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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전쟁 2 - 석유 고갈론의 진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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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0-12-30 06:4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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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전쟁 2 - 석유 고갈론의 진실(2)

2003년 미국 대통령 부시가 이라크를 침공하기 직전 국제 원유가는 배럴당 18달러였다. 그러던 것이 2008년 150달러까지 치솟았었다. 당시 많은 전문가들은 200달러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주가는 다시 30달러선까지 곤두박질쳤고 예의 ‘전문가’들은 ‘20달러 시대 대비’를 설파하고 나섰다. 석유가격이 수요에 결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 뒤에는 미국 정부를 등에 업은 석유 재벌들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도 이제는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엘빈 토플러는 그의 저서 ‘부의 미래(청림출판)’를 통해 배럴당 석유가의 상승에 대해 이렇게 해석했다. 2003년 이후 상승한 원유가의 절반 정도까지는 시장 논리에 의해 올라간 것이고 나머지는 투기꾼들이 올려 놓은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 시장논리도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2003년 미국 대통령 부시가 이라크를 침공하기 직전에는 배럴당 18달러였다. 갑작스럽게 석유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아니라 비축량 확보를 위한 분위기를 조성한 미국에 의해 급등한 것이다. 미국은 역사적으로 석유가격의 농간으로 제국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자 하는 의도를 보여 오고 있다는 의견이 허구가 아니라고 생각하게 하는 행위였다.

게다가 이런 상황을 노려 치고 빠지는 투기꾼들에 대해서도 국제적으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그 투기꾼의 배후가 누구인지에 대한 논란도 없다. 2008년 발간된 일본 정부의 ‘에너지 백서’는 “국제 원유 가격은 수급 요인에 따라 50-60달러가 결정되고, 나머지는 투기자금의 유입으로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석유 고갈론 못지 않게 투기꾼들의 역할론(?)이 크게 부각되어 있는 것이 에너지 시장의 현실이다. 그에 대한 구체적인 통계가 없는 것 또한 불가사의한 내용이다.

이에 대한 해석은 여러 각도에서 나와 있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미국의 ‘농간’에 의한 것이라는 점은 부인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원유의 생산량과 가격은 OPEC(Organization of Petroleum Exporting Countries)에 의해 좌우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OPEC는 이라크, 이란,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베네수엘라 등 5개국이 1960년에 석유 생산을 독점하는 석유 메이저회사에 대한 대항조직으로 탄생했다.

그것이 발전해 2009년 기준 OPEC 회원국은 초기 5개국에 더해 아프리카의 알제리•앙골라•나이지리아•리비아, 라틴아메리카의 에콰도르, 카타르•아랍에미리트 등 12개국이다. 회원국이 임명하는 이사회가 있으며, 본부는 오스트리아 빈에 있다.

문제는 석유 메이저회사다. 이는 석유의 채굴, 생산, 수송, 정제, 판매와 석유산업의 상부에서 하부까지 모든 것을 독점적으로 취급하는 거대 석유기업체를 말한다. 미국 자본의 엑손(Exxon), 모빌(Mobil), 걸프(Gulf Oil Company), 텍사코(Texaco Inc.), 쉐브론(Chevron Corp.)과 영국 자본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ritish Petroleum), 그리고 영국과 네델란드 자본 로열 더치쉘 등 7개사, 소위 ‘세븐 시스터즈(Seven Sisters)’를 말한다. 여기에 프랑스의 프랑스석유회사(TOTAL)을 추가자 에잇 시스터즈라고 말하기도 한다. (출처 : 자원전쟁 시바타 아키오, 이레미디어 간)

더욱 재미있는 것은 이 OPEC에 대항해 1974년에 IEA(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가 설립됐다는 점이다. 73년 1차 석유파동 이후, 석유 자원 감소와 에너지 비용 증대에 대한 우려 속에 OPEC등 산유국들의 석유무기화를 막는다는 취지에서 미국이 제창, 16개국이 설립했다. OECD 산하의 에너지집단 안보체제인 IEA는 파리의 경제협력개발기구 본부 내에 사무국을 두고 있다. 최고결정기관으로 이사회가 있고 1.석유의 긴급융통 2. 석유시장 3. 장기적인 협력 4. 산유국 기타 소비국과의 관계 등 4개 상설위원회 외에 사무국으로 구성됐다.

이렇게 되자 OPEC와 IEA에는 대립관계로 비춰지게 되었고 상호간의 세력 변화에 따 유가는 변동할 수밖에 없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석유 고갈론’을 설득력있고 강력하게 주장한다는 점이다. ‘석유 고갈론’은 당연히 석유가격을 올리고 그들의 뱃속을 채우는데 크게 기여해 오고 있다.

참고로 근래의 석유가격 변동을 살펴 보자. 1980년대에는 배럴당 평균 37.96달러였다. 그것이 1986년 7월에는 11달러 아래로 하락했다. 유가는 이후 10년 동안 20달러선에서 움직이다가 1998년에는 다시 떨어져 배럴당 평균 14.39달러를 기록했다. NYMEX(뉴욕상업거래소 [New York Mercantile Exchange] 단기선물은 1998년 12월 10일 배럴당 10.72달러로 사상 최저치를 보였다.

그런데 2003년 부시정권의 이라크 침공으로 인해 그들은 대립이 아니라 상호의존적 관계로 발전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미국의 메이저 석유회사들이 주도한 IEA의 뜻대로 석유가격을 조종할 수 있게 되어 버렸다. 배럴당 18달러였던 원유 가격이 아무런 노력의 추가 없이 150달러나 됐으니 그 수익은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메이저 석유회사들은 1년 동안 100년치 수익을 올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 들였다. 돈벼락을 맞은 것이다. 미국의 농간으로 석유가격 억제로 경제력을 상실해 소비에트 연방이 무러진 역사를 경험한 적이 있던 러시아가 어부지리로 호사를 누리고 있는 것도 아니러니이다.

여담이지만 미국은 메이저 석유회사들이 거대한 수익을 챙기는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했다. 주로 3,000~5,000cc 급 대형 모델로 라인업을 이루고 있던 미국 자동차회사들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결국은 파산보호신청에 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부시정권은 석유회사들에게는 더없이 고마운 존재이겠지만 자동차회사를 몰락시킨 ‘주범’이기도 한 것이다. 후에 역사가들 역시 처한 입장에 따라 그 때의 사건을 정리하겠지만.

원유가는 1990년대 걸프전 당시 40달러선까지 치솟은 적이 있었지만 2000년에 10달러선을 유지했다. 그러던 것이 150달러에서 30달러까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30달러선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수요 감소로 인한 것이었다. 하지만 다시 70~80달러선까지 올라갔고 2010년 연말에 90달러 선을 넘어섰다. 과연 수요가 그만큼 크게 늘어서 석유가격이 올라가는 것일까. 과연 석유가 고갈된다는 이유 때문에 석유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인상되는 것일까.

우리나라도 대세는 석유 고갈론이다. 다만 낙관적인 입장을 보이는 일부 의견도 있다. 2007년 12월 17일 한국석유공사는 ‘유가, 100불 시대 오는가’라는 특별보고서를 통해, 석유고갈론 또는 피크오일론은 난센스라는 주장을 하였다. 40년 내 석유고갈론은 현재 확인 매장량 1조2천억 배럴을 연 300억 배럴인 현재의 생산량으로 나눈 수치인데, 비전통석유 7조 배럴 등이 고려되지 않은 것이며, 앞으로 100년 이상 석유고갈은 없다는 주장을 했다.

또 2010년 6월 6일 LG경제연구소는 "석유 시장의 잠재적인 안전판 '비전통 석유'"라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비전통형(재래형)석유 9조 배럴이 존재하기 때문에, 원유 공급 부진을 다소 진정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생산된 것을 제외한 원유의 궁극 가채 매장량(기존 발견 매장량에 발견 가능성이 있는 미 발견 매장량을 합한 매장량)은 약 2.4조 배럴인 반면에, 비전통석유의 매장량은 약 8.5조~9조 배럴로 추정되는데, 이러한 비전통형 석유를 이용하면, 앞으로 증가하는 세계 석유 수요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단순계산으로, 12조 배럴을 연 300억 배럴로 나누면 400년이라는 얘기이다. 한마디로 피크 오일설의 반대론적인 입장인 것이다.

이는 재래형 석유와 비재래형 석유의 매장량의 해석 차이라고는 하지만 도무지 설득력이 없다. 물리학적으로 에너지 불변의 법칙이 맞다면 석유는 시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언젠가는 고갈될 것이라는 정도만 인정하는 상황이다.

석유 고갈론은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로 유명한 미국의 로버트 기요사키가 최근에 내놓은 ‘부자들의 음모(흐름출판)’라는 책의 논리에서처럼 소위 ‘가진 자(돈이든 에너지든)’들의 농간이라고 볼 수도 있다.

다만 무엇이 진실이든 석유에 의존하는 한 석유가격의 농간을 비롯한 폭압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대체 에너지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은 불문가지이다.

*P.S.
‘석유 고갈론의 진실’이라는 거창한 제목(그동안 여러 분야에서 ‘전문가’들이 이미 사용한 것이지만)을 사용했지만 그 ‘진실’이라는 것에 접근하는 것은 무리다. 주장은 할 수 있어도 그것이 절대적인 것이라고 인정받는 것은 어렵다. 특히 저널리스트 입장에서 그런 주장을 하는 것도 무리이다.

한 가지 석유 고갈론은 설득력있게 주창하면서 원자력 발전을 위한 우라늄과 최근 전기차 때문에 각광을 받고 있는 희소금속과 희토류의 매장량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는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기차가 금방이라도 석유를 대체할 것처럼 떠들어 대는 일부 ‘전문가’들도 그것을 모를 리 없을 것이다. 그들은 어떤 형태라도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해 수익을 올리는데만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 보아야 할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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