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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i40, 모던 프리미엄을 위한 시험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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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1-09-28 06:2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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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i40, 모던 프리미엄을 위한 시험작

현대자동차의 라인업은 글로벌 플레이어 양산 브랜드들 중 아주 많다. 세단이 소형차인 i10부터 유럽 기준 E2세그먼트에 속하는 에쿠스에 이르기까지 각 등급에 모든 모델들이 포진해 있다. E1세그먼트에는 앞바퀴 굴림방식의 그랜저와 뒷바퀴 굴림방식의 제네시스까지 있다. 경쟁 브랜드인 토요타는 일본 내수전용까지 표함하면 풀 라인업이지만 폭스바겐은 E1세그만트가, GM의 쉐보레 등은 E2세그먼트가 없다. 포드와 혼다, 닛산도 E2 세그먼트의 모델이 없다.

글/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SUV 라인업도 소형 투싼부터 대형 베라크루즈까지 이미 완성되어 있다. 폭스바겐은 투아렉과 티구안이 있다. 쉐보레와 포드 등은 풀 라인업 체제이지만 그 외 브랜드들의 라인업을 살펴 보면 모든 등급의 모델이 있는 경우가 많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현대자동차는 짧은 시간에 글로벌 플레이어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조건은 갖추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제는 세단을 기본으로 쿠페에 이어 왜건형까지 갖추었다. 카브리올레만 있으면 된다. 하지만 카브리올레는 아직 현대자동차의 입장에서는 간단하지 않다. 그럼에도 최근 현대자동차의 행보는 심상치 않다. ‘Modern Premium’ 을 표방하며 현대라는 브랜드 그대로 프리미엄화하겠다는 의지를 심심치 않게 내 비치고 있다. 과거 토요타의 렉서스처럼 별도의 브랜드도 고려했었으나 여러가지 이유로 접었었다.

이후 현대자동차는 그에 대한 특별한 의지가 없어 보였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아예 현대 브랜드그대로를 프리미엄화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듯하다. 올 초에는 ‘New Thinking, New Possibilities’를 내 세웠다. 생각을 바꾸라는 얘기이다. 하지만 그리 간단해 보이지 않는다. 지금의 기세라면 못할 것도 없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좀 더 들여다 보면 프리미엄 브랜드가 갖추어야 할 트렌드세터, 파이어니어로서의 조건이 부족하다. 무엇보다 파워트레인에 대해 독자적으로 내 세울 것이 없다. 엔진 라인업도 아직은 단순하다. 같은 배기량이라도 다른 출력 사양을 개발해 시장에 따라 공략하는데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 파워트레인이 아니라면 다른 무엇으로 시장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방법을 동원해 그런 조건을 만족시킨다고 해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지켜 볼 일이다.

오늘의 주제인 왜건형 모델이 없었던데 대해 ‘한국시장은 왜건의 무덤’이라는 말로 그냥 넘어간다. 우리나라도 왜건의 역사는 있지만 성공했다고는 할 수 없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진 왜건은 1957년 6기통 엔진을 탑재한 9인승 모델 시발 스테이션 왜건이다. 이 차는 고가의 제작비와 당시 경제수준이 낮은 시장 여건 때문에 판매전망이 어두워 단 한 대만 제작되는데 그쳤다. 다음으로 독일 포드의 포드 20M 베이스의 스테이션 왜건을 1970년 현대자동차가 반제품으로 도입 생산해 주로 엠뷸런스용으로 판매했던 기록도 있다. 6기통 2.0리터 엔진을 탑재했었다.

1976년에 등장한 GM코리아의 캬라반 스테이션 왜건도 있었다. 신진자동차가 토요타와 결별하고 1972년 미국 GM과 제휴하여 GM코리아 자동차로 변신해 첫 번째 승용차로 내놓은 시보레1700을 베이스로 1976년 `캬라반`이라는 이름의 스테이션 왜건을 개발 생산했던 모델이다. 79년까지 960여 대만 생산하고 단종됐다.

그리고 1977년 4월 출시된 최초의 국산 고유 모델 포니 왜건. 1,439cc 92마력짜리 엔진을 탑재하고 등장했다가 1983년 단종됐다. 1978년부터 1981년 4월까지 생산됐던 기아 브리사 K-303 스테이션왜건도 있었다. 일본의 마쓰다 자동차가 1976년에 개발 생산한 `그랜드 패밀리아` 스테이션 왜건을 반제품으로 도입 생산해 `브리사 K-303 왜건`이라는 이름으로 1978년부터 시판했다. 이 차는 4기통 1300cc 엔진을 탑재하고 날렵한 스타일과 연료 경제성, 경쾌한 주행성능으로 1년 먼저 나온 포니 스테이션 왜건과 만만찮은 판매경쟁을 벌였었다.

다음 주자는 1997년 1만 4,325대가 판매되어 연간 기준으로 가장 많은 실적을 올린 프라이드 왜건이 있다. 1996년 1.3리터 엔진을 탑재하고 등장해 경제성을 중시하는 모델을 표방해 자영업자 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었었지만 이 역시 1998년 3월에 단종되고 말았다.

가장 활발했던 것은 1995년의 현대 아반떼 투어링과, 1997년의 기아 크레도스2 파크타운, 1998년의 대우 누비라 스패건 등이 있었을 때였다. 상품성에서 그때까지 나왔던 모델들에 비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었었고 유럽에서의 왜건형 모델들처럼 고급성을 지향한 것들이었다. 아반떼 투어링과 스패건 등은 연간 8,000대 가까이 판매된 적도 있었지만 판매가 급감하며 한국시장은 왜건의 무덤이라는 오명만 남긴 채 자취를 감추었다. 현대와 대우는 수출시장을 위해 생산을 계속했으나 기아 크레도스2 파크타운은 아예 라인에서 사라졌다. 완전히 판매가 중단된 것은 1999년 10월.

2007년 GM대우가 라세티 왜건을 내놓은 것이 있긴하다. 그리고 다시 현대자동차가 중형 왜건을 선 보인 것이다.

이런 우리의 사정과는 달리 세계적으로 자동차문화가 발달한 나라의 도로에는 왜건형 모델이 거의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웃 일본만해도 시장이 살아있었던 2005년 기준 스테이션 왜건형 모델의 판매대수가 61만 2,667대로 RV 전체 판매대수 197만대의 1/3에 달하고 있다.

유럽에서 특히 왜건형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많은 나라는 스웨덴을 꼽을 수 있다. 이 나라에서는. 볼보 V70과 사브 9-5 에스테이트에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 왜건 등 세 차종이 택시의 80%를 점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선 보인 i40는 우선은 장르의 확대라는 의미가 있고 또 하나는 세그먼트의 확장도 있다. 현대는 i40의 세단형 모델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YF쏘나타의 왜건 버전이 i40인데 그 i40의 세단 버전을 개발 중이란다. 복잡한 얘기이다. 그렇다면 i40세단의 포지션은 YF쏘나타와 HG 그랜저의 중간이 된다. YF와 판매간섭을 예상할 수 있다.

i40 세단이 YF쏘나타의 디자인 반응에 대한 뚜렷한 호불호에 대한 대안인지는 알 수 없지만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쉽지 않는 내용이다. 어쨌거나 이런 라인업 확대를 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행보를 보면 ‘현대(Hyundai)’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만들려고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강해진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제품이 우선이고 그에 따른 가격정책, 고객감동 서비스 등 갖추어야 할 것들이 많다. 과연 지금 시점에서 현대는 어느정도의 역량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것들이다.
(현대 i40 2.0GDi 부산 시승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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