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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않는 ‘아오야마의 혼다’의 상징 어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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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0-12-31 06:2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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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않는 ‘아오야마의 혼다’의 상징 어코드

혼다 어코드는 자동차산업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갖는 모델이다. 미국에서 생산된 첫 번째 일본차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1876년 초대 모델이 탄생한 이래 30년 만에 8세대로 진화한 것도 자동차산업의 모델체인지 주기를 다른 차원에서 보게 한 중요한 사건이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오늘날 디트로이트 빅3를 나락으로 빠트린 단초를 제공한 것은 토요타가 아니라 혼다라는 사실이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미국의 자동차산업은 1960년대까지는 세계를 지배했었다. 포드의 대량 생산 시스템 도입과 GM의 다양한 브랜드 전략, 그리고 할부금융, 2차 세계대전 등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사건들은 모두 미국 메이커들이 거대한 규모로 성장하게 한 배경이었다. 특히 GM은 시보레와 폰티악, 올즈모빌, 뷰익, 캐딜락 등 차별화된 브랜드 전략으로 포드와 크라이슬러 등을 압도했다. 그래서 당시에는 GM의 힘은 전설적인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었다.

세상의 이치가 그렇듯이 절대 우위, 선점이라는 전략이 중요하지만 거기에도 빈틈은 있다. 막강한 GM을 이기기 위해 일본 메이커들은 저가 모델로, 독일 메이커들은 초고가 모델로 미국시장을 공략했다. 의도적이지는 않지만 협공을 한 셈이다.

그 공격에 저항하기 위해 GM이 택한 방식은 오늘날 너무나 당연시되고 있는 ‘플랫폼 공유화’였다. 비용저감이 숙명인 양산 브랜드로서의 길을 들어선 것이다. 문제는 그로 인해 브랜드간의 차별화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시보레와 폰티악, 그리고 올즈모빌과 뷰익을 구분할 수가 없어져 버린 것이다. 당연히 시장 점유율은 하락했다.

여기에 결정타를 먹인 것이 일본 메이커들의 럭셔리 브랜드 전략이었다. 그 첫 번째가 1986년 혼다가 내놓은 ‘미국시장 전용 브랜드’ 아큐라였다. 토요타의 렉서스와 닛산의 인피니티는 혼단의 전략을 벤치마킹 해 1989년에야 등장했다. 지금은 렉서스가 아큐라를 앞서고 있지만 1990년대 초에는 아큐라가 압도했었다. 1992년 아큐라는 14만 3,708대가 판매됐을 때 렉서스는 그 절반인 7만 1,206대, 인피니티는 3만 4,890대를 팔았다. 2010년 1월부터 11월까지 누계에서는 아큐라가 11만 8,117대, 인피니티가 9만 909대, 렉서스는 20만 1,769대로 렉서스가 다른 두 브랜드의 두 배에 달하고 있다.

그 결과 일본 메이커들이 미국시장을 장악했고 그만큼 디트로이트 빅3의 존재감은 약해졌다. 고가 시장은 독일 메이커들이 차지했다. 그에 대한 미국의 반격은 2010년 토요타 리콜 공습으로 나타났다. 2010년 1월부터 6월까지 6개월 동안 미국에서는 모두 216건의 리콜이 있었다. 이 중 토요타의 리콜은 6건에 불과했다. 나머지 대부분은 미국차의 리콜이었다. 토요타 리콜을 정치적인 사건으로 밖에 해석할 수 없는 내용이다.

혼다는 일본 브랜드이지만 미국에서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메이커다. 혼다가 크라이슬러를 제치고 미국에서 2009년 네 번째 많이 판매되는 메이커에 등극한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혼다의 철저히 현지화에 성공한 점도 공헌했다. 미국 혼다가 2009년에 미국시장에서 판매된 신차 중 북미 현지 생산차의 비율이 83.8%에 달했다. 혼다자동차는 현재 북미에 미국 4개, 카나다 2개, 멕시코 1개 등 7개 거점의 완성차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생산 차종은 모두 15개. 혼다 브랜드로는 시빅과 어코드, CR-V, 파일럿, 오디세이, 엘레멘트, 리지라인 등, 아큐라 브랜드로는 TL, ZDX, RDX, MDX 등을 생산하고 있다.

혼다는 1987년부터 북미에서 전 세계 100개국 이상으로 수출되는 차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2009년에는 약 2만 7,000대가 수출됐으며 누계 수출되는 96만대 가량. 또 혼다는 1996년 이래 미국시장에서 차지하는 현지 생산차의 비율을 75% 이상 유지해왔다. 혼다는 앞으로도 80% 이상의 비율을 유지할 것이라고 한다.

미국 혼다의 2010년 1월~11월까지 누계 판매대수는 110만 864대로 현대와 기아를 합한 것보다 많다. 그 중 어코드가 27만 9,000대로 25%에 달한다. 최근 일부에서는 혼다의 부진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사실과 다르다. 혼다는 2010년 들어 9월까지 순이익 5조6천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6.6배가 늘어난 수치다.

또한 ‘아오야마’의 혼다는 여전히 일본 주식시장의 바로미터로 작동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범용기기부터 이륜차, 4륜차, 헬리콥터, 항공기에 이르기까지 연간 2,500만기 가량 생산하는 ‘모터’를 중심으로 한 사업 특성 때문이다. 그런 배경 때문에 다른 메이커들처럼 인수합병을 통한 세력 확장을 하지 않는 유일한 메이커가 혼다다. 흔들리지 않는다는 얘기이다.

혼다는 미국시장에서는 ‘망하고 싶어도 망할 수 없는’ 회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만큼 신뢰성이 높다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경쟁 브랜드들에 비해 경기의 부침의 영향을 덜 받는다. 오늘날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격랑 속에서도 혼다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 않다. 조금만 들여다 보면 그들은 그들만의 길을 가고 있다. 2011년형으로 발전한 어코드를 타 보면 그런 사실을 실감할 수 있다.
(2011 혼다 어코드 2.4 시승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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