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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투싼 VS 기아 스포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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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4-11-01 11:2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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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투싼 VS 기아 스포티지

올 해 등장한 신차 중 가장 주목을 끈 것은 물론 현대자동차의 5세대 쏘나타다. NF쏘나타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때에 등장했다는 점에서는 선대 EF쏘나타와 같다. EF 쏘나타도 초기 고전했으나 금새 국내 베스트 셀러로서의 입지를 회복해 꾸준히 판매 순위 1위를 달렸다. 때문에 쏘나타의 판매순위가 선두로 복귀해야 국내 자동차시장이 정상화되었다고 하는 말이 생길 정도가 되었다.
그런데 그 쏘나타 못지 않게 소형 SUV인 투싼과 스포티지의 등장도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세계적으로 소형부터 중대형 SUV의 라인업을 모두 갖춘 브랜드는 많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현대자동차가 소형 SUV 투싼의 등장으로 풀 라인업을 갖춘 것은 제품 전략 측면에서는 앞서간다고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투싼과 스포티지의 등장은 또 다른 측면에서는 앞으로 자동차의 제품 경쟁력이 지금까지와는 크게 달라진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투싼과 스포티지는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는 모델이다. EF 쏘나타와 옵티마, 아반떼XD와 쎄라토에 이어 세 번째로 현대와 기아간의 플랫폼 공유 모델이다.
플랫폼(Platform)이란 자동차의 뼈대라고 할 수 있는 차대를 뜻하는데 오늘날에는 부품 공유율이 55%를 넘는 경우에도 플랫폼을 공유한 것으로 분류한다. GM 등 미국 메이커들은 이것을 아키텍처(Architecture)라고 부른다.

투싼과 스포티지는 EF쏘나타와 옵티마간의 플랫폼 공유 개념에서 한 단계 더 진보했다. 하체를 중심으로 한 섀시와 엔진 등 파워 트레인 계통은 물론이고 인테리어의 시트까지 같은 것을 사용하고 있다. 하체의 공유 뿐 아니라 부품 공유율에서도 한 단계 더 나아갔다는 것이다. 그 결과 두 모델이 다른 것은 눈에 보이는 디자인 뿐이다. 같은 메커니즘을 사용하면서도 디자인만 달리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공유율이 높은 투싼과 스포티지의 등장은 21세기의 자동차산업 패러다임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극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우선 갈수록 심화되어가고 있는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동차회사들이 갖추어야 할 가장 큰 조건은 규모와 기술력이다. 그 중에서 양산차회사에게 규모의 확보는 비용 저감과 직결되어 있다. 오늘날 자동차산업에 있어 조립 기술의 발달로 인해 성능과 품질의 격차는 점차 좁혀지고 있다. 따라서 머지 않아 상위 브랜드와 하위 브랜드간의 품질 격차도 현저히 좁혀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경쟁력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가격이 된다. 그 가격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비용 저감을 이룩해 내야 한다. 그래서 규모의 확보가 필요한 것이다. 대량 생산을 통한 제조비용의 절감이 필수적인 조건이 되어 있다.

이를 위해 세계의 자동차회사들은 플랫폼 하나당 연간 100만대 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재 이점에서 앞선 메이커들은 폭스바겐과 GM, 토요타, PSA푸조시트로엥 등 양산 메이커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현 시점에서 플랫폼 하나당 가장 많은 자동차를 생산하는 메이커는 폭스바겐으로 2002년 연간 184만대를 생산한 골프 플랫폼이 이에 해당한다. 골프의 A4 플랫폼은 네 개의 브랜드에서 9개의 모델을 만들어 내고 있다. 골프는 단일 브랜드로 판매 2300만대를 넘었을 뿐 아니라 플랫폼 공유를 통해 비용저감을 가장 잘 이루어내고 있는 모델이기도 하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지금 그 플랫폼 통합을 통해 두 회사가 합병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앞으로도 소형차인 베르나와 리오, 카니발과 트라제 등의 플랫폼 통합 계획이 진행 중에 있다. 이와 같은 플랫폼 공유와 R&D통합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최근 현대와 기아자동차의 사상 최대 수익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물론 그것은 비용 저감을 위해 필수적인 내용이고 그런 의미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합병은 잘된 것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두 번째로 달라지는 것은 플랫폼 공유로 인해 부각되는 것은 소비자의 선택기준이 이제는 거의 대부분 디자인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현대자동차의 투싼이 일본에서 디자인 관련상을 수상한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물론 그렇게 되면 소비자의 선택의 폭이 좁아진다는 단점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승차감, 핸들링 특성, 엔진 필링, 하체의 특징 등 다양한 조건을 비교해 제품을 고를 기회가 줄어든다는 얘기이다. 하지만 대량 생산 메이커들에게 있어 생존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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