i10을 베이스로 개발된 것으로 미쓰비시 아이미브와 비슷한 크기와 성능을 갖고 있는 개조 전기차다. 현대자동차도 블루온을 다른 모든 메이커들과 마찬가지로 도심형 시티 커뮤터로서 개발했다고 밝히고 있다. 아직까지는 순수 전기차가 내연기관 자동차를 본격적으로 대체할 수 없다는 전제 하에 개발했다는 얘기이다.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전기차를 개발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과 바로 그 점 때문에 개발해야 한다는 생각이 공존하고 있다.

그 가장 큰 배경은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말자는 것과 에너지 안보를 확립해야한다는 점에 있다. 전자는 환경문제이고 후자는 정치적인 문제이다. 또 하나는 인류 생활환경의 대도시화다. 현재는 전 세계 인구의 50% 가량이 도시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2030년에는 6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 각 국가들은 적어도 도시에서만큼 지금보다는 크게 강화된 배기가스 규제를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것을 해소하는 것으로는 중단기적으로는 전동화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다.

다만 정치적인 문제는 전기차로서도 해결이 어려워 보인다. 덩 샤오핑이 말한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중국에는 희토류 금속이 있다’는 말이 대변한다. 석유를 사용하지 않고 전기차를 사용한다고 해도 에너지 원으로부터 자유로워지지 못한다는 말이다. 칠레와 볼리비아에서 주로 생산되는 리튬은 물론이고 중국이 전 세계 공급량의 95% 차지하고 있으며 매장량도 전 세계의 60%에 달하는 희토류 금속의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다. 중국은 네오듐 93%, 텅스텐 90%, 안티몬 80%, 인듐 55%, 망간 95% 등의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희토류 금속이 없으면 휴대폰, 냉방기, 하드디스크의 크기도 줄일 수 없다.

현대자동차도 그런 상황을 모를 리 없다. 그래서 전기차에 ‘ON’하기까지는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다만 다른 많은 메이커들이 그렇듯이 뚜렷이 미래가 보이지 않는 분야에 엄청난 투자를 할 수 있느냐에 대한 고민이다.

현대자동차가 공개한 ‘블루온’은 1회 충전으로 최대 14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며, 일반 가정용 전기인 220V을 이용한 완속 충전 시에는 6시간 이내에 90% 충전이 가능하고, 380V의 급속 충전 시에는 25분 이내에 약 80% 충전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미쓰비시의 아이미브보다 수치상으로 약간 앞선 수치이다. 올 연말 출시가 예정되어 있는 푸조의 이온 EV와 같은 사양이다.

파워트레인의 사양은 모터가 61kW, 배터리는 16.4kWh. 토크가 좋은 전기차의 특성으로 인해 0-100km/h가속성능이 13.1초로 가솔린 사양보다 앞서며 등판성능도 40%에 이른다. 최고출력 81ps(61kW), 최대토크 21.4kg•m(210Nm)를 발휘한다.

불루온의 성능은 현대기아차의 남양연구소 주행시험장에서 잠깐 주행해 본 느낌으로는 크게 부족하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미쓰비시 아이미브보다 더 낳아 보이지도 않았다. 다만 플로어 아래에 탑재한 배터리팩의 중량으로 인한 거동의 차이는 느낄 수 있었다.

그보다는 완전 충전 상태에서 실제 항속거리에 대해서는 시험해 볼 수가 없어 아쉬웠다. 기온이 내려가면 배터리의 소모가 빠르기 때문에 현대차의 발표치와 다를 수 있다. 이는 다른 메이커들도 마찬가지이다. 대부분의 메이커들이 항속거리를 130~150km 정도라고 발표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80km정도가 최대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것도 날씨가 따듯한 상황에서이다. 저온에서는 또 달라진다. 이 때문에 많은 메이커들이 도시인들의 하루 평균 주행거리가 40~60km정도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핵심적인 2차 전지는 SK에너지와 공동 개발한 리튬이온폴리머 타입으로 50Ah의 셀 88개를 12개의 모듈로 패키지화했다. 배터리 자체의 중량은 200kg이다. 내연기관 엔진 대신 전기차로 개조했을 경우 차체 중량은 170kg이 더 무거워진다고 한다. 지금까지 발표된 다른 전기차들에 비해 배터리의 중량이 상대적으로 가볍다는 점이 특징이다.

충전은 완속, 급속 두 가지가 가능하며 완속 충전은 220V/15Ah, 급속충전은 440V/150Ah 전원으로 한다.

시장 침투를 위해 필요한 경제성 측면에서는 연간 1만 km를 주행한다고 가정했을 경우 가솔린 엔진 사양의 경우 101.1만이 소요되는데 반해 블루온은 8.7만으로 92만 4천원이 절감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물론 가장 중요한 배터리의 가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는 kWh당 100만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어 16.4kWh의 배터리를 채용하고 있으므로 순수 배터리팩값만 1,640만원에 달한다. 현대자동차는 블루온은 그보다 훨씬 낮추었다고만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닝급의 경 전기차의 판매 가격이 5,000만원이 넘는다면 일반 소비자들에게 보급은 불가능하다.

현대자동차의 불루온 이런 이유 때문에 당장에는 정부기관에 납품하게 된다. 올해 30여대, 내년에 250대를, 2012년에는 2,000대를 공급하기로 되어 있다. 정부측도 현대자동차측도 거기까지가 장기적인 플랜이다. 그 다음에 대해서는 아무런 계획이 없다.

뉴스의 포인트는 다음 문장에 있다. “현대차는 오는 10월까지 총 30대의 전기차를 지식경제부, 환경부 등 정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 등에 제공해 시범 운행할 계획이며, 이는 2012년 8월까지 약 2년간 충전 인프라 개발 및 검증, 일반 홍보용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공급된 차량들은 오는 11월 개최 예정인 G20 정상회의 행사차량 및 내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홍보지원차량 등으로 활용돼 국가적인 친환경 이미지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자동차가 내 놓은 보도 자료의 일부 내용이다.

정부가 특정 목적으로 전기차 개발을 요구했고 현대자동차는 그에 따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갖게 하는 내용이다. 전기차에 대한 뉴스가 워낙에 넘치고 있으며 국가의 친환경 이미지 제고에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 하지만 전기차에 대한 기술적인 문제점이라든가 또 다른 걸림돌 등에 대한 고려는 부족해 보인다.

현재 전기자동차는 낮은 에너지밀도와 충전시간, 항속거리 등 초기 등장시의 문제가 그대로 과제로 남아있다. 다시 말하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약 450km를 운행하려면 기존 내연기관 엔진은 가솔린이든 디젤이든 한 번 주유로 충분히 가능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왕복할 수도 있다. 그에 비해 전기자동차는 현재의 기술로는 그 정도를 거리를 주행하기 위한 배터리팩을 탑재하면 적어도 700kg 정도의 중량이 더 나간다. 충전시간에 대해서는 최근 BMW가 실증실험을 통해 밝혔듯이 다른 시각이 존재한다고 해도 항속거리, 즉 에너지 밀도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때문에 대부분의 자동차회사들은 2020년 전동화 기술을 채용한 자동차(스톱&고, 하이브리드, 전기차, 연료전지차 등 모두 포함)의 시장 점유율을 5~15%로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 중 전기차의 경우 완전무공해가 아니라는 점 때문에 나라와 메이커에 따라서는 본격적인 개발을 하지 않고 있는 경우도 있다. 화력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할 경우 그만큼의 배출가스를 생산할 수밖에 없다. 만약 100km를 주행하기 위한 에너지 생산 및 배출가스 배출량을 계산한다면 현재로서는 가솔린차보다 전기차가 더 불리하다는 조사도 나와 있다.

현재로서 전기차는 자동차회사들에게 더 이상 ‘계륵(鷄肋)’이 아니다. 내연기관을 대체할 확실한 대안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시장 상황과 지속가능성이라는 명제 실현을 위해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또한 갈수록 강화되어가는 각국의 배기가스 규제를 충족시키기 위한 방안으로서 전동화를 이용한 자동차의 개발은 피할 수 없다. 독일과 프랑스, 일본 등은 국가가 나서서 장기 플랜을 세우고 자동차회사들과 협력해 대안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를 위한 구체적인 장기 계획도 수립해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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