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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의 진보주의자 A7이 노리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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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1-08-18 06:2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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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의 진보주의자 A7이 노리는 것은?

차별화는 여전히 중요한 마케팅 전략의 핵이다. 많은 브랜드들이 엄청난 투자를 해 경쟁 브랜드의 장점을 벤치마킹하고 그보다 낳은 것을 개발하고 있다. 그래서 20세기 각 브랜드들이 갖고 있던 강점들이 더 이상 소용이 없는 시대가 되었다. 안전의 대명사인 볼보보다 디자인과 콰트로 등이 장기인 아우디가 NCAP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는다. 볼보가 내놓는 모델도 더 이상 20세기의 보수적인 디자인이 아니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그래서 차별화는 더 어려워만 진다. 소비자들도 이제는 더 이상 나올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 회사들은 그 틈새를 또 파고 들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해 낸다. 자동차의 본질인 ‘달리고 돌고 멈춘다.’에서 한 발자국도 더 나아가지 않고 있지만 시대적인 본질은 사람의 생활이 달라진만큼 변화한다. 바로 그런 시대적인 트렌드를 알고 거기에 맞는 제품을 개발해 시장을 리드해 나가는 것이 프리미엄 브랜드다.

양산 브랜드들은 여전히 새로운 장르나 세그먼트의 모델을 개발하는데 부담스러워한다. 성공 여부에 대한 리스크도 있겠지만 ‘비용 저감’이라는 태생적인 한계 때문이다. 최근에는 현대자동차가 벨로스터를, 푸조가 RCZ를, 폭스바겐이 뉴 비틀과 CC를 내놓은 등 시도를 하고 있지만 프리미엄 브랜드만큼 다양하지는 않다.

아우디 브랜드 내에서만도 숨쉴 틈 없는 세그먼트와 장르 확대가 진행되고 있다. 80, 100, 200이라고 칭하던 시절에서 A4, A6, A8이라고 하는 단순한 라인업으로 전환한 것이 불과 얼마 전이다. 이제는 A1부터 A2, A3, A4, A5, A6, A8, 그리고 이번에 A7이 추가되어 꽉 찼다. 그뿐인가 TT에 R8이라고 하는 스페셜티 모델까지 라인업하고 있다. 단지 차명의 확대가 아니라 새로운 개념의 창출이다.

그 목적은 물론 소비자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다. 자동차에서 즐거움이라고 하면 ‘달리는’ 개념을 먼저 떠 올린다. 그 외에도 많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나는 것도 즐거움이고 머리 희끗한 노 신사가 TT나 R8을 타는 것도 즐거움일 수 있다. 자동차회사들은 각 연령대가 추구하는 즐거움을 찾아 내고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일을 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젊은 층에게는 새로운 즐거움을, 중장년층에게는 꺼져 가는 욕구를 다시 살려 내는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자동차는 분명 ‘물질 경제’에 속하는 이동수단으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정신 경제’에 속하는 소유욕을 불태우는 대상이 되어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그런 인간의 욕구를 자극해 충동질하고 그들의 ‘심미욕’까지 충족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고 나선다.

A7은 5도어 쿠페를 표방한다. 쿠페는 통상 2도어 형태를 칭한다. 그 통념을 깬 것이 메르세데스벤츠 CLS로 4도어 쿠페라는 장르를 개척했다. BMW는 비슷한 컨셉의 모델을 GT로 명명했다. 아우디는 대신 5도어 쿠페라고 했다. 분류상 5도어는 해치백이다. 5도어 해치백은 트렁크룸과 실내가 통해 있다. 또한 주로 유럽 기준으로 C세그먼트 이하의 모델에만 해치백을 라인업 해 왔다. A7은 5도어라고 했지만 레이아웃으로 그 모호한 경계를 만들어 쿠페라고 주장하고 있다. 20세기만 하더라도 이런 식의 주장이 그다지 먹히지 않았었다. 지금 우리는 달라진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우디가 추구하는 A7의 컨셉은 무엇일까. 우선 A8이나 A6와는 다른 차원의 럭셔리 세단이다. 두 번째는 4도어 쿠페에 대한 아우디식의 해석, 세 번째는 A8에 뒤지지 않는 품질감과 첨단 기술의 채용이다. 아우디식의 프레스티지 모델을 또 하나 만들었다는 얘기이다. 그것이 어떤 장르인가 하는 것은 사실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단지 A8이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라면 A7은 진보적이라고나 할 수 있을 듯하다.

그 힘을 바탕으로 세 확장을 하는 것이다. A7까지 나왔으니 더 이상 추가될 것이 없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A9이나 A10이 나올 지 누가 알 것인가. 통념을 깨는 것도 중요한 마케팅 전략 중 하나이다.

경쟁 모델은 메르세데스 CLS, BMW 5시리즈 GT, 폭스바겐 CC, 재규어 XF, 포르쉐 파나메라 등. 포르쉐 파나메라를 꼽는 이유는 럭셔리 스포츠 브랜드들이 대형 세단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A7은 브랜드의 힘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카테고리의 창출이 포인트다. 보편성을 추구하는 양산 브랜드의 차를 타는 유저들에게는 와 닿지 않은 내용일 수도 있다. 그것이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차별성이다. 강한 힘이 있으면 무엇을 해도 그것이 이해가 되고 설득력이 있다. 아우디는 21세기 들어 정신없을 정도로 많은 모델들을 쏟아 내고 있다. 결과는 2010년에는 109만대를 판매했다. 올 상반기에는 전년 대비 17.7% 증가한 65만 2,950대를 팔아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이 추세라면 올 해 130만대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기세가 무섭다.
(아우디 A7 3.0TSI 콰트로 시승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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