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짚 그랜드체로키, 크라이슬러를 살려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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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0-12-03 06:2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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짚 그랜드체로키, 크라이슬러를 살려낼 것인가.

크라이슬러도 회생을 위한 몸부림의 연속이다. 다임러 AG와의 결별 이후 모델 개발력에 타격을 입은 것을 극복하는 것이 우선이다. 피아트의 자본 수혈과 모델 공유 전략등으로 급한 불을 끄려 하고 있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동차산업은 신차로 먹고 산다.’는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크라이슬러 그룹은 미국시장에서 2010년 들어 10월까지 누계 91만 357대를 판매했다. 2009년 78만 920대에 비해 11.7%가 증가했다. 그 중 닷지 디비전이 49만 9,681대로 절반이 넘는다. 다음으로 짚 디비전이 23만 6,026대로 그룹 내 27%의 비중을 차지했다. 승용차 디비전인 크라이슬러는 17만 4,650대로 19% 점유율이다. 그룹 전체 베스트 셀러 모델은 닷지 램 픽업 트럭으로 15만 8,205대. 짚 디비전에서는 7만 9,531대를 판매한 랭글러가 톱이다. 그랜드 체로키는 6만 898대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이 수치는 2009년 5만 328대를 이미 넘어선 것이지만 2003년 20만 7,479대에 비하면 ‘굴욕’에 가깝다. 그런 표현을 쓰는 것은 기아자동차의 쏘렌토가 올 들어 10월까지 8만 9,561대, 토요타 랜드크루저는 7만 9,540대나 판매된 것일 빗대어 하는 말이다.

디트로이트 빅3가 그렇듯이 생명력을 갖기 위해서는 대형 모델인 픽업 트럭과 SUV의 판매가 살아나야 한다. 하지만 SUV는 경제 위기에 가장 영향을 받은 차종이다. 또 픽업 트럭과 함께 2000년대 들어 가장 크게 판매가 하락한 차종도 바로 대형 SUV이다. 거기다 미국이 새 연비 기준을 발표하면서 대형 SUV의 설 자리는 점차 좁아질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시보레 타호, 포드 익스퍼디션, 닷지 램, 짚 그랜드체로키 등 같은 트럭(픽업 트럭과 SUV)의 판매가 두 자리 수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연말이 지나면 올해 20% 이상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대형 SUV 시장에서 GM은 11%, 포드는 28% 판매가 증가했다. 디트로이트 메이커들은 파워트레인 업그레이드도 연비를 높이면 대형 SUV의 미래는 생각보다 어둡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라는 시장 특성을 고려하면 가능성이 있는 얘기이다. 한국시장에서 아무리 경제적인 소비 생활을 외쳐도, 쏘나타와 그랜저가 ‘국민차’ 취급을 받는 것과 같은 이치다.

크라이슬러 그룹에서는 전체 판매 견인을 위해서는 램 트럭과 짚 브랜드의 SUV 판매 증가가 관건이다. 그 중에서도 해외에서까지 존재감을 넓혀 가고 있는 짚 디비전 그랜드 체로키의 역할은 지대하다. 강한 브랜드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경영난으로 고전하고 있지만 기회만 되면 언제든지 치고 올라갈 수 있는 모델들이다. 특히 여전히 거친 야생마의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는 랭글러의 선전이 그런 가능성을 점치게 하고 있다.

SUV 원조는 미국 크라이슬러의 짚이다. SUV는 군용으로 개발된 짚 등의 오프로드 4WD와 승용차의 쾌적성을 겸비한 자동차를 일컫는다. 미국인들의 생활 특성과 가장 잘 어울린다고 하는 픽업 트럭의 터프함에서 벗어나 같은 성격을 지니면서도 부드러운 모델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개발된 것이 바로 SUV다. 이 컨셉의 원조는 1983년에 등장한 짚 체로키다.

체로키 이후 SUV는 미국인의 생활에 깊숙이 파고 들었다. 체로키는 남성이 타는 자동차라고 하는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그것이 높은 인기를 구가하게 된 원인이 되었다. 그러자 보다 고급스러운 모델인 그랜드 체로키가 1993년 럭셔리 SUV를 표방하고 등장했다. 남성들의 차라는 개념이 강한 체로키와는 달리 다루기 쉬운 SUV를 표방했다. 초기에는 시보레 블레이저와 포드 익스플로러와 함께 시장을 확대해 왔지만 이제는 미국 내에서는 이 차들을 같은 세그먼트로 보지 않은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이를 계기로 체로키는 평균적인 미국인들에 있어 패밀리카로 인식되게 되었다.

미국인들에게 포드 머스탱 이상으로 아이콘적인 존재인 그랜드체로키는 SUV 장르의 선구자답게 시장을 리드해 왔었다. 그랜드체로키는 브랜드의 플래그십으로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모델이다. 통상적인 브랜드들의 플래그십과 달리 브랜드 내에서의 입지가 아주 강하다.

체로키 이후 포드 익스플로러 등의 등장으로 미국에서는 본격적인 SUV붐이 일었다. 이런 빅3의 대 성공을 보고 1996년 토요타는 RAV4라는 SUV를 개발했다. 이 모델은 북미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던 본격 오프로더 랜드크루저와는 달리 승용차의 플랫폼을 사용해 만들어진 소형 SUV다. 혼다도 일본 전용으로 개발한 CR-V를 급히 미국에 진출시키기로 결정했다. 이로 인해 컴팩트 SUV의 바람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결국 바람은 미국 메이커들이 일으켜 놓고 지금 정작 수익을 올리는 것은 일본과 한국, 유럽 메이커들이 되어 있다.

분명 많이 변했다. 그동안의 짚 브랜드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시장의 유저들을 주 타겟으로 한 흔적이 남아 있다. 여기에서 다시 한 번 질문이 있을 수 있다. ‘가장 미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고 하는 논리가 과연 통하는가 하는 것이다. 그것은 제품 문제일 수도 있지만 마케팅 능력의 차이일 수도 있다. 아이덴티티가 강한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통상적인 전략과는 달라야 한다.
(짚 4세대 그랜드 체로키 3.6 V6 시승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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